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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96호][성장보고] 숫자로 보는 친구사이 ③ 세지 못한 것들
2026-11-06 오후 16:08:51
기간 10월 

 

 

[196호][성장보고]

숫자로 보는 친구사이
③ 세지 못한 것들

 

3편_그래프.png

 

 

두 편에 걸쳐 돈을 세었다. 들어온 돈과 나간 돈. 장부에 적힌 것은 거기까지였다.

마지막으로는 돈이 아닌 것을 세어보려 한다. 회계는 사람이 온 것을 적지 않지만, 다른 곳에는 적혀 있었다.

 

 

chingusai_logo.png 하나. 1,467번

 

마음연결 게시판에 올라온 상담 글은 지금까지 1,467건이다. 첫 글은 2015년 11월 3일에 올라왔다.

2023년까지 여덟 해 동안 921건이 쌓였다. 그리고 2024년에 143건, 지난해 195건, 올해는 10월 26일까지 208건이다. 열한 해 치 가운데 3분의 1이 최근 세 해에 올라온 셈이다. 한 달 평균으로 치면 아홉 건에서 스물한 건이 되었다.

모든 글에는 48시간 안에 답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다. 한 해 200번 가까이, 누군가 한밤중에 글을 썼고 누군가 그 글에 답을 썼다.

답을 쓴 쪽은 오랫동안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야 한 건에 5천 원의 활동비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 기준으로 2024년과 지난해의 338건을 환산하면 169만 원어치인데, 그 두 해에는 한 푼도 나가지 않았다. 올해도 208건 가운데 실제로 지급된 것은 17만 원뿐이다.

 

 

chingusai_logo.png 둘. 590시간

 

전화상담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여덟 시부터 열 시 반까지 열린다. 한 회에 두 시간 반이다.

그 시간을 지키려고 사무실을 찾은 사람이 2024년에 77명, 지난해 95명, 올해 64명이었다. 모두 236명이다. 시간으로 치면 590시간이다.

이분들은 모두 비상근이고 무보수다. 장부에 남는 것은 한 회에 2만 원씩 드리는 실비뿐이다. 세 해 동안 472만 원이 나갔다.

236명이 590시간을 썼고, 장부에는 472만 원이 적혔다. 시간으로 나누면 한 시간에 8천 원이다. 이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회계가 적을 수 있는 것은 실비뿐이고, 그 저녁들은 적히지 않는다.

같은 방식으로 셀 수 있는 자리가 하나 더 있다. 무지개연결 캠페인이다. 거리에 부스를 열고 사람을 만나는 일인데, 여기도 한 회차에 2만 원의 실비가 나간다. 세 해 동안 146명이 함께했고, 그중 92명이 올해다. 지난 두 해를 합친 것의 갑절이 넘는다.

 

 

chingusai_logo.png 셋. 매주 일요일, 격주 일요일, 한 달에 두 번

 

지보이스는 매주 일요일에 모여 노래한다. 한 해 쉰 번이다.

마린보이는 격주 일요일에 충무스포츠센터에서 수영한다. 공휴일에 쉬는 날을 빼면 한 해 스물두 번이다. 책읽당은 한 달에 두 번 책을 읽는다. 한 해 스물네 번이다.

셋을 합치면 아흔여섯 번. 언니의 분장실까지 치면 백 번이 넘는다.

열 해 넘게 이어진 모임도 있고, 날짜를 정해 공지를 올리고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 10월 18일에 열린 지보이스 정기공연에는 260여 명이 왔다.

 

 

chingusai_logo.png 넷. 552, 673, 687

 

참여비를 낸 사람 수다.

참여비는 한 사람이 한 번씩 따로 내기 때문에, 들어온 건수를 세면 그 자리에 온 사람 수가 나온다. 2024년에 552번, 지난해 673번, 올해는 10월까지 687번이었다. 두 달을 남기고 이미 가장 많은 해가 되었다.

아직 하트나잇볼과 낭독회, 총회, 송년회가 남아 있다.

참여비가 없는 자리는 다른 데서 센다. 올해부터 행사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참석 기록이 남게 되었는데, 런아웃 행사에만 135명이 다녀갔다. 5월 서울 메이데이에 19명, 성소수자와 정치를 다룬 북토크에 19명, 7월 힐링캠프에 17명. 부산에서 연 상영회에 16명이 왔고, 일본에서 온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과의 대화모임에 15명이 모였다. 마포와 부산과 여의도를 오가며 열 번의 자리를 열었다.

