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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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친구사이 소식지' #4]
내가 꼽은 소식지 기사 BEST (1)
친구사이 소식지 100호 특집을 맞이하여, 게이커뮤니티의 일원과 다양한 현장의 활동가들에게, 친구사이 소식지의 역대 기사들 중 하나를 선정한 후 선정의 변을 써달라는 쉽지 않은 부탁을 드렸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아래와 같이 풍성한 선정이유를 보내주셨습니다. 소식지 기사를 선정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의 가득한 이 분들의 글을 읽으시면서, 친구사이 소식지와 게이커뮤니티, 한국 퀴어의 역사를 함께 음미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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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이야기하는 ‘살기 좋음’은 결국 그것이 사람이 되었든, 건물이 되었든 불편한 존재가 없는 무균의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
「[기획] <Seoul For All> #7 : 익선동에 관한 네 가지 질문들」,
지금, 게이gay는 게이한가요? 또 퀴어queer는 퀴어한가요? 익선益善은 익선한대요?
미워서 질겨요? 아니면 질겨서 미워요? 답답해요? 늘 그랬으면서.
그곳의 복잡한 거리만큼 복잡한 익선동의 문제를 잘 풀어 써주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인 그곳에서도 출구는 있더라고요. 그게 입구였어도.
이 기사를 읽은 후, 이번에도 늘 그래왔듯 친구사이가 게이커뮤니티의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그것이 해결의 가장 큰 열쇠니까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언제 어디서든지 친구사이 회원분들을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뒷풀이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큰 문제엔 큰 뒷풀이가 따르겠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참! 그 친구랑은 아직 친구사이예요? 잘생겼다죠? 행복을 빌게요. 안녕.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 양은석
"젊은이들의 신흥문화는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자원이지만, 게이문화는 풍기문란과 야간활동, 노상방뇨과 같은 지역의 골칫거리이며," |
「[기획] <Seoul For All> #1 : 혐오의 도시계획과 위기의 헤테로토피아」,
서울이라는 도시 형성 역사와 동시에, 그로 인해, 자라나고 사그라진 – 다른 형태로 모습을 감춘 –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 한 공간의 소멸을 미시와 거시 양쪽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경험. 저의 생애는 시공간 경험 몇 가지를 이어 붙인 그 사이를 건너다니는 듯합니다. 10살 때 이주해 자란 소도시, 학교에서 집까지 아이 걸음으로 30분이 걸리는 반경은 10년간 죽순이 대나무로 자라는 속도로, 빨리감기 효과를 먹인 영상처럼 변해갔습니다. 애착을 가질 수 있었던 대상들이 바로 그 이유로 골라 소거된 경험, 애초에 가장 덜 어울리고 잘 부서지는 것에 발딛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 시간 역시 그렇게 ‘버블’에 밀려나며 짜였음에도 집결지가 재개발로 폐쇄된 1년여의 시간은 저의 그릇을 부수고 이해와 감각을 재구조화 했습니다. 풍경이 사라져 전환되는 것을 지켜보다 떠나는 이주하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무언가가 뽑혀 내던져지듯이, 폭력과 삶이 건설과 부동산의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 흐름을 감지하게 하는 충격. 도시의 레이어가 어떻게 복잡하고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지 어떤 힘으로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지 망각하게 하고 오로지 가능하다, 고 선언되는 풍경의 유토피아로 채색하는 수법에 대한 역겨움의 반응과 다른 해방의 ‘헤테로토피아’ 에 대한 관계로서의 모색. 이 기사는 당시 저에게 큰 도움을 주었어요. 감사를 전합니다. 100호 축하드려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 별
"'정상사회'에 포용되고자 했던 그들은, 나와 다른 사람을 또 다시 배제하는 형태를 낳게 되었고," |
「[기획] <Seoul For All> #5 : 이 구역의 진짜 주인은 바로 나야, 세계 도시 속 LGBT 게토들(1)」,
익선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과거와 현재의 하이라인과,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이라는 명목 하에 흔히 게이들의 낙원이라는 종로3가 익선동 일대의 변화를 생각하며 재밌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사이 정회원 / 카노
"‘Coming out Kit’에 담겨있는 물건은 다름 아닌 양말, 모자, 칫솔과 같은 생필품들이었습니다." |
