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95호][커버스토리] "커뮤니티의 내일" #2 대학에서, 우리의 다음을 이어가는 사람들| 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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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커버스토리]
"커뮤니티의 내일" #2
대학에서, 우리의 다음을 이어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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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친구사이 RUN/OUT은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대학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성소수자들이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직접 이야기하고, 사람을 모으고, 작은 활동을 실제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YOUTH LGBTQ+ 레디, 액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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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라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변화가 필요한 지금보다 이미 변해 있을 내일에 더 마음이 가게 됩니다. 지난여름 월드프라이드에서 ‘유스 프라이드’ 위원회의 청년들이 세계의 정치인들과 마주 앉아 자신들의 문제의식과 해결책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장면은 자연스럽게 지난 6월 친구사이에서 있었던 한 자리와 겹쳐 보였습니다. 한국을 찾은 일본 최초의 커밍아웃 레즈비언 선출직 정치인 오츠지 가나코 의원과 한국의 대학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청년들이 ‘청년, 여성, 정치’를 주제로 만났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이 남았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청년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친구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문제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직접 풀어볼 기회가 있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을까. RUN/OUT을 하면서 정치인을 만나고, 선거와 정당을 이야기할수록 오히려 정치의 훨씬 이전에 있는 장면들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람을 처음 모아보는 경험, 작은 행사를 직접 기획해보는 경험, 함께할 사람을 설득하고 역할을 나누는 경험, 그리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언어로 말해보는 경험입니다.
정치인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습니다. 활동가도, 기획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모임에서 처음 역할을 맡아보고,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고, 실패도 해보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시간이 쌓여 한 사람의 다음 가능성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지난 8월, 친구사이 RUN/OUT은 〈YOUTH LGBTQ+ 레디, 액션!〉을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대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작은 자원과 기회를 건네보자는 시도였습니다.
그렇게 9월의 마지막 날, 여덟 팀이 친구사이 사정전에 모였습니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동아리의 다음 세대를 고민하는 팀, 다시 학내에서 인정받기 위해 움직이는 팀, 지역의 청년 퀴어들을 연결하고 싶은 팀, 퀴어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이야기하려는 팀, 지나간 활동의 경험을 기록해 다음 사람에게 남기려는 팀까지. 각자가 가져온 문제도, 해보고 싶은 일도 모두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국 비슷한 곳에서 만났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다. 연결되고 싶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직접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이런 사람들이 이미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구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 다음 일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도 결국 이런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아직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고, 시작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조금 먼저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의 내일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이미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다음 일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여덟 팀의 ‘액션’이 시작됩니다. 그 첫날, 함께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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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RUN/OUT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리드 박태민

사실 이런 류의 행사에서 ‘즐거움’을 기대하진 않았는데, 즐거워서 놀랐습니다. 지원사업 OT라고 해도 역시 우리퀴어가좍 느낌을 지울 수는 없더군요. 설명을 해 주시면서 지루할까봐 걱정하시던데, 저는 어디서 들을 수 없는 퀴어 운동의 역사와, 현재 친구사이의 방향성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권운동을 하면서 명확한 방향성을 언어화해서 들을 일이 별로 없고, 듣는다 해도 그렇게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굉장히 기획 틀을 잘 짜셨다고 생각했습니다. 무기력했던 마음속을 한번 환기시켜준 기분이었어요.
자기소개나 팀 소개 때 괜히 반갑고 즐거워서 아무 말을 많이 했는데, 다들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특히, 제가 연결을 원한다고 하자 다들 유니크의 테이블에 찾아와 주셔서 부탁드렸던 조언을 기꺼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들 공통적으로 ‘많이 만나고 친해져야 한다!’ 라는 두루뭉술한 목표점에 구체적 계획이 생겼습니다. 여러 팀들의 각양각색의 프로젝트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동아리들은 주로 홈커밍데이를 기획하는구나, 하고 새로 배웠습니다. 사실 그런 걸 할 생각을 전혀 해 보지 못했거든요.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아리와, 경험이 많은 동아리들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기댈 기둥이 생긴다는 건 좋더군요! 친구사이 말고도, 프로젝트를 같이 한다는 참여자들도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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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영남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YuniQue 팀 반소희

이런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는데, 다들 너무 에너지 넘치시고 친근히 다가와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신 덕분에 생각보다 금방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퀴어 운동은 막연히 현재 집중되고 있는 의제들 위주로 알고 있었는데, 과거와 미래의 방향성을 명확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접했던 활동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도 들을 수 있어 의미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아가면 되겠구나, 동력을 얻은 기분이에요. 특히 다른 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게 좋았습니다. 어떤 문제에서 출발해 프로젝트를 기획하셨는지 들어보며, ‘저런 문제도 있을 수 있겠구나’ 또는 ‘저분들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계시구나’ 하고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런 활동을 할 수도 있겠구나!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어요.
그리고 낯을 가렸는데도 많은 분께 활동에 대한 조언과 격려받아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혼자였다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앞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과 생각을 접하면서 많이 배우고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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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영남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YuniQue 팀 이해인

