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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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30
: 단편소설집 『햇빛 기다리기』 박선우 작가 초청 모임(3.11.) 후기

몇 해 전 박선우 작가의 『우리는 같은 곳에서』를 읽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랑에 관하여 천착한 것을 감성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글맛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선우 작가는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다음 단행본은 언제 나올까 기다리다가 잊고 살아가던 중, 작년 10월에 두 번째 단행본 『햇빛 기다리기』가 출간되어 바로 구매하여 읽었고, 나는 또 다시 행복해졌다. 책을 읽으며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이 생겼고, 운 좋게도 책읽당에서 『햇빛 기다리기』로 작가초청모임을 진행한다 하여 곧바로 신청했다.
모임에서 본 박선우 작가에 대한 인상은 ‘꾸밈없다’였다.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에 전혀 포장하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답변해주는 모습에서 고마움을 느꼈다. 그날 나의 모임 참가 목적은 책을 읽으며 생긴 궁금증 해소였다. 모임 진행을 맡은 플로우가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마자 나는 질문을 던졌고, 박선우 작가는 웃으며 ‘이렇게 다짜고짜 시작하는 거군요.’라고 말을 받았다. 그 답변에서 격의 없음과 소탈함이 느껴졌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질문으로 단행본 중 어떤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는지 물었고, 제일 최근에 쓴 '이 세상의 것' 이라는 답을 들었다. 나는 '이 세상의 것'이 날씨의 이미지가 잘 활용된 감각적인 묘사가 좋긴 했지만, ‘누군가를 마음 속에 품고 있다면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단상을 다룬다는 점 외에는 인상깊은 작품은 아니었다. 역시 소설의 가치는 독자 또한 적극적으로 부여한다고 느꼈고, 내 마음으로 가장 깊이 다가왔던 단편 '남아있는 마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남아있는 마음'은 누군가를 마음 속에 품고 사는 것 또한 폴리아모리로 볼 수 있지 않냐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는데, 이 단편을 읽고 난 후로 내 마음 속의 무언가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아서 무척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박선우 작가에게 고수의 비법을 얻고 싶은 마음에 조금 어리석은 질문을 했다. 도대체 이런 통찰은 어떻게 얻어내서 작품에 녹여내는 거냐고.
박선우 작가는 해당 주제에 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역시 무언가를 쓰려면 그만큼의 경험,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고, 소설쓰기가 녹록치 않은 작업임을 재확인하였다. 한편으론 나도 한 번 소설쓰기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박선우 작가의 다른 대답을 듣고 난 후였다. '남아있는 마음'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나’와 직장 동료가 ‘소설 쓰기’에 관해 대화하는 장면이다. 직장 동료는 ‘나’에게 소설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것이라 충고하지만, ‘나’는 소설이란 꾸며낸 이야기를 통해 진실을 전달하는 것일 뿐이라고 응수한다. 작가의 고민이 드러난 대목이라 생각되어, 소설 쓰기에 관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박선우 작가에게 물었다. 그의 대답을 정리하자면 동일한 사건이더라도 결국 내 주관 하에 해석되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 소설적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나’와 직장 동료 둘 다 맞는 말을 한 것이다.
작가초청모임은 박선우 작가의 성실하고 자세한 답변과 플로우의 매끄러운 사회 아래 물 흐르듯이 진행되었다. 나는 좋아하는 책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행사였고, 생각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어 행복했다. 진지하고 무거운 얘기만 한 건 아니었다. '결혼식 가는 길'이라는 단편에서 마지막 장면에 축의금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 얼마를 넣어야 할지 진지하게 작가와 책읽당원들이 함께 고민해 보기도 했는데, 그 중 한 당원이 현실적으로 명쾌하게 금액을 정리해 주었다. 이 또한 즐거운 기억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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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당 당원 /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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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러 왔어요^^ 현장 분위기 넘 좋았겠어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