「[기획] <Seoul For All> #8 : 우리는 서울에 어떤 LGBTQ+ 센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제 10년이 된 것 같다. 화려한 고층빌딩이 수놓는 뉴욕 맨해튼을 여행했을 때, 시내 중심에 위치한 LGBT센터를 만났다. 양지에서 만난 LGBT 센터가 왜 그렇게 반가웠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종로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사회 분위기였기에, 호기심과 두려움에 LGBT센터 앞을 서너번 서성였던 기억이 난다. 물론 용기를 내어 들어간 센터 안은 여느 커뮤니티센터와 다름 없는 평범한(?) 모습에 그 동안의 망설임이 무색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가 아닌, 당당하게 시내 한복판에서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모습이 엄청 부러웠다. 기사에서처럼 종로 한복판에 멋진 LGBT센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려나~ 커다란 꿈을 가지게 해준 기사에 감사드립니다^^
지보이스 단원 / 진돌
"과연 퀴어는 이렇게 지워질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일까?" |
「[커버스토리 '익선동과 젠트리피케이션 II' #1] 친절한 원순씨와 함께 하는 문화재개발, 참 쉽죠?」,
익선동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재생의 담론이 게이 게토에 미치는 여파를 가시화시킨 기념비적 글. 이로써 동시대적으로 반복되던 퀴어 담론에서 새로운 시야각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는 역사를, 문화를 갖고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영상작가 / 권욱
"내가 슬퍼하면 옆에서 이케 막 웃음을 주고, 용기가 되고. 항상 언니들이 곁에 있었어. 그래서 난 너네가 되게 소중해." |
「[인터뷰] 우리들의 종로이모 이야기 #2 - 국수랑 ○○○ 누나 강소연님」,
종로3가는 이 나라에서 가장 많은 게이바가 있는 거리라고는 하지만, 주말 밤에 종로의 가게들을 삼삼오오 떼지어 나다니다 보면 한번쯤은 게이가 운영하지 않는 가게를 들를 수 밖에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포차나, 전집, 해장국집 같은 곳들을요. 음식을 만드는 저분들은 우리가 ‘이쪽’이란 걸 알까, 술상을 내오시는 저분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저렇게 웃으며 계산하고 가게를 나설 때 또 오라며 말씀하셔도, 우리가 다 나간 뒤 자리를 정리하면서 듣기 힘든 말들을 입에서 내뱉으시지는 않을까 하는 은연중 궁금함과 불안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애써 무시하고 그저 술잔을 기울일 뿐이었죠.
그래서 이 기획 기사들이 저에게는 매우 반가웠어요. 물론 그곳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는 계기는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쪽’에 대해서 잘 아시고 계셨다는 것에 조금은 놀랐기도 했고요. 짧은 시리즈로 끝나게 되었지만 이때의 기록은 너무나도 소중해요. 익선동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여러모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의 종로 3가의 상황에서 더더욱.
총 4번 인터뷰 중에서 가장 재밌었고 가장 인상깊었던 2번째 이야기를 픽했습니다. 소연씨의 시선들로 바라본 여러 경험들과 종로 3가의 순간들, 그리고 재치있는 입담이 어우러져 읽으면서도 계속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어요. 무지개 농성장에 방문했던 사실은 두고두고 감사할 것 같아요.
기록활동가 / 김민수
"어디로 더 도망갈 건데? 그럼 또 이제 어디 더 후미진 뒷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가? 나는 물러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커버스토리 '익선동의 오늘' #1] GLOW SEOUL 대표 Ryu Ethan님 인터뷰
「[커버스토리 '익선동의 오늘' #2] GLOW SEOUL 대표 Ryu Ethan님 인터뷰
누군가의 열정을 ‘열정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게으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이든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그의 열정이 기인하는 곳과 바라보는 곳에 대해서, 고고보이 활동부터 퀴어문화축제 기획단장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퀴어문화축제를 이루기 위해 그와 그의 팀원들이 했던 고생들, 프라이빗 비치 기획팀 퇴진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축제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비판과 더러는 비난 속에서도 등을 돌리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가운데서 성장하는 과정이 그보다 연배가 어린 독자 입장에서는 그 무엇보다 신선했고 더불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했다.
플래그 페이퍼 / 김철민
흡사 게이 인간극장을 본 느낌이었다. 고고보이부터 퀴어문화축제 조직위 GLOW SEOUL 까지..