이번 런아웃 사업을 통해 동아리 대표자 자격으로 외부 활동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운영진으로 활동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에 큰 규모의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일이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나니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양한 청년 퀴어 단체의 활동을 지원하고 퀴어의 가시화 및 퀴어 정치 생태계 형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런아웃이 이번 지원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우리를 격려하고 돕기 위한 이유였다는 점을 오리엔테이션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퀴어 정치인의 탄생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단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퀴어로서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여정에 나 또한 작은 노력이라도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평소 다른 퀴어 단체와 접점을 가질 일이 드문데 이번 사업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진행하려 하는 일곱 곳의 청년 퀴어 단체를 만날 수 있어 뜻깊었다. 그 덕분에 용기를 느껴 앞으로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홈커밍 파티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정기적인 행사로 발전시켜 큗에서 더욱 다양하고 빈번하게 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고 싶다. 또한, 행사 기획을 통해 운영진으로서의 역할을 배우며 동국대학교 퀴어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운영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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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동국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 큗(QUD) 팀 최광호

동국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인 큗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홈커밍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지원사업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뚝딱뚝딱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니 운이 좋게도 선정이 되어 몹시 기쁩니다.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친구사이 사무실에 도착하니 깔끔한 벽지에 아늑한 조명까지…새로 단장한 모습에 놀랐고 다시 방문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마주하니 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들뜬 마음을 가다듬고 친구사이의 시작부터 이번 사업의 목적까지 차례대로 설명을 들었습니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모임으로부터 정치활동까지 이어가는 역사를 들으니, 현재는 친목 커뮤니티의 역할만 하고 있지만 문화와 예술, 정치 분야까지 뻗어나가는 동아리의 미래를 상상하게 되더군요. 마음 속으로만 생각했던 희망을 잠시 엿 본 듯합니다.
어제 이 시간에 무엇을 하였는지 각자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교류를 진행한 게 꽤 신선했습니다. 덕분에 쉬는 시간에 친밀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편으로, 같은 학내 동아리로서 운영하고 유지하기 힘든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서로의 경험을 토대로 운영 팁을 이야기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또, 안전이나 정신건강과 관련된 일, 예술 활동을 준비하는 팀들로부터 평소엔 잊고 지냈던, 퀴어에게 아주 중요한 키워드를 깨닫고 갑니다.
런아웃 레디,액션! 사업을 통해 동아리 행사와 운영을 잘할 수 있기를, 다른 단체도 자신들만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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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동국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 큗(QUD) 팀 안수련

9월 30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주관한 레디, 액션! 지원사업의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왔다. 친구사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넓은 내부 공간, 깔끔한 인테리어, 맛있는 식사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더욱이 면접 때도 느꼈지만, 친구사이의 활동가 분들의 모습 자체가 큰 귀감이 되었다. 대학생인 지금에야 마음 편히 퀴어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다지만, 졸업 후에는 어떻게 퀴어한 삶을 꿈꿀 수 있을지 늘 고민하게 되는 내게 그분들은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오리엔테이션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게 다가온 오리엔테이션의 의미를 설명하려면 지원사업에 지원하기 전까지의 상황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여자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슈퍼큐트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해산된 슉을 전신으로 하며 2024년 2학기 발족했다. 회원수 10명 남짓의 작은 소모임이지만 슈퍼큐트와 퀴어를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2025년 여름에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부스로 참여했고, 겨울에는 교내에서 프리허그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6년이 되었다. 양식을 모두 맞춰 준동아리 등록을 신청했다. 내실 있게 4학기를 꾸려온 만큼 등록이 당연할 것이라 생각했다. 안일했다! 서류 심사에서부터 탈락하고 만 것이다. 준동아리 인준 실패와 여러 운영 상의 갈등이 겹쳐 솔직히 말하자면 더는 슈퍼큐트를 꾸려갈 자신이 없었다. 지쳤다고 해도 좋겠다. 그런 상황에서 지원사업 공고문을 보게 됐고, 감사하게도 최종 선정됐다.
오리엔테이션 날에는 우리를 포함해 총 8개의 팀이 모였다. 반가운 얼굴도 여럿 있었고, 처음 만난 얼굴도 많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우리’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모두를 보니 벅차서 눈물이 다 났다. 다른 팀들이 구상한 계획을 듣고, 슈퍼큐트의 계획을 공유하고, 지지하고, 지지받으며 한자리에 모였던 순간. 지친 마음이 한순간에 달아났다. 그 자리에는 벅참과 다시 뛸 원동력이 들어섰다. 이 자리를 빌려 지원금뿐만 아니라 컨설팅과 공간 지원, 다른 단위와의 연결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고 계신 친구사이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친구사이는 정글 같은 한국 사회 속에서 성소수자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든든한 울타리이자, 여러 단체가 모여 서로와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구심점이다. 이 단체와 함께하며 성장해나갈 나와 슈퍼큐트의 한 학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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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서울여자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슈퍼큐트' 팀 도진

