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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95호][커버스토리] "하트데이나잇볼 with 친구사이" #2 펨퀸 할머니가 되는 상상 — 댄서 뷰티아 인터뷰
2026-10-07 오후 15:40:10
기간 9월 

 

 

[195호][커버스토리] 

"하트데이나잇볼 with 친구사이" #2

펨퀸 할머니가 되는 상상 — 댄서 뷰티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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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아(Beautia) 프로필 사진. 인터뷰이 제공.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댄서 해준과 함께 〈하트데이나잇볼 2026 with 친구사이〉를 준비하고 있다. 친구사이는 문화예술의 형식을 통해 성소수자의 삶을 새롭게 상상하고 디자인하며, 사회·문화적인 커밍아웃을 공동체의 장면으로 기획해 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한 문법과 관계를 단단히 쌓아 온 한국 볼룸 씬과 연결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해준 역시 볼룸 씬의 동료들이 더 많은 문화적 기회와 새로운 관계, 마음건강을 위한 지원에 연결되고 각자의 활동과 꿈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같은 성소수자 공동체에 속해 있어도 서로를 이미 충분히 아는 것은 아니다.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자리에서 문화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과 자원을 나누고 서로를 환영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데서 출발했다.

 

친구사이 소식지는 그 사전 프로그램으로 행사 전까지 한국 볼룸 씬에서 활동하는 댄서 네 명을 커버스토리를 통해 차례로 만난다. 두 번째 인터뷰이는 하우스 오브 루부탱(House of Louboutin)의 코리아 마더(Korea Mother)이자 아이코닉 하우스 오브 밀란(The Iconic House of Milan)의 멤버로 활동하는 뷰티아(Beautia)다. 어린 시절 춤을 시작한 때부터 보그 펨(Vogue Fem)과 첫 볼, 펨퀸(Femme Queen, FQ)과 리얼니스(Realness), 하우스의 책임, 카다시바 활동, 더 넓은 퀴어 커뮤니티와 볼룸 씬에서 활동하는 트랜스 여성으로서 앞으로 마주할 선택지까지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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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데이나잇볼 2026 with 친구사이〉 세 종류의 포스터.

협력: 스튜디오 빠른손(@Bbareunson)

 

 

인터뷰·정리 박민영 / 인터뷰 2026년 9월 26일, 종로3가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실제 대화는 주제별로 재배열했으며, 답변의 의미를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반복되는 표현과 인터뷰 진행 발화를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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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춤추는 지금

 

 

박민영  평소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세요? 지금 뷰티아를 소개할 때 꼭 말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또 어떤 수식어로 불릴 때 가장 가슴이 웅장해지는지도 궁금해요.

 

뷰티아  저를 수식하는 말은 계속 바뀌어온 것 같아요. 처음에는 ‘댄서 뷰티아입니다’라고 했고, 볼룸에 들어와 퍼포먼스가 강점이 된 뒤에는 퍼포머라고도 했어요. 지금 볼룸 안에서 저를 가장 많이 수식하는 말은 마더예요. 밖에서 쇼를 할 때는 퍼포머나 플레이어, 보거라고 소개하고요. 그런데 솔직히 지금 가장 뿌듯한 건 플레이어로 불릴 때예요. 마더도 너무 값진 타이틀이지만 플레이어로 활동할 수 있는 수명은 짧잖아요. 누가 저를 플레이어라고 불러주면 ‘내가 아직 보여줄 수 있는 게 남았구나’ 싶어요. 그게 지금 저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예요.

 

박민영  플레이어로 활동할 수 있는 수명이 짧다고 했어요. 여기에는 나이뿐 아니라 부상이나 몸의 내구성도 함께 들어가나요?

 

뷰티아  맞아요. 20대 초반의 영상과 지금 영상을 비교하면 지금이 훨씬 퀄리티가 높아요. 그런데 그때처럼 다시 춤출 수 있냐고 하면 절대 못 해요. 퀄리티가 올라갈수록 그때 뿜어져 나오던 날것의 에너지는 나오지 않거든요. 어린 친구들에게 너무 다치면서 퍼포먼스하지는 말라고 하면서도, 다치지 않는 선에서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만 나올 수 있는 에너지를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요. 저도 몇 년 뒤 지금의 저처럼 하라고 하면 못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 플레이어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더 소중해요.