퀴어판 안에서 이런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그 안의 사업까지 성공시킨 사람의 스토리를 엿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글. 사건들, 그 안에서 있었던 내적 갈등들이 우리의 모습을 성장시키며, 고민하는 모습들이 우리의 모습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살게 해줄 거라는 확신이 드는 글이었다.
지보이스 단원 / 야끼만두
퀴어성을 잃지 않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깊음.
(셀프추천 오지네요 ㅋㅋㅋ)
GLOW SEOUL 대표 / 류정수
"지금은 클럽을 하고 있지만, 나이가 더 들었을 때 클럽 외에 게이들을 위한 다른 놀이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
「[커버스토리 '클럽' #2] 이태원 게이클럽의 어제와 오늘
- 클럽 Le Queen/Looking-Star 사장 임찬혁님 인터뷰」,
성소수자 관련 기록활동을 하면서도 제 자신에 대해 못내 아쉬웠던 부분 중에 하나는, 제 자신이 게이커뮤니티에 발붙일만한 접점이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게이 컬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혹은 가장 크고 손쉽게 볼 수 있는 바와 클럽문화는 유감스럽게도 저와는 맞지 않았어요.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너는 여기밖에 있을 데가 없어’라고 스스로를 밀어 붙였던 때가 있어요. 주말마다 종로와 이태원의 바와 클럽을 전전하면서 어딘가에 억지로 발을 붙여보려 애를 써도 정을 붙일 수 없는 제자신을 정말 미워하고 탓하기도 했고요.
이제는 그 문화가 커뮤니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 깨달음 덕분에 훨씬 편하게 살고는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그 주류문화에 대한 동경은 아직도 남아있나 봐요. 즐겁게 춤을 추며 순간을 자신만의 빛으로 채우는 사람들.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를 다독이고 세상의 많은 일들을 웃고 울며 함께 넘기는 사람들. 그리곤 생각하게 되어요. 뭔가 이 사람들을 더 나오게 할 수 있는 건 없을지, 그리고 그건 어떻게 해야 할 지.
이분은 그걸 해내고 있었어요. 올란도 추모 집회의 참여를 커뮤니티에 독려하고, 캠섹스 관련 강연을 위해 클럽 공간을 흔쾌히 열어주고, HIV/AIDS 감염인 인권을 위한 레드파티를 함께 준비하고. 게이커뮤니티와 인권활동의 접점을 만들어내면서, 게이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혹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인권활동의 활력으로 불어넣고, 그 활력이 다시 또 커뮤니티를 북돋아주는 선순환 구조는 아무나 만들어 낼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는 정말 신기한 힘을 가졌어요. 이태원 무지개 예술로 축제를 할 때 그가 만들었던 루킹 클럽 무지개 밴드는 아직도 집에 고이 모셔져 있어요. 2016년 레드파티 촬영 때 잠깐 스쳐지나가며 인사했을 때 잠깐이라도 이야기 나눠볼 걸 그랬어요. 그러지 못했던 걸 평생 후회할 거에요. 그가 지금은 없다는 사실이 문득 떠오를 땐 안타까워요. 활동에 대한 고민이 들 때 그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어요. 그는 너무도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기록활동가 / 김민수
"나중에 혹시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아웃팅이 돼서 내가 책임져야 될 부분이 생긴다면, 그것까지 각오하고 하는 거죠." |
「[커버스토리 '섹슈얼리티' #1] 서킷 파티의 섹스 심벌 - 고고보이 Lutz Lim님 인터뷰」,
화려한 무대 위,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어느새 게이 커뮤니티의 섹스 심벌이 된 고고보이.
흔히 일반 대중들이 화면 뒤 연예인들을 보듯, '고고보이'라는 쇼 뒤에 있는 고고보이 '개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화려하고 와일드한 퍼포먼스와는 상반되는 쑥쓰러움부터 무대 위 고충 그리고 연애담까지. 고고보이 'Lutz' 에 대한 심도 깊은 인터뷰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게이 커뮤니티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고고보이의 이야기, 게이 커뮤니티 문화 컨텐츠 개발에 앞장서는 친구사이만이 할 수 있는, 친구사이의 특색이 잘 담긴 글이라는 점에서 이 인터뷰를 선정하였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오소리
"나는 지극히 이성애자적인 일(목장, 정원)과 가정(동성파트너)의 성공과 양립을 꿈꾸는 평범한 남자다." |
「[기획] <전국퀴어자랑 #1> 충북 옥천 - 오픈리 시골게이 김호미」,
기억에 남는 기획은 <전국퀴어자랑>이다. 너무나 ‘서울’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지역의 퀴어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했던 이야기였다. 다양한 삶의 방식, 그 삶에서 연유하는 고민들을 만나면서 ‘서울’에 갇혀 있던 내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다. 쓰다보니 친구사이 소식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솔직, 담백하게 담겨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좋았나? <전국퀴어자랑>이 짧게 끝나 아쉽다. 계속해주세요.
