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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호][활동보고] 4월을 또 이렇게 기억합니다.
2024-05-02 오후 16: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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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4월 

 

4월을 또 이렇게 기억합니다.

 

 

 

올 4월은 친구사이가 연대하고 있는 여러 단체의 행사에 많이 방문한 달이었습니다.

 

4월 13일에는 비온뒤무지개단이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후원주점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맞이할 두 번째 10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친구사이도 후원주점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4월 25일에는 최초의 공익변호사 단체인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20주년 기념 행사 “바랐던 바라던 바라는”이 있었습니다. 수임료를 받지 않고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공감은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개선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인데요. 제1회 무지개인권상 수상자인 정정훈 변호사, 제6회 무지개인권상 수상자인 장서연 변호사가 공감에서 활동했고, 활동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위 단체의 10주년, 20주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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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20주년 기념행사 '바랐던 바라던 바라는'

 

 

 

최근에 종로구에 사무실 공간을 잡아 활동하는 단체들이 있어서 집들이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4월 2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가 혜화동로터리 근처에 사무 공간을 잡아 집들이를 했습니다.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고, 자유롭고 건강하게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와 평등한 자원을 통해 서로가 힘을 키워나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2019년에 설립되었는데 올해 드디어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네요. 그날 집들이의 백미는 셰어의 공혜원 사무국장님이 읽은 축문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 한 부분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셰어를 찾아오는 이들마다 일하는 시간은 줄이고 자위와 섹스와 또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는 시간 충만하게 하시고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즐거움을 찾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지 않게 하시고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만나는 파트너들과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욕망을 입으로 몸으로 나누는 일에 솔직하게 하시고

 

… 중략…

 

차별하고 혐오하고 멸시하는 혓바닥과 주둥이 꽁꽁 묶어 저기 저잣거리에 던져 주시고

저들이 금하는 것은 서로를 살펴 긍지가 되게 하시고

사는 일이 문란해도 앞길만은 쭉쭉 펼쳐

그저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상, 한 발 한 발 조명 비춰 헛발 딛지 않고,

적당히 텐션 올려 주시기를 비옵니다.

 

▲ 4월 2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의 집들이 축문 중

 

 

 

지난 4월 19일에는 종로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한 ‘HIV/AIDS 인권행동 알’의 집들이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이란 이름으로 2011년 12월 1일에 설립된 알은 어느 새 활동한지 13년째가 되었습니다. 작년 하반기 부터 ‘알은 새둥지가 필요해’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사무실 공간 마련을 위해 힘을 모았는데요. 드디어 지난 4월 19일 알의 첫 보금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이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단체명을 ‘HIV/AIDS 인권행동 알’로 단체명을 변경했고, 공간을 ‘알집’으로 부르기로 하였다고 하네요. 사무공간을 통해 더 활동을 이어갈 알의 활동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평등하고 차별없이 누릴 수 있는 성적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셰어와 알, 친구사이가 공교롭게 종로에 인근에 같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또한 너무 반갑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 성적 낙인과 차별에 맞서면서 서로가 안전하면서도 즐겁게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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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V/AIDS  인권행동 '알' 집들이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어느 새 10년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우리가 만들었던 역사는 애도의 순간을 사회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였습니다. 사회적 아픔에 함께 연대하자는 시민들의 이야기들이 애도의 순간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진실규명이 요원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한국 사회에 곳곳에 ‘생명 존중’ , ‘안전 사회’ , ‘피해자 권리’ 등의 언어가 잊히지 않도록 한 시간이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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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홍세화 선생님 빈소에서

 

 

 

한국 사회의 지식인으로서, 똘레랑스와 겸손을 강조하셨던 홍세화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고수미 회원(3월 26일)과 카노 회원(4월 3일)은 아버지를, 박기호 회원(4월 16일)은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 보낸 안타까운 4월이었습니다. 그래도 함께 모여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데 함께 할 수 있었고, 그 순간을 기억하며 다시 삶을 이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잔인한 4월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역사를 이어가는 과정에 함께 마음을 보탤 수 있었고, 그 순간을 잘 기억하자는 마음이 가득한 자리였습니다. 10년, 20년 동안 역사를 이어온 단체의 설립을 축하하고 응원하기 위해 후원하고, 새롭게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단체의 활동을 응원하기에 후원하고, 그리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보낸 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찾아가 마음을 보태는 일들이 있어 잔인한지 않았던 4월이었습니다. 그 4월을 또 이렇게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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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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