 

박민영  제가 뷰티아를 처음 본 2022년은 말씀하신 날것의 에너지와 퀄리티 중 어느 것에 가깝던 시기였나요?

 

뷰티아  그때는 과도기였던 것 같아요. 퀄리티는 어느 정도 올라왔고 에너지는 그대로 뿜어낼 수 있던 시기요. 지금은 할 수 있는 동작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어요. 무대를 망쳤다고 느껴도 영상을 보면 적어도 중간은 했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래서 굳이 매번 폭발시키지 않는 면도 있어요. 예전에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니까 기세로 밀고 나갔는데, 그때의 에너지와 이미지가 쌓여 지금 사람들이 보는 뷰티아가 된 것 같아요. 요즘은 쇼도 많이 하고 몸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계속하다 보니 휴식이 부족하고 부상이 쌓이는 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더 귀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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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뷰티아’라는 이름

 

 

박민영  춤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전문적으로 배우기 전부터 좋아했던 춤이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뷰티아  저는 사실 춤을 편하게 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어요. 네, 춤수저요. 엄마가 에어로빅 강사였어요. 엄마가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하셨고, 학원에 방송댄스 수업도 있어서 저는 일곱, 여덟 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춤을 접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엄마를 따라 에어로빅을 하면서 몸을 쓰는 감각을 익혔고요. 나중에 엄마가 스트리트 댄스 학원을 다니다가 회원권이 남았는데, 제가 ‘그럼 내가 다닐게’ 하고 갔다가 열네 살쯤 왁킹을 처음 배웠어요. 재미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일주일에 한 번씩 다니게 해주셨고,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춤이 직업으로 이어졌어요.

저는 제가 춤에 재능이 뛰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혼자 예고 입시를 준비했다가 떨어졌고, 그때 영상을 본 친구들도 ‘너 춤을 그렇게 잘 추지는 않는데’라고 할 정도였어요. (웃음) 대신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춤으로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면서 연습량으로 성장한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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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Waack to the future vogue side in nyc.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뷰티아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겼나요? 처음 그 이름으로 불린 순간과 이름에 담은 뜻, 그리고 그 뜻이 예전과 지금도 같은지 듣고 싶어요.

 

뷰티아  열일곱, 열여덟 살쯤 지은 이름이에요. 그전에 ‘릴리’라는 이름을 잠깐 썼다가 3개월 만에 폭파시키고 새로 지었어요. (웃음) 그때는 왁킹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걸 좋아했고, 사람들이 춤을 아름답게 춘다고 해준 말이 저한테 많이 와닿았어요. 그래서 ‘뷰티풀’에서 따온 이름을 갖고 싶었죠. 처음에는 ‘뷰타’를 생각했는데, 친했던 언니가 사람 이름처럼 부르기에는 조금 아쉽다면서 ‘뷰티아는 어때?’라고 했어요. 제가 팔랑귀여서 ‘언니, 좋은 것 같아요’ 하고 정했어요. 정말 귀인이죠. 그때의 뷰티아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였어요.

 

박민영  왁킹을 할 때 좋아했던 이유는 무엇이었고, 보그 펨(Vogue Fem)을 만나면서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서정적이라고 하셨는데… 언제더라? 제가 봤던 장면들은 엄청 높은 곳에서 딥을 연속으로 서너 번씩 하시던데…[1]

 

뷰티아  딥 서너번은 정말 자주 해서 언제인지 특정할 수 없어요.(웃음)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우선 왁킹은 제가 처음 접한 스트리트 댄스여서 계속했던 면이 커요. 당시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춤 가운데 제 끼와 가장 잘 맞는 장르였고요. 왁킹으로는 ‘내가 이걸 해서 크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감각이 있었는데, 보그 펨을 처음 했을 때는 ‘이거 조금만 하면 뭐든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관적으로 재미있었고, 어떤 장르보다 저한테 잘 맞았어요. 그런데 또 문화를 찾아보니 완전히 LGBT+ 문화권인 거예요. ‘대박이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였구나’ 싶었죠.