페미니스트 / 시아
연애하고 싶은가? 소식지에 글을 써라.
잭디로 잘봤다는 쪽지가 지금도 간간히 온다.
“혹시...그분? 잘 봤어요...”
“멋있어요”
맘에 드는 남자에게 “난 이런 사람이에요.”
하면서 링크를 보냈다. 난 바로 알 수 있었지, 그가 내게 빠진 것을.
충북 옥천, 친구사이 후원회원 / 호미
"담당자가 이렇게 통보했어요. 여기서 만약에 영화가 단 한편이라도 상영된다면 여기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 |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 박기호님 인터뷰 : 1. 서울퀴어영화제와 무지개영화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 박기호님 인터뷰 : 2. 친구사이와 <종로의 기적>, <위켄즈>」,
같은 시대에 활동했었던 활동가의 인터뷰라 흥미가 더 있었고 공감이 갔으며, 몰랐던 이야기를 인터뷰로 풀어나가는 걸 읽는데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군더더기 없는 합이 잘 어우러져 옆에서 듣는 것처럼 생생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남는 기사입니다. ^^
친구사이 후원회원 / 최형준
"누군가는 깨닫기도 했고 / 누군 많이도 울었지 / 어떤 이는 모든 것을 끊어냈고 / 어떤 이는 그렇게 죽었네" |
「[커버스토리 'HIV/AIDS' #3] "네 자신의 혈액마저 너를 배신하는 시대에" - 뮤지컬 <Rent>의 세계」,
아픈 삶을 낙인찍는 더 아픈 세상에서
그들의 처절하고 과격하고 혐오스러운 외침과 폭력으로
외상과 내상을 안고 살아가는 요즘의 나는
아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말할 수조차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90호의 글들이 모두 좋았어요.
그중에 제가 애정하는 영화 "RENT",
"네 자신의 혈액마저 너를 배신하는 시대에" 글을 뽑을 게요.
100호의 역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퀴어영화제 / 홀릭
"본래 기억된 역사는, 그렇게 기억되고 싶지 않았던 영혼들의 자욱한 침묵의 공동 위에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
「[칼럼] 시간 사이의 터울 #2 : 50-60년대 언론에 소개된 동성애」,
과거 한반도에서 동성애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을까? 소도미 법의 오랜 역사를 지닌 서구 기독교 사회의 경우 기록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을 수백여 년 거슬러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러한 기록이 많지 않은 편이고, 이는 서구의 동성애가 전통적인 가족과 우리 민족을 오염시킨다는 반동성애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글은 비규범적인 성적 행위를 과거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처벌하고 관리했는지 살펴봄으로써 규범적 섹슈얼리티가 사실상 어떻게 반복적으로 만들어져 온 것인지 보여줍니다. 성이 관한 우리의 관념과 '전통'은 어떻게 생산되었고, 이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앞으로도 이와 같은 더 많은 질문을 기대합니다.
