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96호][활동스케치] #1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삭제한 교육부 규탄한 이야기| 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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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호][활동스케치]
#1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삭제한 교육부 규탄한 이야기

세종은 멉니다. 친구사이 기용이 9월 30일 세종에 교육부를 찾아갔습니다. 정부세종청사는 가까이 가도 정문이 어디인지 모르겠는 건물입니다. 교육부도 그렇습니다. 멀고, 크고, 안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건물을 보면서 이 건물의 아득함이 교육부와의 소통이 되지 않길 바라면서 문 앞에 섰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서 갔냐면, 배재고 야구부의 5·18 조롱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가 처음 만든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통째로 빠졌습니다. '성소수자', '커밍아웃'이라는 말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라는 기준도 지워졌습니다. 이유는 민원이었습니다. 시도교육청이 반대 민원 때문에 배포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검토위원 7인 중 6인이 반대했지만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학교성교육표준안 때도 무지개행동은 교육부 앞에 있었습니다. 11년이 지났고, 교육부가 "가치중립" 대신 "민원"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9월 30일 교육부 건물 앞에서 52개 단체가 교육부 청사 앞에 모였습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 청소년도 학교에 갑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당연한 말을 현수막으로 걸어야 하는 상황이 이 사태의 요약입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10명 중 7명이 교사로부터 혐오표현을 들었고, 탈학교 경험률은 17.4%로 또래의 여덟 배입니다.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이 열흘간 모은 189명의 응답 중 하나는 "내가 징그러운 사람이 된 것 같았다"였습니다. 남의 말 같지 않았습니다. 전교조 성소수자위원장은 이 삭제가 "성소수자는 차별을 당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라고 했습니다. 교사 부담을 덜겠다고 뺐는데, 정작 교사들은 혐오를 제지할 근거가 사라져 더 부담스러워진 것입니다.
핑계는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서울·울산 등 여러 교육청이 성소수자 내용을 넣으라고 의견을 냈고, 국회 입법조사처도 삭제가 혐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한 달째 묵묵부답이었고, 장관 면담 요청에도 답이 없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무지개행동 연대는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건물 앞에서 침묵의 항의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민원실에 189명의 요구가 담긴 면담요청서를 넣고 돌아왔습니다. 민원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것도 민원입니다.
차별금지법 없이 혐오·차별에 대응하겠다는 정부에서 행정기관은 매번 민원의 크기를 재서 누구를 보호할지 정합니다. 그 저울에서 성소수자는 늘 먼저 내려옵니다. 가이드북 한 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부는 "의견을 청취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청취는 오래 할 수 있습니다. 빨리 끝나지 않아도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우리는 더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세종은 멀지만, 또 갈 수 있습니다. 교육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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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심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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