말씀하셨듯 한국에서 땅을 부수는 스타일로는 제가 처음이었어요. 그때는 한국에서 제 스타일을 가르쳐줄 분이 거의 없어서 해외 영상을 찾아보고, 해외에 나가 배우면서 계속 연구했어요. 많이 다치기도 했지만 그때 쌓인 데이터가 지금의 퀄리티를 만들었어요. 왁킹과 보깅을 1~2년 정도 함께하던 시기도 있어서 이름은 그대로 가져왔어요. 그런데 지금 누군가에게 ‘뷰티아처럼 한다’고 하면 아름답고 서정적이라는 뜻보다 땅을 부술 듯이 한다는 뜻에 가까워졌더라고요. 저는 ‘뷰티풀’에서 따왔는데 세상은 뷰티아를 ‘땅을 부수는 여자’처럼 보고 있었어요. 지금 이름을 지었다면 어스퀘이크나 에너지, 파워풀 같은 데서 따오지 않았을까요? 파워티아… 에너지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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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볼룸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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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house of seas ball.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보그 펨이라는 춤을 아는 것과 볼룸(Ballroom)에 들어가는 것은 다른 경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춤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그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나요?[2]

 

뷰티아  지금도 보깅으로, 춤으로 먼저 접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해외도 마찬가지라서 그게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어요. 저도 처음에는 퍼포먼스로 접했으니까요. 다만 볼룸은 컬처잖아요. 춤으로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볼룸 문화로 들어오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물어봐요. ‘얘들아, 내가 볼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사람이면 너희가 나한테 배우고 싶을 것 같아?’ 그러면 대답을 못 해요. 당연히 배우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너희가 여기서 이거 배우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볼에 많이 와야 돼’라고 말해요. 그러면 ‘네’라고 대답만 하고 안 와요. (웃음) 퍼포먼스에는 레슨도 있고 그 과정을 깨주는 선생도 많지만, 뷰티나 리얼니스, 패션을 가르치는 정규 수업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것은 본인이 많이 보고 직접 깨뜨려야 하니까 문턱이 더 높은 것 같아요.

 

박민영  그 문턱을 뷰티아는 처음 어떻게 넘었나요? 첫 볼에서 걸었던 카테고리와 그날의 기억도 들려주세요.

 

뷰티아  저는 2018년 두 번째 망원 볼을 첫 볼로 기억해요. 2017년 망원 볼은 쇼케이스에 가까웠고, 2018년 볼이 지금과 같은 볼의 형식으로 열린 첫 행사였다고 생각해요. 나탈리 밀란이 해외 저지로 왔던 볼이었어요. 저도 무대 공포증이 있었지만 이겨내고 나간 거였고, 지금은 잘 걷지 않는 페이스를 걸었어요. 제가 그때 누구랑 배틀을 붙었는지 아세요? 해준이랑 나비요. 셋 중에서 제가 제일 먼저 떨어졌어요. (웃음) 그래도 러브 앤 피스예요. 네가 이겼어, 축하해. 다음에는 내가 이기면 되지. 그날이 아직도 기억나요.

저도 처음에는 무서운 걸 깨고 나갔고, 지금도 다른 중압감을 계속 깨고 있어요. 지금은 제가 무대에서 실수하면 ‘뷰티아 오늘 왜 저러지?’가 되지만, 처음 들어온 사람이 실수하면 ‘그럴 수 있지’가 되잖아요. 받아들여지는 값의 차이가 커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말해요. “너희가 실수해도 괜찮을 때 많이 와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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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펨퀸과 리얼니스

 

 

박민영  과거 드랙 퍼포먼스를 걸었던 기록이 있고, 최근에는 펨퀸(Femme Queen, FQ) 퍼포먼스와 펨퀸 리얼니스라는 이름이 남아 있어요. 이 변화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도 괜찮다면, 어떻게 설명하고 싶나요?[3]

 

뷰티아  저한테 볼룸은 너무 고마운 공간이에요. 그때 한국 볼에는 펨퀸이라는 수식어와 카테고리가 지금처럼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에 드랙 퍼포먼스로 걸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는 드랙이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남자로 산 적이 있었나?’ 생각하면 없거든요. 이후 펨퀸 친구들이 생기고 카테고리가 열리면서 그 친구들을 보고 저도 저를 더 살펴보게 됐어요. 게이인가, 드랙인가, 트랜스인가 생각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저한테는 너무 확고했거든요. 드랙이라는 말이 나한테 맞지 않는 옷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저를 조금 더 저로서 살 수 있게 해준 공간이 볼룸이에요. 그래서 애들이 퍼포먼스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는 게, 이런 컬처를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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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아(Beautia) 프로필 사진.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펨퀸 퍼포먼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작은 무엇인가요?