퀴어들의 산책모임은 또 다른 방식으로 센다. 참여자에게 한 번에 만 원씩 활동비를 드리고 전표를 한 건씩 남기기 때문에, 전표를 세면 걸은 사람이 나온다. 2024년부터 지금까지 871명이다. 반년에 두 차례씩 열리고 여름에는 쉬어가니, 한 해 네 번의 계절을 함께 걸은 사람들이다.

지난해 새로 생긴 사별자 자조모임에는 스무 명이 참여비를 냈다. 먼저 떠난 사람을 두고 남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다. 2025년 일곱 번, 올해 열세 번 열렸다.

그래도 세어지지 않는 것이 남는다. 무료로 여는 강연도, 그저 사무실에 들른 걸음도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chingusai_logo.png 다섯. 기부가 줄어드는 시대에

 

지난해 한국인 기부자 한 사람이 1년 동안 낸 기부금은 평균 25만 원이었다. 여러 단체에 나누어 낸 것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2021년에는 32만 4천 원, 2023년에는 26만 2천 원이었다. 계속 줄고 있다.

기부에 참여한 사람의 비율도 2021년 61.2%, 2023년 59.8%, 지난해 57.1%로 세 차례 연속 내려갔다.

같은 해 친구사이 정기후원자 한 사람이 보낸 돈은 19만 8천 원이었다. 친구사이 한 곳에만 보낸 돈이다.

그리고 그 몇 해 사이, 정기후원자는 491명에서 630명이 되었다. 139명이 늘었다. 기부가 줄어드는 시기에 여기는 늘었다.

 

 

 

chingusai_logo.png 여섯. 장부에 적히지 않은 것들

 

이 연재를 쓰며 알게 된 것이 있다. 적히지 않았을 뿐 값을 지닌 일이 꽤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곳간이 비었을 때 두 달 사이 예순일곱 번의 송금이 도착했다. 많이 보낸 사람도 있고 적게 보낸 사람도 있었지만, 장부를 정리하는 입장에서 그 구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예순일곱 줄로 그해를 넘겼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사무실에서 쉰 번의 모임이 열렸다. 밖에서 빌렸다면 한 해 1,800만 원이 들었을 자리다. 방이 비어 있었다면 한 푼도 아껴지지 않았을 테니, 그 1,800만 원은 그 자리에 온 사람들이 만든 숫자다.

소식지를 자주 열어보는 분들은 후원을 더 오래 이어갔다. 그런데 금액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 많이 읽는다고 더 내는 것은 아니었다. 읽는 일이 곧 남는 일이었다. 그 소식지를 보내는 데 드는 값은 한 달에 2만 7천 원이다. 세 해 동안 한 번도 달라지지 않았다.

연대분담금이라는 항목도 있다. 세 해 동안 여덟 곳에 201만 원이 나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매달 만 원씩 서른네 달, 가족구성권연구소에 72만 원, 무지개행동에 44만 원, 그리고 HIV·AIDS 인권운동네트워크와 비온뒤무지개재단과 인권교육센터 들과 코인넷과 퀴어팔레스타인연대에. 큰돈은 아니다. 다만 한 달도 거르지 않았다는 것이 이 줄들이 말해주는 전부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셀 수 있었던 것들이다. 셀 수 없었던 것은 더 많다. 친구를 데려온 일, 행사 끝나고 의자를 접은 일, 처음 온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일, 어떤 글에 조용히 답을 단 일.

 

 

 

chingusai_logo.png 일곱. 그래서

 

세 편에 걸쳐 숫자를 늘어놓았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하나였다. 이 장부의 거의 모든 줄에 사람이 있다는 것.

매달 만 원을 보내는 사람이 있고, 사정을 듣고 그달에 큰 돈을 보낸 사람이 있다. 공연 티켓을 사는 사람이 있고, 뒷정리를 하고 가는 사람이 있다. 장부에 한 줄도 남기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친구사이를 소개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회계는 이것을 계정별로 나누어 적어야 한다. 그것이 회계의 일이다. 하지만 나누어 적힌 것들을 다시 합쳐놓고 보면, 거기 남는 것은 결국 관계다.

어떤 방식으로 함께하셨든 상관없다. 우리는 그 모든 방식을 환영한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의 친구가 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는 친구사이, 세 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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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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