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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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15
: 책읽당, 인터뷰 문집 만들기로 결정하다
책읽당, 인터뷰 문집 만들기로 결정하다
책읽당은 본래 ‘읽는 모임’이지만 1년에 한 번은 글을 쓰기도 합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무언가 쓰기로 작정하고 분주해지곤 하지요. 올해는 ‘인터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원들이 서로를 인터뷰해서 궁금했던 질문들을 던지고, 인터뷰이의 답변과 현장의 분위기를 글로 담아냄으로써 참가한 당원 숫자만큼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로 한거죠. 그렇게 열여섯 명이 모였고, 열여섯 번의 인터뷰 모임을 가졌습니다. 책읽당원들은 서로 혹은 자기자신의 인생을 취재하고 꽤 멋진 결과물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쿨병걸린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인터뷰에 앞서 우리는 진지한 질문에 조금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얼마 전 책읽당원들은 몇가지 가벼운 공통질문에 기반해 서로의 생각들을 가볍게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소식지를 통해서는 그 현장을 가볍게 엿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사전 공유한 질문에 대해 각자가 준비해온 답을 짧게 말하는 방식으로 모임은 진행됐습니다.
'내 마음을 여는 단어’가 있다면?
바다: ‘바다’다. 고향(제주도)가서 쉴 때, 수고했어 토닥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 전에 여름휴가로 가서 밤바다를 보고왔는데. 방파제에서 수면에 횟집 불빛이 비치는 걸 봤는데 혼란스러웠던 마음도 가라앉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을기: ‘남자’. 30년 이상 남자 이야기를 못하고 지내다보니 회사에서도 우연찮게 발견한 게이들과 술먹고 이런저런 남자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영화나 소설 이야기 해봤지만 남자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 그간 책읽당은 남자이야기에 박하지 않았는가.
우석: 제일 좋아하는 과일로 ‘자몽’. 맛과 향도 좋고 과일 자체도 좋다. 또는 공부하는 주제. 에코페미니즘과 퀴어이론, 동물 등.
묵이: ‘인삿말’이다. 먼저 와서 인사해주는 사람이 좋다. 내향적인 성격이다보니.
민트: ‘동물’ 좋아한다. 아니면 공감할 만한 주제를 가진 음악이나 사진.
멧비: ‘조경’에 대해 말하면 좋다. 상대방의 다른 꿈도 이야기하면 좋겠다.
단우: ‘대화’다. 대화는 사람에 대해 노력하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고, 귀찮음을 뛰어넘는 친절함이다.
럼: ‘실없는 농담’이다. 농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편이지만 개그코드가 맞았으면 하고, 또 소소하고 대단치 않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
살모넬라: ‘책이나 영화나 먹는 이야기’가 좋다. 요새 ‘장마에 대한 혐오감’을 공감해줘도 좋다.
청공: ‘배려, 존중, 따뜻함’ 관심사가 맞으면 깊어질 수 있겠지만 마음을 여는 것 자체는 존재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구: ‘따뜻한 말 한마디’. 같은 이름의 드라마가 있다. 박서준이 출연한다. 아니면 ‘여행’ 이야기를 하면 재밌더라.
주용: ‘스며듦’이다. 또는 유튜브. 수영. 귀여운 고양이 동영상. 야식 월드컵. 등.
각자 MBTI를 공개하고, 본인과 잘 맞는지 소개해본다면?(*INFP 많음 주의)
바다: ISFJ. 내향적 직관형이자 용감한 수호자가 나왔다. 대충 맞지만 S와 N이 비슷해서 엎치락뒤치락 하기도 한다.
을기: ENFJ-A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그런데 가면갈수록 안녕과 보신과 안락을 좇는 방향으로 변하는 듯. 겸연쩍다. 불의를 봤을 때 아직 분노하는 기질은 아직 있다. 즉흥적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계획적인 사람이더라. 일을 하면서 길들여진 것 아닐까 싶다. 요새는 계획이 없으면 불안하다.
우석: ISFJ-T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내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안정적인 삶을 중시. 내향. 인간적인 관계 중시. 세심하고 계획적이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계획이 있어야 편안하다. 내성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큰데 그걸 굉장히 좋아한다.
묵이: ISFP-A, 호기심 많은 예술가가 나왔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재충전을 위해 타인의 칭찬에 약해서 무책임하거나 무모할 때가 있다. 신랄하거나 진중치 않은 비판을 마주했을 때 욱하기도 한다.