 

뷰티아  저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펨퀸에게 기대하는 스타일과 조금 달라요. 보그 펨을 시작하기 전부터 테크닉이 많이 쌓여 있었고, 그걸 제 무브로 계속 밀고 나갔거든요. 그래서 저를 전형적인 펨퀸 스타일이라고 보지 않는 사람도 있고,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내가 잘하는 걸 하겠다는 마음이에요. 동작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캣워크와 핸즈예요. 그걸로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자기만의 여성성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필링인 것 같아요. 모든 게 잘 어우러질 때 펨퀸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박민영  펨퀸 리얼니스를 걷는 경험은 뷰티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볼에서의 경험과 일상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거나 달라지는지도 궁금해요.[4]

 

뷰티아  리얼니스는 역사적으로 밝은 카테고리만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걸을 때 긴장…이라기보다 마음이 무거워요. 그분들의 아픈 역사를 제가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카테고리가 생긴 이유를 알고 걷자고 생각해요.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해하고 걸어야 의미가 있다고요.

저한테 리얼니스는 배틀이 아니에요. ‘내가 너보다 더 여성스러워’가 아니잖아요. 저는 텐즈(Tens)를 받은 순간 이미 리얼니스를 다 했다고 생각해요.[5] 그다음은 그날 저지의 취향과 착장, 분위기 같은 차이일 수 있어요. 누가 더 여성스럽고 덜 여성스러운 건 없어요. 우리는 다 여자니까요. 리얼니스는 데일리예요. 제 일상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아픈 역사를 잊지 않으면서 잘 살자는 의미에 가까워요. 그래서 텐즈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에요. 제가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이상하지 않다는 걸 그 자리에서 인정받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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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우스의 마더

 

 

박민영  제가 뷰티아를 처음 본 건 하우스 오브 러브에 속해 있을 때였어요. 이후 하우스 오브 루부탱(House of Louboutin) 한국 챕터가 만들어지고 뷰티아가 한국 마더가 됐어요. 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6]

 

뷰티아  하우스 오브 씨스(House of Seas) 볼 때였어요. 그때 이제 칼릭이라는 하우스 오브 루부탱 파더가 저지로 오셨는데, 해준 언니께서 칼릭에게 코리아 마더로 몇 명을 추천해주셨어요. 제가 그중에 한 명이었고, 그래서 이제 러브로서 남느냐 아니면 다른 하우스를 차려서 마더가 되느냐의 기로에 놓였어요. 러브 사람들이 소중하지 않았다거나 가족이 아니었던 건 절대 아니에요. 러브와는 정말 울면서 헤어졌어요. 제 첫 하우스였고 하우스 안에서 두루두루 친했으니까요. 저도 어떻게 됐던 간에 트랜스 여성으로서 마더라는 역할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돌보고, 함께 조금 더 주체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요.


러브를 나온 뒤 루부탱으로 데뷔하기까지 반년 정도 걸렸어요. 나중에 해외 루부탱 페이스북 그룹에 한국의 새로운 챕터를 소개하면서 저희를 ‘한국에서 파이오니어 같은 사람들’이라고 써준 글을 뒤늦게 봤는데, 그게 되게 뭉클했어요. 제가 혼자 시작했다면 여기까지 끌고 오지 못했을 거예요. 제이미가 함께 손을 잡아준 것도 정말 컸어요. 루부탱이 저를 꼬셨다거나 러브와 트러블이 있어서 옮긴 과정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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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house of promachos ball House of louboutin photo.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마더라는 명칭의 뜻보다 실제로 하는 일을 묻고 싶어요. 뷰티아가 마더로서 겪은 일 가운데 그 역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경험은 무엇인가요?[7]

 

뷰티아  연습, 볼 준비, 의상, 해외 하우스와의 연락까지 안 하는 건 거의 없어요. 다만 영어를 잘하는 멤버 시야가 해외 연락과 줌 미팅을 더 주도하기도 하고, 각자 잘하는 사람이 자기 몫을 해요. 저는 알아서 다 잘할 친구들을 뽑았어요. (웃음) 그래서 누가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고, 하우스에 이슈가 생기면 확인하고, 구성원들이 준비한 걸 두루 보면서 컨펌하는 일이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하나하나 깊게 다 맡기보다 전체가 잘 어우러지게 보는 거죠. 그리고 배틀에 나가면 옆에서 정말 많이 응원해요.