젠더&섹슈얼리티연구소 숨 / 정성조
"젠더의 그물망 안에서 자기가 타고나고 길러온 섹슈얼리티와 화해하며 살아가는 것은 모든 인간의 조건입니다." |
「[칼럼] 시간 사이의 터울 #4 : 50-60년대 언론에 소개된 트랜스젠더, 간성, 남장여자/여장남자」,
이 글은 그간 친구사이 소식지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트랜스젠더에 대해 역사적 맥락에서 깊이 있게 다룬 글입니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개념이 지금과 달랐던 과거에 어떤 방식으로 트랜스젠더가 기록되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현재의 '성소수자'들이 위반하고 있는(또는 한다고 여겨지는) 성적 실천이나 표현 규범의 정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성별이분법에저항하는사람들의모임 여행자 / 정숙조신
역사를 기억하고 이름을 갖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소위 정상규범에서 벗어나 비주류이고 예외적인 존재로 취급되는 성소수자에게 있어 자신이 고립되고 특이한 존재가 아닌, 앞서서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2001년 하리수씨가 등장하였을 때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위안을 얻은 것처럼요. 그런 면에서 이 글은 1950~60년대의 아직 성소수자의 개념도 희미하고 트랜스젠더와 게이의 구분도 모호할 무렵,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존재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우리의 역사를,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해 줍니다. 이 칼럼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크로스드레서의 이야기와 이들에 대해 사회가 가해 온 억압을 보며 질문을 던져봅니다. 현재 우리의 삶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구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또 어떠해야 할까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 한희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친구사이는 왜 여태 망하지 않은 것일까요?" |
「[칼럼] 시간 사이의 터울 #7 : 게이 커뮤니티 운동 약사, 1995~2000」,
소식지팀장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소식지 기사를 꼽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기사다. 소식지팀장이 쓴 글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 ㅋㅋ 게이 커뮤니티 이야기는 구전이 참 많다. 요새는 구전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관심에서도 멀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과거에도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기록도, 기억도 제대로 남겨지지 않는 것 같고, 그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그 드문 기록들을 그러모아서 이렇게 잘 꿰어낸 글이라니! 언니들에게 많이 듣던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실은 이렇게 근면하게 엮은 글과 자료를 직접 보면 내가 정말 잘 몰랐다는 것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고 그 때나 지금이나”라고 중얼거리다가도, 많이 바뀐 것도 사실인 지금을 어떻게 보고 미래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단초들이 정말이지 많이 등장하는 기사다. 아껴두고 읽게 되는 보물상자 같은 글이어서 소식지 기사로는 무겁고 좀 아깝기도(?) 한 글이다. 실은 소식지 100호를 기념하기에 맞춤한 기사이기도 하다. 과거 소식지 글들을 많이 인용하기도 했고, 이태원 클럽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던 소식지 배포에 관한 에피소드도 실렸던 것 같고, 그렇게 소식지의 의미를 보게 되는 글이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보니, 이 2015년 12월호 구성이나 내용도 참 좋다. 좋은 의미로 아련한 느낌이다. 소식지 기사들이 계속해서 이렇게 보물상자 같고, 또 좋은 의미로 아련한 느낌을 주기를! 100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친구사이 정회원 / 한가람
소식지 애독자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가장 재미있는 글을 뽑으라는 요청은 너무 어려운 미션이다. 차라리 재미보다 기억에 남는 글이라면 뽑을 수 있다. 2015년 발행한 '시간 사이의 터울' 시리즈 몇몇 글들은 한번에 보지 않는 글, 아껴보는 글로 남겨두었다. (지금도 몇 편은 아껴두고 있다) 저분은 소식지를 빌어 역사 연구를 하는구나, 말은 친절하게 높이는데 주석은 서른개가 넘는구나, 책이든 논문이든 낼 건가 보구나(다른 시리즈로 내시더라)... 대체 저분의 포지션은 뭔가 싶다가도 긴 호흡으로 소식지와 역사연구, 학계와 커뮤니티 사이에서 잊혀지는 기억들을 발굴하고 남기려 분투하는 모습이, 그럼에도 잊혀짐의 권리를 말하는 지점이 인상을 남긴다. 단체 소식지 플랫폼에 비해 무거운 글을 배치하는 다소의 무모함 속에서 독자를 당대로만 국한할 필요가 없겠다는 배움도 얻는다. 이후 연구에 준하는 다른 분들의 평론이 종종 올라오는 걸 보면 그의 글쓰기가 소식지 구성에 어떤 변곡점이 되었다는 이정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두고두고 아껴보고 꺼내볼 것 같다.