민트: 저도 ISFP-A가 나왔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차갑게 보이는 순둥이라고 돼 있는데 맞는 것 같다.
멧비: INFP가 나왔다. 100% 나로 보일 정도로 잘 써놨다. 이상주의자에 내적신념 뚜렷. 상상력 풍부 등등 돈을 되게 헤프게 쓰는 것까지.. 회사생활 하는 게 기적이라고들 말한다.
단우: INFP-T. 인프피라고 하더라. 말하기 전에 가상시뮬레이션 한다. 싸우고 나서 자기전에 생각난다. 진짜 친한 친구에게는 또라이. 어중간한 친구는 아는척 않는 점 등이 맞는 것 같다.
럼: INFP. 어릴 때 ISTJ 나오기도. 그때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크면서 바뀌었다. 앞서 말한 분들의 이야기들을 공감했다. 정리정돈을 못한다고 돼 있는데 정리정돈은 잘 하는 편.
살모넬라: INFP가 나왔다. 종종 깊은 생각을 하나 연락을 끊고 은둔자 생활을 한다.
청공: INFP. 잔다르크형이라고 불리는 것에 공감을 많이 한다. 정신적으로 혼자 힘들어하는 경우가 잦다. 언어능력이 좋다는데 그렇지는 않은 듯.
리버: INFP-T 친한친구 앞에서 또라이가 된다는데 그런 것 같다. 몇 년 전에도 똑같은게 나왔다.
주용: 선의의 옹호자 INFJ가 나왔다. 나긋나긋함 뒤에 강직함이나, 의견을 강력 피력할 줄 알고 지칠줄 모르고 투쟁한다는 점이 맞는 것 같다. 사교성이 많다고들 하는데 없는 편이다.
당신과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바다: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너를 만나려면 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더라. 답정너 스타일이라(웃음). 그리고 나를 기다려주는 태도를 가지면 좋겠다. 훅 들어오기보다는 내가 마음이 열릴때까지 기다려주는 사람이었으면.
을기: 다같이 일하는 장면에서 꾀부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좋다. 요령피우고 빠지는 사람 증오한다. 반면 무슨 일을 할 때 묵묵히 하는 친구들 보면 어떻게든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우석: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은 아니다보니. 관계를 시작하려면 상대방이 접근해주면 좋은 것 같고.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도 접근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것도 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묵이: 신뢰가 쌓이는 동안 걸리는 시간을 기다려주면 좋겠다.
민트: 집에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다는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이면 좋겠다. 맛집탐방이나 체험, 이런 걸 좋아해서 취향이 맞아야 한다. 자주 만나는 게 크다. 횟수를 거듭하다보면 제 일상에 상대방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 같다.
멧비: 친구들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수 있다. 내가 워낙 풀이나 고양이 보고, 다른 곳에 정신팔고 하기도 하는데 그걸 좀 받아주고 즐겨주고 반응해주는 사람. 그게 아니라면 아주 다르지만 그걸 뚫고 들어오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 같다. 대화 속도와 가치관이 맞는 사람이 오래 남았다.
단우: 시간이 필요하다. 저랑 친해지려면 오래 공들여야 한다. 15-20년 된 친구들이 있는가하면 운이 좋아서 캐미가 잘맞아서 급하게 친해지는 경우도 있긴 하다. 편지 주고받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주는 사람. 편지라는게 굉장한 매개물이라고 생각한다. 가치관이 달라도. 듣기 껄끄러운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 달라도 존중해주는 사람.
럼: 앞서 말한 것들에 다 해당된다. 말하는게 설령 재미가 없더라도 노력을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 친하더라도 연락이 주기적으로 안 되면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생각되서 멀어지는 것 같다. 너무 업된 사람보다는 잔잔한 감성이 있으면 좋겠다.
살모넬라: 시간과 공간. 즐거운 일이 쌓여야 관계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관계에 대해 기대가 크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고, 부담주지 않는 관계를 지향하면 좋겠다.
청공: 취미가 맞아야 한다. 노래방이나 게임이나. 연락하는 데 별로 신경 안쓰는 편인데. 6개월만에 만난 친구와도 반갑게 교류했다. 나만의 것을 말하자면 철학/심리학을 공부했는데 지식에 대한 관심이 겹치면 좋겠다.
