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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4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2025-04-30 오후 19:46:34
기간 1월 
이제는 평등의 봄을 우리가 만들어야겠습니다.
Vol.178
[이달의 사진] 11년과 1696주의 기다림

2025년 4월 16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696번차 정기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렸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의해 개최된 이래, 현재까지 정대협의 후신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주최로 지속되고 있다. 이날의 수요시위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의 주관으로 개최되었으며, 차제연의 오랜 연대단체로 함께 해온 친구사이를 대표해 민영 상근활동가가 연단에 서서 지지 발언을 진행하였다. 세월호 11주기를 맞은 날이기도 했던 당일 현장에서 낭독된 발언 전문은 아래와 같다. 

[활동보고] 평등의 약속을 이어가는 연대 활동들

일상이 돌아왔습니다. 꽃도 만개했고, 봄이 무르익어 갑니다. 대통령 파면은 12·3 내란 청산의 시작이지, 끝난 것은 아니란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의 선을 넘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지명 절차를 시도했다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위해 잠시 중지되었습니다. 그 사이 6월 조기 대선을 위해 각 정당은 후보 경선을 마무리 했거나 진행중입니다. 그렇지만 4개월 동안의 윤석열 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투쟁의 목소리는 대선 정국에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너무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모르쇠 하면 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4월 한달, 친구사이가 연대하고 있는 각 연대체 운동단위의 활동을 공유합니다.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1] 약물, 현상과 시각

우리가 모종의 선입견 없이 그저 현상을 직시하기만 한다면 문제는 매우 간단합니다. 해야 할 일도 명료합니다. 무분별한 사려없는 근거없는 주입된 치우친 무지한 그 어떤 시각에서 해방되는 것. 이것이 출발점입니다. 누구보다도 우리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언제나 시각이란 하나의 현상을 근저까지 이해하고 품기 위한 생산적 틀이어야 할 뿐 현상을 외면하고 파묻고 소멸하기 위한 잔인한 흉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2] 약물사용과 건강 그리고 고통에 대해서

나무와 내 몸이 이미 그러하듯이 생존하기 위해서 나는 타인과 다른 존재와 연결되어야 이득을 얻습니다. 그 연결을 막아서는 것은 타인의 조건과 상황이 아니라, 나의 앎이 왜곡되고 오염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고통 앞에서 또 다른 고통 속을 걷는 이를 만나는 일이 왜? 어떻게? 내 생존에 이득이 될지는 감이 잘 안 오지만, 좋은 음식을 좋은 사람과 나누는 일은 지금 당장, 약간의 수고만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좋은 사람의 조건에 비시스젠더, HIV, 약물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며 내 험악한 시절동안 곁을 내 준 비시스젠더, HIV 감염인, 약물 사용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3] 우리의 역할 – 안전기지

우리가 꿈꾸는 ‘안전기지’는 약물사용자들이 약물 사용으로 인한 당혹, 혼란, 고통, 방황, 좌절, 수치감과 죄책감, 회복하고 싶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등에 놓여 있을 때 그 어떤 비난이나 판단없이 무조건 받아주며 그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같이 모색해가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약물사용자가 원한다면 안전기지에 잠시 머물다 다시 회복의 길이라는 지난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 여행이 고단하여 넘어지면 다시 안전기지로 와서 충전하고 다시 회복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4] 친구사이와 약물사용자

지금 당장 친구사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약물사용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약물 사용이 범죄화되어 있는 환경에서, 자신의 약물 사용 경험과 중독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고, 회복을 위한 과정에서 대화의 장이 되어주고, 또 회복을 돕고 회복을 위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질적인 도움에 앞서, 선언적으로 약물사용자와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확산하고, 약물 사용에 주어진 낙인에 대해 저항하는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약물사용과 관련된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더라도, 오랫동안 알면서도 개입하지 못했던 상황을 끊어내고, 우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월 5일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진행한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집담회는 그 시작입니다.