지난 9월 30일, 친구사이 런아웃 팀의 레디, 액션! 지원사업 오리엔테이션에 서울여자대학교 슈퍼큐트 소속으로 참여했다. 런아웃 팀의 행사에 참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작년 9월, 런아웃의 첫 파일럿 캠페인인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부터 시작해 올해 초 국회에서 진행된 'RUNOUT 2026 정치 축제'의 정치 컨퍼런스와 리더십 워크숍, 그리고 올해 5월에 성수에서 열린 'SEOUL MAY DAY: 다양성' 행사까지. 런아웃이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길에 열심히 함께해 왔다.
2017년도부터 대학 성소수자 모임을 통해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해 온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그리고 현재 거대 양당의 기득권 중/노년 남성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계에 더 많은 다양성의 필요성을 깊게 느끼고 있고, 우리 사회에도, 특히 국회에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이 생기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소수 진보 정당 소속 청년 퀴어 여성인 사회적 소수자로서 LGBTQ+ 정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런아웃의 취지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사업 게시물을 봤을 때 우리 모임에 절실했던 기회라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의아했다. 청년 성소수자 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고 너무나도 귀한 사업이지만, 이것이 정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까?
그러다 OT에서 재훈님이 전달해 주신 태민님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후보가 있어도 같이 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이거(선거) 못 해." 그때 깨달았다. 나 역시 당에 가입한 후로 열심히 활동을 이어 왔지만, 아직 가입한 지 이제 1년이 겨우 넘은 신입 당원으로서 당 내에서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당 내에서든, 당 밖에서든 함께할 사람이 있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런아웃은 청년 모임을 키워 더 많은 활동가들, 더 많은 퀴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해 미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 퀴어 정치를 위한 마중물인 것이다. 지금 당장은 연관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으로 이어지는 나비 효과처럼 이 마중물이 끌어올린 물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미래가 증명할 것이다.
이번 사업의 키워드는 "연결"이다. 2년째 활동을 이어 오고 있지만 지금 학내에서 인지도 및 가시화도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 모임은 다른 학우들과의 연결, 학내 다른 모임들과의 연결, 그리고 다른 동아리들과의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결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과 마음을 잇는다. 아무리 보수적인 기독교 재단 대학이라 할지라도 온라인이 아닌 대면에서 서로 직접 마주하고, 얼굴을 보며 대화하면 우리의 마음 또한 연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준동아리 인준을 성공하고, 끝내 정동아리까지 되어 앞으로 미래의 성소수자 및 엘라이 학우들에게 이 유산을 계속 연결해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이번 사업을 디딤돌 삼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런아웃 팀과 친구사이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서서 끌어 주신 만큼 그 기대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 성장해 언젠가는 친구사이에 받은 만큼 돌려드릴 수 있을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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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LGBTQ+ 레디, 액션!
서울여자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슈퍼큐트' 팀 소민

우리의 광장이 번지는 곳에 왔다. 그렇다… 친구사이 사정전이다. 9월 30일 이곳에서 열린 〈YOUTH LGBTQ+ 레디, 액션!〉 오리엔테이션에서 친구사이의 역사와 지금의 활동을 엮어 소개를 맡았다. 그동안 창작을 병행하며 국가나 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때를 떠올렸다. 오리엔테이션에 갈 일이 많았고, 처음에는 자주 긴장했다. 실무 담당자들은 내가 일을 하도록 돕겠지만, 그들의 배경은 나와 너무 다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퀴어의 ‘퀴’ 자만 꺼내도 흐린 눈으로 공감할 것 같은 사람들과 무슨 유대감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 나른한 적개심도 있었다. 지금은 그들 역시 피곤한 몸으로 해내야 할 업무가 있는 노동자라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오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날 찾아온 사람들이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될 긴장까지 짊어지지는 않았으면 했다. 어느 때보다 끼스럽게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말합니다. “여러분, 저 그렇게 끼스럽지 않아요.” 끼스럽긴 한데, 그날 보신 것만큼은 아니라는 소리… 아무튼 설명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이 자리에 편하게 있어도 된다는 감각을 전하고 싶었다. 각자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사람들을 보며, 서로에 관한 많은 정보를 생략하고도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기뻤다. 학내에서 모임을 인정받기 어려운 사정이나 함께 활동할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이 오가고, 다른 팀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조언이 되는 듯했다.
언젠가 한국에는 서로 다른 계급과 배경의 사람들이 뒤섞이는 광장 문화가 일상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그래도 성소수자들에게는 그런 광장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마주치지 않았을 사람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만나 서로의 사정을 듣는 자리. 그날 사정전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친구사이 사무실은 광장이라 부르기엔 턱없이 작을 수 있다만…^^ 여기 모인 팀들이 각자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학교와 지역으로 돌아가 일을 벌인다면, 우리의 광장도 여기저기로 번질 수 있지 않을까. 어느 동네에 가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뒤섞일 자리가 있고, 그곳에서 다음 일을 상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유스 프라이드의 가장 큰 설렘은 그 미래를 지금 떠올릴 수 있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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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박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