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집에는 잘 들어가셨나요?
어느 덧 공연도 끝나 새로운 날이 되었네요.
작년에는 정말로 아득하게 느껴졌던 올 해 공연날짜도 이렇게 금새 인 것을 보면
내년에 또 보자는 광수형 말이 지금은 또 설레이네요.
뭐, 우린 곧 보겠지만요.
공연이 주는 벅찬 감정은 처음이나, 다섯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400석의 공연장 규모에 주눅도 들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그 400석이 기적처럼 가득 채워진 것을 보면서 벅차기 시작.
개인적인 감동과 지보이스 단원으로서의 감동이 버무려져서 공연 내내 흘러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참느라 애썼어요.
뭐, 앙코르에선 결국 참지못하고 눈물이 났지만요.
그래도 재우형이 일러준대로 눈물은 흘러도 노래는 꿋꿋히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친구들도 '잘봤어' 정도의 평이었는데,
올해는 '감동적이다' '뿌듯하다' '너무자랑스럽다' '일취월장했다' 등등 평이 너무 좋아 저도 너무 기뻤어요..
"나 울었어" 하며 제게 달려드는 친구들을 안아주면서 저도 눈물이 왈칵 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얼굴도 몰랐던 블로그 이웃분들도 여섯분이나 와주셔서 너무 반가웠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년 동안 속상해하시느라 바쁘셨을 언니들.
자리를 지켜주시는 것 만으로도 너무 든든하고 힘이 되요.
그리고 내색없이 잘 따라준 고마운 동생들.
내 앞가림 한다고 돌아보지 못하고 챙겨주지 못한게 항상 미안해요.
물론, 그래서 내 앞가림을 잘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지보이스가 나 하나 잘한다고 되는게 아닌데.. 내년에는 더 많이 신경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자리에서 잘 했으면 언니들이 속상할 일도, 또 동생들이 꾸중들을 일도 많이 줄었을텐데.
그걸 공연 준비 막바지에서야 깨닫고 저도 속이 상하더라구요.
또, 올해는 유독 묵묵히 열심히 해준 신입단원분들이 많아 오히려 제가 본받을 점이 많았어요.
공연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도 아쉽지만, 응원해 주셔서 힘이 많이 됐구요.
내년에는 꼭 함께해요.
지보이스는 매년 벅찰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수고 많이 하신 우리 스탭분들.
제가 감히 홀로 무대에 설 수 있었겠습니까.
그 자리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분들, 한 분 한 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올 해는 멋쟁이 스탭분들이 많아서 많이 보진 못했지만 공연날 즐겁고 편했어요.
개인적으로 작년에도 같은 바람이었지만, 올해도 생각해 봅니다.
이번 공연 멤버들 그대로, 나가는 단원은 없고 들어오는 단원만 있어서 내년에는 두 배, 아니 열 배 더 벅찼으면 하고 바랍니다.
- 뒷풀이 후기 -
오지 않을 것 같던 공연 두 시간은 정말 꿈같이 지나가 버렸어요.
뒷풀이때도 올해는 정말 정말 끝까지 있겠다고 다짐했는데,
2차 중반 무렵 부터는 기억이 잘 안나요.. 누구누구 있었는지도...
저는 왜 친구사이와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는 못하는 줄 알면서도 자꾸만 술을 마시게 되는 걸까요?
이만큼 모두가 편해져서 그런거겠죠.
뭐 아무튼 전 잘 들어왔습니다.
술에 취한 제 모습이 추하진 않았을까. 실수 하진 않았을까. 걱정되네요.
사람들한테 살짝 물어봤는데 별다른 힌트를 주지 않아요...ㅎㅎ
중간중간 기억나는건,
길 가다 왠 버스가 지나가길래
"아직도 버스가 안끊겼네?!"
했더니 성민이가
"아직도가 아니라 이제 첫차가 다니기 시작하는 거거든?" 하더라구요.
공연도 뒷풀이도 순식간이네요 정말.
암튼 택시타고 집에 들어오니 여섯시쯤 되었더라구요.
3차 안가고 길에서 뒹굴고 있었거든요.
택시에서 내려서 집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덕분에 집에서 오후까지 잠만 잤어요.
그 밤에 펑펑 울던 몇몇 분들 덕분에 저도 눈이 팅팅 부었어요.
이상한 건 전 집에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쓰러졌는데..
방금 엄마가 아침 10시쯤 제 방 문을 열어봤는데 제가 분명 없었다고..
침대가 텅텅 비어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이게 왠 미스테리.
좌우지간 미르의 말을 빌어, 모든게 꿈 꾼 듯 지나간 하루였는데.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분홍색 삔을 발견하고는 왜인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혹 내가 울린거니? 그럼 미안~ㅎㅎ 나도 울컥해서 앵콜 끝나고 고개 숙인거라..--;;
여튼 수고가 많았어..특히 더더욱 올해 공연은..^^
올해는 벌여논 일들이 많아 예전처럼 신경을 쓰지 못해 G-Voice가 어떻게 되는지 그냥 귀동냥으로 들었는데..디자인까지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어..인재야 인재..ㅎ
커피는 날 잡아서 한잔? ㅎㅎ 이제 당분간 일요일 오후는 한가 하잖아~
푹 쉬어..^^ 친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