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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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y한 퀴어가 되기
가을과 겨울의 경계가 이제는 11월 사이에서 자리잡는 것 같습니다. 11월의 시작은 덥더니 11월의 끝은 한겨울 날씨입니다. 11월에 있었던 ‘기후정의와 퀴어’ 교육에서 지금의 전세계 기후 위기 상황을 보았을 때, 이제는 더 이상 다른 곳의 이야기로만 생각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공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상황과 퀴어들의 취약한 인권 현실이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마주하며, 기후정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들로 모아졌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기후정의와 퀴어’ 워크숍 때 참여자들의 구호 중에 지구를 지키자는 뜻으로 ‘SEXY 지구’ 구호가 있었습니다. SEXY한 지구, SEXY한 퀴어로 기후위기 속에서도 살아남고자 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11월 친구사이의 하이라이트는 친구사이의 논의 기구 중 가장 중요한 자리인 친구사이 정기총회입니다. 11월 25일(토) 오후 7시 낙원상가 내 엔피오피아홀에서 정회원 46명의 참석으로 재적 정회원의 과반 이상이 참여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친구사이의 상/하반기 결산 인준과 내년 예산안 승인, 대표와 감사 선출이 주요 안건입니다. 여기에 올해의 안건은 작년에 이어 뒤에서 다룰 회칙 개정안이 추가되었습니다. 아직 12월까지 회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사이 정기총회에서는 1월~10월 사이의 결산 내역을 인준받고, 내년 1월에 추가로 2023년 1월~12월 한해 결산을 추가로 보고하는 절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 정기총회 시기와 통상의 회계 기준 또는 사업 진행 과정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친구사이 정기총회 시기의 조정에 대한 부분으로, 차후에 회칙 개정과 결부하여 함께 논의하려고 합니다.
2023년 10월까지의 전체 지출 및 수입은 60% 정도의 진도율을 보이며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2023년 예산안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3인 체제 운영을 목표로 짜여진 예산안이라, 수입과 지출의 진도율이 작년 인준안에 비해 다소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며 2023년 결산안 인준을 받았습니다. 또한 2024년 예산안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내년 예산안의 특이점은, 항상 논의는 되었으나 실행되지 못한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3인 체제를 실행하자는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정기 후원 증진 및 특별후원, 후원 사업 등의 모금 기획이 정리되었습니다. 현 2023년 대표와 사무국, 재정모금팀장의 논의를 거쳐 11월 운영위에 심의를 거친 안이기도 하지만, 세부적으로 계획의 부족한 점에 대한 현장에서의 정회원 분들의 소중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점을 더 보완하고, 내년 30주년을 맞아 친구사이 활동과 사업 등을 잘 실행하기 위한 3인 활동가 체제의 중요성에 대해 현장의 정회원들이 공감해주셨고, 더불어 친구사이의 사업에 대한 재정건전성에 대해 좀더 노력하자는 의견들도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논의에 함께 해주신 정회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회칙 개정안도 의결하였습니다. 기존의 정기모임 참여를 통해 유지한 정회원 자격과 관련해서, 회칙이 제정된 때와는 달라진 지금의 성소수자 커뮤니티 환경을 적용하고, 친구사이 내에서도 정기모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기모임을 포함하여 소모임, 교육 및 운영위원회에서 인정한 주요 행사에 5개월 내에 3회 참여할 때 정회원 지위를 취득하도록 개정하였고, 정회원 지위 역시 이러한 ‘친구사이 주요 행사’를 참여하는 것으로 변경하였습니다.
더불어 총회 개회를 위한 위임을 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였습니다. 총회 참여가 불가능한 정회원들의 총회 개회를 위한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단 이 위임은 개회정족수에는 적용되지만, 결산 인준과 예산안 승인 및 대표와 감사 선출 투표와 관련한 의결정족수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한 논의 과정 역시 회원들의 총회 참여의 필요성 및 민주적 원칙의 강조 등이 환기되었습니다. 친구사이 정회원이라면 가능한 한 총회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회원들의 주된 논의였습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총회 참여가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는 정회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회정족수에 위임을 할 수 있도록 회칙을 개정하였습니다. 이 논의에 활발하게 참여해주신 정회원 분들께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와 대표 선출이 있었습니다. 감사로 박재현 정회원과 현식 정회원이 후보 추천을 받았고, 각각 42표와 44표를 얻어 2024년 감사로 선출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2024년 친구사이 대표로 일지 현 대표가 출마하여 총투표수 46표 중 찬성 43표, 반대 2표, 무효 1표로 과반을 넘어, 올해에 이어 내년 2024년도 친구사이 대표로 일지 현 대표님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선거 초반에 제이크 정회원님이 후보로 출마하기도 하였으나, 아쉽게도 중도에 사퇴하면서 일지 현 대표님의 단일 출마로 치룬 선거였습니다. 일지 현 대표는 내년이 친구사이 30주년인 만큼 의미있고 중요한 해가 되겠지만, 동시에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친구사이와 함께 하려는 모든 회원들에게 따뜻한 햇살 같은 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3년 동안 이어질 대표로서의 역할과 책임이 무거운 만큼, 친구사이 회원들이 함께 하겠다는 약속으로 진행된 대표 선거였습니다.
내년은 친구사이의 30주년이기도 하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 함께 준비하고 힘을 모으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내년 30주년, 친구사이는 더 많은 게이커뮤니티의 일원들과 불평등에 대응하고, 우리가 경험한 차별의 역사를 '게이스토리'로 남기면서, 커뮤니티 일원들이 당당하게 나이 들면서 서로를 돌보고 축하하는 해로 남기고자 합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함께 마주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친구사이 회원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는 비단 친구사이 30주년이어서가 아니라, SEXY한 퀴어로서 늙어가기 위한 과정일 것입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