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서 대기 할 때의 떨림.
무대에 서서 보이지 않는 관객들의 환호를 받고 노르마 형의 힘찬 지휘에 맞춰 시작된 공연,
그리고 끝난 뒤 이어진 뒷풀이까지. 어제 하루는 꿈만 같았습니다.
갈라 언니 말씀처럼 언제 또 우리가 이런 환대를 받으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오프닝부터 울컥하는 걸 참아야 했습니다. 지 보이스를 하기 전에 주변에서 '공연을 한 번 하고나면 그 감동으로 1년을 산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무대에 서보니 그 감동은 1년짜리 일 지 모르지만 기억은 아마 평생을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처음 서는 무대가 400석 규모의, 그것도 관객들로 가득찬 공연장이었으니 과분하고 잊지 못할 기회가 주어졌던 것 같네요.
독하게 노력했다고 말은 했지만, 그 말의 진심은 그만큼 힘들었다는게 아니었어요.
계속 가사를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게 만든 건 그만큼 이 일을 하고 싶었던 내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게이로 태어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과 인식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막막하기만 한 게 사실이거든요. 내가 가진 생각, 하고 있는 행동이 옳은 것인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구요. 하지만 지 보이스를 하면서는 내가 즐거운 일을, 좋은 일을, 옳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래에 빠져들고 그만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친구사이 회원들을 사귀고, 그들을 평상시에 만나면 언제나 친구사이 이야기와 지 보이스 노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 때는 나오기 전이라 왜 그렇게 모임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도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모임 이야기를 하고 노래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떠올리곤 합니다.
정신적 지주이자 항상 즐겁게 해주시는 갈라형
바쁘신 와중에도 언제나 챙겨주시는 기즈베형
먼저 말 걸어주시고 신경써주신 니콘형
항상 친절하시고 멋진 솔로 보여준 만수형
세심한 관심과 독려로 언제나 감사한 정남이형
고맙단 말로 부족한 샌더형
힘든 와중에 수고한 귀염둥이 지식이
앞으로가 기대되는 솔직한 매력의 성훈이
아쉽게 함께 하지 못한 디노형
역시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고 항상 받기만 한 것 같아 죄송한 티나형
롤모델 코러스보이형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친근하고 푸근한 명분이형
공연날까지 여러모로 챙겨주신 국영이형
바리톤의 친절한 일등 선장 가람이형
항상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한, 나의 어색함을 풀어주는 예쁜 성심이(눈물은 잊어주길)
착하고 속깊고 볼 수록 매력있는 혀코(너 역시 잊어주길)
노력의 귀감이시자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한 재경이형
과분할만큼 잘해주시는 미모의 경완이형
팔방미인 나미푸형
랩으로 무대를 평정한 성실함의 귀감 동우형
친구사이에 나를 있게 해준 기윤이
공연하면서 '멋지다'를 연발하게 한 노르마형
조용한 카리스마 민철이형
오프닝의 소리를 풍부하게 해준 삼군형
악보 넘기랴 눈화장 해주랴 수고했던 쏘핫
단원들 배려하면서 사회봐주신 광수형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주신 스탭분들!
무대를 총괄하며 땀흘리신 기호형을 비롯하여 단원들을 혼란으로부터 구원해준 라이카형, 데미지형 포함해 촬영, 영상, 사진, 각종 보조들로 너무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스탭 분들도 무대에선 분들처럼 한 분 한 분 말씀드려야 하는데 제가 모든 분들을 알지 못해 혹 빠뜨리는 실수를 할까봐 이처럼 언급하는 점 사과드립니다. 정말 잘 차려진 밥상 한 술 떠먹은 기분입니다.
내일 당장 치러야할 전공 시험을 앞두고 책을 펼쳐 들었는데 계속 공연의 기억이 떠올라서 글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큰일이네요. 정말 그 시간들이 꿈결같이 흘러갔습니다.
항상 다 지나고 나면 잘했던 기억, 좋았던 기억, 뿌듯했던 기억 보다 미안한 기억, 아쉬운 기억이 더 마음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연 때는 담담하다가 끝나고 나서 눈물을 흘렸나 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다음 공연을 기약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곡이 끝나고 살짝 남았다 사라지는 음의 잔영과 이어지는 우렁찬 박수 속에서 희열을 느끼며 공연 할 수 있다는 점 너무 좋았고 이 경험을 가능하게 한 지 보이스와 친구사이 언니 친구 동생들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사려 깊고 따듯한 후기도 감동이라는... ㅜㅁㅜ=b
(아, 후기 읽을수록 부럽고 고마운 이 기분은??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