평론하는 활동가 / 웅
"남자가 그립지만 게이가 아니어도 되는 세계, [...] 그 곳에 안개같이 자욱하던 밭은 침묵들은 꼭 그 때의 나와 닮아있었다." |
「[칼럼] 은둔 사이의 터울 #3 : 불가능한 게이」,
이 시리즈의 칼럼은 혹여 부끄러운 치부고 감춰야 할 음지를 포함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마땅한 존재로서 바득이 살아온 기억들을 굳이 취사하는 것을 필자는 기어코 거부한다. 나의 행위가 언어로 도단되고 규정되는 것의 공포를 우리 숨어온 자들은 필연히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런 글들을 남기는, 긴 시간 소식지 팀장으로서 또 역사학자로서 '터울'의 존재는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친구사이 정회원 / 핫가람
"은둔이 겪는 내면의 문제는 대부분 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할지 아득해지기 때문이다." |
「[칼럼] 은둔 사이의 터울 #1 : 자신을 죽인다는 것은」,
내 기억 속에도 바닥에 있는 꺼내고 싶지 않은 나의 은둔시절 기억들이 있다.
부정하고 외면했던 나의 은둔시절을,
아니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어 곱씹게 되는 내면의 나의 모습이지만,
행복은 모르겠어도
글을 읽고 자신을 더 이상 죽이지 말자고 생각했던 칼럼이다.
친구사이 정회원, 지보이스 단원 / 전광훈
소식지가 100호에 달하는 것은 쌓아온 역사의 몸통이 그리 길지 않은 성적소수자 커뮤니티로서는 대단한 성과입니다. 친구사이 소식지의 글들은 오래 전부터 애독을 하였지만 그 중에서 굳이 하나를 뽑아서 칭송을 하라고 한다면 저는 '시간 사이의 터울'과 '은둔 사이의 터울'의 컬럼 전체를 그 자리에 올리고 싶습니다. (이 중에서 다시 하나의 글을 뽑으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 큰 고통입니다.)
사회적 소수자 운동의 핵심은 무엇일까 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존재하는 그 자체일 것입니다. 예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 존재하며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는 것. 지우려는 힘에 저항하고, 침묵하라는 회유에 침을 뱉고, 나답게 살아가고 너답게 살아가길 응원하는 것입니다. 역사 자체는 그냥 흘러간다고 하지만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소수자의 삶은 시대의 흐름에 휘말리면서 때론 억눌려 숨막히고 때론 어떤 이름도 붙여지지 않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숨구멍을 찾아내고 만들어서 버티어왔습니다. 터울의 컬럼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역사의 얇은 겹 한 장 한 장을 조심스레 벗겨내어 흔적을 찾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상하고 해석하고 기록합니다. 물론 어찌할 수 없는 한탄과 분노가 섞이지만 우리가 여전히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축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죠. 역사학도로서의 성실함과 게이로서의 내면적 갈등을 담아내는 터울 컬럼 시리즈를 그래서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런 멋진 컬럼도 친구사이가 있고, 또 소식지 발행이 오래 전부터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친구사이 소식지 100호 달성을 축하드리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 한채윤
"생각해보니 '쁘아송'은 한 번도 게이라고 밝힌 적이 없다. 그저 사람들의 선의 위에 '깝치지 않고 주제에 맞게' 살고 있던 것이었다." |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차라리 쉬운 일이었다. 고민은 그 이후에 살아갈 모습에 관한 것이다. 새 가족이 생기고 오랜 친구들을 줄여가는 사람들 틈에서, 우리는 결국 오랜 가족을 떠나보내고 새 친구들을 사귀며 살아갈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친구사이'여야 세상이 안심해 하는 우리는.
일조차 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래서 아론님의 칼럼이 고마웠다. 그가 바라는 대로 한강 이남에 든든한 둥지를 틀길 바란다. 선정릉역에서 한 시간 이내 소집할 수 있는 친구들과 만남이 계속되길 바란다. 비록 그들이 캐리, 살럿, 사만다, 미란다가 아닐지라도. 혹 그들 중 몇몇이 카톡방 단카방을 소홀히 할지라도 말이다.
앞서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그들로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쁘아송은 여전히 90년대의 모습일 따름이니 아론님처럼 놓아드리는 것이 맞겠다. 함께 도시에서 1인분의 삶을 버텨내는 가운데 아론님의 칼럼을 더 읽어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친구사이 정회원, 책읽당 당원 / 공을기
저의 최애 칼럼은 ‘김대리는티가나’... '-' 재미나!
언니네트워크 / 凪nagi
(2부에서 계속됩니다.)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좋은 말씀들 고맙네요.
소식지 팀원들, 그리고 마음으로 응원해 주는 운영위원들, 우리 회원들, 후원회원들
모두 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