 

박민영  제이미는 앞선 인터뷰에서 모든 볼과 하우스의 일에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고, 뷰티아가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어요. 두 사람은 일을 어떻게 나누고, 마더·파더와 하우스 구성원들은 중요한 판단을 어떻게 함께 내리나요?

 

뷰티아  제이미는 있어주는 것만으로 저한테 기둥이에요. 그게 제이미가 가진 가장 큰 가치예요. 저희 칠드런도 모두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마더와 파더가 독단적으로 집행하지 않아요. 먼저 저희 둘이나 시야까지 셋이 이야기해보고, 그다음 하우스 회의의 안건으로 올려요. 저희끼리 판단하는 것보다 다 같이 얘기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훨씬 많거든요. 평소에는 뇌를 빼고 살다가도 회의할 일이 생기면 안건은 뽑아놓는 편이에요. 안 그러면 ‘얘들아, 저녁 먹자’ 하다가 흐지부지되니까요. (웃음)

 

박민영  루부탱에서는 마더이고, 메인스트림 하우스인 아이코닉 하우스 오브 밀란(The Iconic House of Milan)에서는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요.[6] 두 자리에서 관계와 책임, 배우고 나누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뷰티아  루부탱에서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책임감이 더 직접적인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밀란에서 책임감이 적다는 뜻은 절대 아니에요. 밀란에서도 판단이 필요할 때 같이 판단했고, 트레이닝이나 연습에서 조언하는 자리에 있었어요. 타이틀의 위치가 다를 뿐 제가 씬에서 가진 위치는 같잖아요? 키키 씬에서는 리더이고 메인스트림에서는 리더가 아니라고 해도, 보는 사람한테는 똑같은 뷰티아니까요. 맡는 일은 생각보다 비슷해요.

 

박민영  볼에서는 뷰티아 앞에 한국 트레일블레이저(South Korea Trailblazer), 레전더리(Legendary)라는 호칭도 붙어요.[8] 이 호칭들은 어떤 맥락에서 생겼고, 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뷰티아  예전에 트리샤라는 분이 한국에 계셨을 때, 한국 씬 초창기부터 함께 발전시켜온 사람들을 추려 트레일블레이저라는 호칭을 주셨어요. 저는 같이 받은 사람들 중에서는 시작이 반년에서 1년쯤 늦은 편이었는데도 포함됐어요. 모든 볼에 참여했고 플레이어로 보여준 게 컸다고 생각해서 ‘나 좀 잘한 듯?’ 싶었죠. (웃음) 이후 레전더리로 호명됐을 때는 트레일블레이저를 받고 난 뒤에도 제가 잘해왔다는 걸 다시 인정받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걸어온 길은 저 혼자 인정한다고 공식적인 것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그 시간을 봐주고 인정해준 것 같아서 저한테는 정말 값진 타이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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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다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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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rdashiba photo shoot.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많은 사람이 〈퀸덤(Queendom)〉에서 에이오에이(AOA)의 〈너나 해〉 무대와 엠카운트다운의 〈더 글로우(The Glow)〉로 카다시바(KARDASHIBA)를 기억할 것 같아요. 카다시바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뷰티아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요? 지금은 어떤 형태로 이어지고 있나요?

 

뷰티아  처음에는 〈퀸덤〉 AOA의 〈너나 해〉 무대를 위해 해준 언니를 축으로 저를 포함한 네 명이 모였어요. 장난처럼 카다시안 패밀리처럼 우리도 이름을 만들어보자 해서 카다시바가 됐어요. 그 무대만 함께하고 헤어질 관계였는데, 무대가 정말 크게 붐업됐어요. 그 이름으로 인터뷰도 많이 하고, 엠카운트다운에서 〈더 글로우〉 무대도 했어요.

처음부터 팀을 계속 만들겠다는 큰 목적을 가지고 만난 건 아니었어요. 한 번 붐업된 뒤에는 열기가 내려오는 시기가 오고, 각자 원래 하던 분야도 있었어요. 저도 그때는 플레이어로서 더 성장하고 높은 위치로 가는 일이 더 중요했고요. 카다시바 일이 꾸준히 들어왔다면 계속했겠지만 저희를 묶어줄 활동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흩어졌죠. 말씀하셨듯이 해준 언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도, 최근에 다시 모인 것도 활동을 재개해서라기보다 해준 언니의 저지 쇼를 도우려고 다시 뭉친 거예요.