[활동스케치 #1] 친구사이 육체미소동 후기

친구사이는 2025년 4월 26일, 정기모임의 대체행사 봄맞이 운동회 <육체미소동>을 진행했습니다. 350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충무스포츠센터 대체육관을 가득 채웠습니다. 오직 45명의 끼와 땀으로 말입니다. 심지어 예상하지 못했지만 승부욕마저 가득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행사는 대표의 말 - 안전한 운동회를 위한 고난이도 스트레칭 - 아이스브레이킹 퀴즈 - 섬멸전으로 진행되는 닭싸움 - 좀처럼 공 맞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던 짝피구 - 웃으라고 계획했더니 이 악물고 버티던 신문지 게임 - 팀워크가 절정으로 오른 단체줄넘기 - 재기 차기가 승패를 갈라놓았던 미션계주 - 영광스러운 시상식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활동스케치 #2] 2025년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 후기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나의 관심사는 ‘노후 준비’였다. 노후에 어떻게 살아갈지, 금전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지에만 온통 관심이 있었다. 교육을 들으며 나의 관심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확실한 것은 노후가 아닌 나의 ‘죽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노후보다 죽음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게이’로서의 죽음 말이다.

 

2주에 걸쳐 이루어진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를 통해 나는 나의 죽음에 직면했다. 그리고 나의 주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어쩌면 가장 쓸데없는 교육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라면 이러한 고민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었지만, 다음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7 : 박상영, <믿음에 대하여>

나였으면 코로나 때 힘들었어요! 라고밖에 말하지 못할 경험들에 대하여. ‘안정을 주문하는 규범 사회의 룰을 잘 따르더라도 위기의 순간에 가장 먼저 내쳐지는 존재들’로 말해주신다. Y도 있다. 고인이 되어 핸드폰을 부검당했을 때 88노원 91신림같은 사람들과의 연락이 전부였던 삶. 책 전반적으로 쓰여진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격언으로 자칫 자기 업보다 라고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반만 정답이라 말해주는 해설이 존재하여 위안이었다.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47 : 뮤직캠프 <나는 OOO>/ <연극연습프로젝트 : 29길>  

 매년 돌아오는 지보이스의 연례행사인 뮤직캠프 <나는 OOO>을 성황리에 마무리했습니다. 4/05~4/06 동안 진행되었던 1박 2일의 시간동안 ‘나’와 ‘지보이스’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뮤직캠프 일정이 마무리된 후 세월호 11주기를 맞아 기획된 연극연습프로젝트의 6번째 시리즈인 <29길>에 노래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4/12~4/13동안 지보이스는 올해도 잊지 않고 기억교실에 찾아와주신 관객분들을 위해, 29살이 꿈꾸었을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칼럼] 딱, 1인분만 하고 싶어 #6 : 그렇게, 불안(정)(함)과 함께 살아가는 나날

참 어이없게도, 나는 불안(정)(함)이 가득한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러나 애초에 안정이라는 것이 토종-지방 출신-성소수자-정치 산업 종사자의 삶에서 가능한 것일까 곰곰이 돌이켜본다면 글쎄, 돈이고, 집이고, 일자리고, 가족이고 마치 밸런스 게임 마냥 결국 이 중 무언가 하나 이상은 안정될 수 없는 것이 결국 나의 현재라면 내 마음 하나라도, 내 일상 하루라도 안정시키고 살자는 것이 요즘의 마음가짐이다.

[알림] 친구사이 오픈테이블 <HIV를 둘러싼 다양한 ' □□□ ' 를 이야기하는 모임 > 5월

친구사이 오픈테이블에서는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함께 HIV/AIDS, 감염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혐오의 뿌리가 무엇인지 찾고 있습니다. HIV/AIDS와 감염인에 대한 참석자들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듣는 데 집중합니다. 진솔한 대화의 시간에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초대합니다.

일시: 2025년 5월 10일(토), 오후 3시~ 6시
장소: 친구사이 사무실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39-1 묘동빌딩 3층)

신청링크: https://forms.gle/DSxkKYDHwpSpnAdo7
문의: 02-745-7942, contact@chingusai.net 

[알림] 특별모금: 친구사이 사정전 기울어진 책상 바로잡기

12년 된 사정전 테이블 교체를 위한 특별모금에 함께해주세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친구사이 사정전의 테이블은 10년이 넘은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펜이 굴러가고, 잔이 넘어지는, 흔들리는 책상으로 우리의 일상에 불편함을 주고 있어요. 이제는 정들었던 그 자리에 새로운 공간을 위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정전 테이블 교체를 위한 특별모금을 시작합니다!

 

더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 그리고 더 나은 친구사이를 위한 작은 손길, 여러분의 참여로 완성됩니다.

지금, 사정전 테이블 교체에 함께 힘을 보태고! 친구와 함께 테이블에 닉네임을 남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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