 

박민영  뭔가 … 서인영과 쥬얼리 같네요. 지금 카다시바는 서로에게 어떤 관계로 남아 있나요?

 

뷰티아  저희도 약간 쥬얼리 같은 관계인 것 같아요. (웃음) 늘 같이 있지는 않아도 필요한 순간에는 다시 모일 수 있어요. 처음부터 계속 활동할 팀으로 만든 관계는 아니었지만, 함께 만든 무대와 그때의 유대감은 남아 있는 거죠.

 

박민영  카다시바 외에 계속 활동하는 크루나 특정 무대를 위해 만든 프로젝트 팀도 있나요? 개인 댄서로 참여한 작업과 팀 이름으로 참여한 작업은 어떻게 구분하고 있어요?

 

뷰티아  지금은 다른 고정 팀 없이 거의 개인으로 작업해요. 저한테 여러 댄서가 필요한 일이 들어오면 친구들을 데리고 가기도 하지만, 보통 크레딧은 개인으로 들어가죠. 언젠가는 루부탱 이름으로 크레딧이 한 번 올라가 보면 좋겠어요. 다만 저는 독립적인 성향도 강해서 지속할 목적과 책임이 없는 팀이라면 저를 오래 묶어두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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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더 넓은 퀴어 커뮤니티

 

 

박민영  이번 볼에는 볼룸을 오래 본 사람도 있지만, 친구사이를 통해 처음 오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처음 온 사람은 무엇을 보고, 느끼면 좋을까요?

 

뷰티아  퍼포먼스를 보러 와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하지만, 볼룸에는 다른 카테고리가 정말 많아요. 어떻게 세분되어 있고 어떤 방식으로 평가받고 진행되는지 보면 더 재미있어요. 보편적인 패션과 뷰티, 볼룸 안의 패션과 뷰티도 결이 다르고요. 그렇다고 꼭 공부하고 식견을 넓히러 와야 하는 건 아니에요. 그래봤자 얼마나 넓어지겠어요. (웃음) 그냥 보고 즐기러 와도 돼요. 다만 이게 단순한 콘테스트나 페스티벌만은 아니고, 사람들이 서로 미친 듯이 호응하고, 미친 듯이 응원하고, 미친 듯이 같이 즐기면서 이어져온 커뮤니티라는 것도 느껴지면 좋겠어요.

 

저는 더 넓게 퀴어 커뮤니티가 있고 그 안에 여러 커뮤니티가 나뉘어 있으며, 볼룸도 그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요. 한국 볼룸은 저희끼리 정말 똘똘 뭉쳐 있어요. 누가 걸으면 미친 듯이 호응하고 응원하고 같이 즐겨요. 커뮤니티가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볼룸 커뮤니티를 생존하게 만든 방식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른 퀴어 커뮤니티와는 아직 연결이 적은 것 같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다른 퀴어 커뮤니티와 정말 잘 붙어있기도 해요. 처음 온 사람이 볼을 보고 ‘이것도 하나의 커뮤니티 문화구나’라고 느끼면 하루 즐기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관계로도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연결이 더 생기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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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친구사이와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과의 공동 차량 행진. 친구사이 제공.

 

 

박민영  친구사이는 런아웃(RUN/OUT) 프로젝트를 통해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의 가능성을 찾고 있어요. 광장에는 많은 성소수자가 있지만 제도정치의 자리에서는 우리를 대변할 사람이 없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얼니스의 키워드로 ‘정치인’을 제안했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리얼니스는 역사적으로 밝은 카테고리만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지만, 동시에 성소수자 정치인을 ‘본다’는 감각은 어떤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일 같기도 해서 … 미래 시제로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뷰티아님은 어떤 상상을 하고 계세요?

 

뷰티아  정치인이라는 키워드만 보면 저도 정장처럼 딱딱한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어요. 사전 질문지만 봤을 때, 이 질문의 의도 파악이 잘 안되었어요. 단순한 드레스 코드가 아니라 다른 뜻이 있을 수 있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의도까지는 잘 몰랐던 거죠. 설명을 듣고는 ‘내 생각이 닿지 못한 곳이 많구나’ 싶었어요. 이 키워드로 볼룸 안에서 정확히 어떤 장면이 나올지는 아직 상상이 다 닿지는 않아요. 다만 퀴어 커뮤니티와 정치가 만나는 교집합을 계속 만들면 언젠가는 이 기획이 바라는 곳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그림은 그려져요. 미래지향적인 시도라고 생각해요. 참가자도 왜 이 카테고리가 설정됐는지 알고 걸으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질 것 같아요. 정치인 세 글자로는 상상의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박민영  현장에는 성소수자자살예방센터 마음연결의 감수성 캠페인 ‘무지개연결’도 함께합니다. 볼이 길고 참가자들의 이동이 많아서 부스가 보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필요한 사람이 자연스럽게 닿게 하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뷰티아  볼은 카테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참가자는 자기 워킹도 해야 하고 친한 사람도 응원해야 해서 현장이 정말 정신없어요. 중간에 15분 교육을 한다고 하면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티켓을 받을 때 안내하거나 가져갈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주고, 코멘테이터가 중간에 이런 부스가 있다고 한 번씩 알려주면 좋겠어요. 따로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거든요. 아주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사람이 연결될 수 있으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함께 있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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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선택할 수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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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아(Beautia) 프로필 사진. 인터뷰이 제공.

 

 

박민영  뷰티아님이 처음 활동할 때와 비교해, 지금 펨퀸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선택과 기회는 무엇인가요?

 

뷰티아  한국에서 트랜스젠더가 유명해지거나 자기 일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 너무 한정적이에요. 저도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얻지 못한 기회가 있었어요. 아르바이트 하나를 하려고 해도 성소수자에게 열려 있는 곳이 아니면 어렵고요. 개인의 능력이 특별히 뛰어나야만 겨우 예외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보고 기회를 열어주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조차 볼룸을 통해 인정받았지만 다음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아요. 더 많은 사람이 자기한테 맞는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박민영  친구사이는 오래된 성소수자 인권단체이면서 퀴어의 기록을 쌓아온 곳이기도 해요. 볼룸 씬의 뷰티아로서든 한 사람의 뷰티아로서든, 지금 이 기록에 어떤 말을 남기고 싶나요?

 

뷰티아  결국 저는 트랜스젠더이고 볼룸에 있는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많이 경험한 볼룸과 트랜스젠더의 삶을 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이 트랜스젠더가 살기 어려운 나라라는 걸 많이 느껴요. 선택지가 너무 적어서 한정된 직업군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대해 깊게 공감해요. 다만 저는 제 성격으로 그렇게 살면 시들어갈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선택을 하고도 살 수 있는 길을 필사적으로 찾아왔고, 운이 좋게 볼룸을 통해 인정받았어요.

저는 춤을 계속 추고 싶어요. 계속 추고 싶어요. 안무가나 신인 개발 쪽으로도 가려고 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너무 수직적이라 좌절을 많이 겪었고, 학원 시장도 포화 상태예요. 그래서 춤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잘하는 것을 다음 일에 이어서 쓸 수 없다는 게 비참하고 아쉬울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판로를 열어두는 거죠.

한편, 사람들이 ‘너희가 게이나 트랜스젠더가 되기를 선택했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미안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그걸 선택한 적이 없어요. 우리는 이렇게 살아온 거죠.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정체성 때문에 기회가 닫히지 않고, 한 사람을 믿고 길을 열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민영  말씀 감사합니다. 녹음은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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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룸 용어 주석

 

 

[1] 보그 펨  보그 펨은 보깅의 퍼포먼스 양식 가운데 하나다. 올드웨이가 패션 모델의 포즈에서 발전한 선·각·대칭을, 뉴웨이가 팔과 손의 정교한 움직임과 유연성을 강조한다면, 보그 펨은 여성성의 표현을 강조하며 손동작·캣워크·덕워크·플로어 퍼포먼스·스핀과 딥의 다섯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2] 볼룸과 볼, 페이스  볼룸은 미국의 흑인·라틴계 성소수자 공동체가 발전시킨 문화이자 공동체적 장을 가리킨다. 볼은 그 안에서 참가자들이 패션, 젠더 표현, 런웨이, 퍼포먼스 등 여러 카테고리를 걷고 심사받는 행사다. 볼룸을 보깅과 같은 뜻으로 볼 수는 없다. 페이스는 얼굴의 아름다움과 표현, 태도 등을 보여주는 카테고리 계열이다.

 

[3] 펨퀸  볼룸에서 트랜스 여성을 가리키는 젠더·참가자 용어다. 펨퀸 퍼포먼스와 펨퀸 리얼니스처럼 카테고리의 참가 구분에도 쓰인다. 드랙은 공연과 표현의 형식이고, 펨퀸은 볼룸에서 트랜스 여성을 가리키는 용어이므로 둘은 같은 뜻이 아니다.

 

[4] 리얼니스  인종·젠더·계급에 따른 차별과 폭력 속에서 흑인·라틴계 퀴어와 트랜스젠더가 사회가 요구하는 특정 역할과 위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체현할 수 있는지를 겨뤄 온 카테고리 계열이다. 단순한 의상 모사나 ‘패싱’으로 축소할 수 없으며, 참가 구분과 판단 기준에는 역사적 맥락이 있다.

 

[5] 텐즈와 찹  첫 심사에서 모든 저지의 승인을 받으면 텐즈(Tens)를 받고 다음 라운드로 간다. 카테고리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탈락하는 것은 찹(Chop)이라고 한다.

 

[6] 키키와 메인스트림  메인스트림은 키키 씬보다 앞서 형성된 볼룸의 장으로, 오랜 하우스의 역사와 세대 간 관계, 지역과 국가를 넘는 교류가 축적되어 있다. 키키 씬은 2000년대 뉴욕의 흑인·라틴계 성소수자 청소년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HIV 예방과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에 긴밀히 연결되었다. 두 씬은 초급·고급이나 승급 관계가 아니며 구성원이 오가기도 한다. 이 글에서 루부탱은 키키 하우스, 밀란은 메인스트림 하우스다.

 

[7] 하우스·마더·파더·칠드런  하우스는 구성원이 함께 활동하고 서로를 지원하는 볼룸의 공동체다. 마더와 파더는 하우스를 이끄는 역할, 칠드런은 그 구성원을 가족 관계의 언어로 부르는 표현이다. 운영과 관계의 방식은 하우스마다 다르다.

 

[8] 트레일블레이저·레전더리  오랜 활동과 기여를 씬에서 인정할 때 쓰는 호칭이다. 하우스의 마더·파더 같은 역할과는 다른 종류의 언어다. 이 글의 트레일블레이저 수여와 레전더리 호명 과정은 뷰티아가 경험한 한국 씬의 구술이며, 모든 지역에 적용되는 고정 절차를 뜻하지 않는다.

 

 

 

참고자료

 

※ 볼룸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용어에 관한 설명은 다음 자료를 참고했다.

 

규환, 「보깅과 볼룸」, 팟캐스트 『개인사정』, 2024. 7. 8., 게스트 Roh Telfar·Pride Ball Director, https://kyuhwan.kr/prideball/ (접속: 2026. 8. 20.)

 

김하연, 「서울도 불타고 있다: 한국 볼룸 씬의 미학적 가능성」, 『페미니스트 연구 웹진 Fwd』, 2024. 11. 27., https://fwdfeminist.com/2024/11/27/con-46/ (접속: 2026. 8.20.)

 

남웅(진행·편집), 「보깅 한길에서 행동하는 성소수자를 만나다—댄서 Cheri Boi」, 『행성인 웹진』, 2023. 2. 26., https://lgbtpride.tistory.com/1793 (접속: 2026. 8. 20.)

 

제니 리빙스턴 감독, 《파리 이즈 버닝》(Paris Is Burning), 1990.

 

호세 크리알레스-운수에타, 「언더그라운드 하위문화에서 세계적 현상으로: 주류문화 속 볼룸 구술사」(“From Underground Subculture to Global Phenomenon: An Oral History of Ballroom Within Mainstream Culture”), 『보그』(Vogue), 2023. 6. 28., https://www.vogue.com/article/oral-history-ballroom-pride-2023 (접속: 2026. 9. 1.)

 

하우스 오브 루나, 「볼 카테고리」(“Ball Categories”), 전통 카테고리 및 젠더 지침 작성: 스테폰 엘리트 월리스, https://www.houseofluna.org/ball-categories (접속: 202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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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 편집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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