리버: 나는 투머치토커들이랑 친한 것 같다. 남의 얘기도 잘 들어주고 관심도 많은 것 같다.
주용: 나의 눈치없음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너무 잘생기면 친구 이상으로 가고 싶을 것 같아서 싫다.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책/영화/노래/인물 등)
바다: 노래 중 유희열, <여름날>이다. 노래가사처럼 내가 소중한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주로 친구들이다. 공부하려고 서울 왔을 때, 밤에 아무도 없는 길거리에서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이었다. 고향 향수병이 깊기도 했었고. 이 노래로 마음을 많이 달랬다.
을기: 3~4년 전부터 뮤지컬이나 연극 보는 취미가 생겼다. 배우들을 따라다니며 본다. 중국소설들을 보는데 나오는 속담들이 되게 와 닿는게 많다. 토끼도 제 굴앞에 풀은 뜯어먹지 않는다, 라든지, ‘나무는 뿌리가 상하면 죽고 사람은 낯이 깎이면 죽는다’라든지.
우석: 최근 좋아하는 작가는 은유 작가님. 좋아하는 이유는 나도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다. 영화는 생각나는게 많은데 <카모메 식당>. <리틀 포레스트>. <콜미바이유어네임>. <캐롤> 그리고 팀버튼 영화 대체로 다 좋아한다. 노래는 폴킴.
묵이: 노래 중에 <걱정에서 어른까지> 무슨일이 있으면 실수한 건 없나, 밤에 생각하며 이불킥하며 걱정하는 편인데 그런 고민을 ‘붙잡지 말고 흘러가는대로 두면 된다’ 말해주는 가사라서 좋아한다.
민트: <외로운 동물> 바쁜 일상을 마감할 때. 뭔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바쁜 매일을 보내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잘 위로하는 곡이다.
멧비: 헤르만 헤세 수필집들을 좋아하는데 <나무들> 좋아한다. 가치관을 많이 형성해줬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서 기억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영화는 지브리 영화들 좋아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원령공주 같은 코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인물로는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아이번. 요새 이랑 노래를 좋아한다.
단우: 내가 좋아하는 건 영화. <파니핑크>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공통점은 세계관이 확고하고 고집불통인 사람들이 주인공인데, 사람이 사소한 계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는게 굉장히 감동적이다. 책은 하석란 소설 <곰팡이꽃>. 덕후기질이 많아서 15년째 좋아하는 소설이다. 읽고나면 뒤통수 맞은 느낌이 든다.
럼: 노래는 윤종신 노래. 사랑얘기보다는 일상의 소재. 요새는 <수목원에서> 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영화는 <데몰리션>.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인데 아내의 죽음에 대해 뒤늦게 슬픔이 밀려오고 일상이 무너져가는 과정들을 그렸다. 사람이 무너지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들의 인생이 다들 완벽하고 아름답지 않은데 모여서 모험을 하는 것이 재밌다. 문학작품으로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주인공들이 다들 실패하고 쓸쓸한 사람들인데 그 중에서도 아름다움 발견할 수 있어 좋다. 특히 <남아있는 나날>이라는 책. 그걸 보고 좀 위안을 얻었다.
살모넬라: 음악으로는. 달빛요정 <스끼다시 내인생> 재치있고 한탄스러운 가사들 ‘언제쯤 사시미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가사가 있는데 좋다. 영화는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건 <유전> <아리에스터> <미드소마>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등.
청공: 인물을 말하면 유시민을 좋아했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똑똑하고. 자기 생각을 강하게 또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서다. 노래는 이소라의 트랙11. 희망적인 노래이기도 하고 우주를 노래하기도 하는. 되게 나를 많이 위로해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진구: 부러운 인물은 더스틴 레스블랙인데, <하비 밀크>의 각본가다. 실제로 게이이기도 하고 시상식에서 게이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20살 어린 다이빙선수와 결혼하고 아들도 생겼다. 이상적인 롤모델이다.
주용: 책이자 영화로 <연을쫓는아이>. 주인공이 마냥 올곧고 그런게 아니라 죄책감을 외면하고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결함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걸 극복하고 옳은 길로 찾아가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좋았다. 이선옥씨의 <단단한 개인>이라는 책도 좋다. 페미니즘을 다룬 책인데 사유의 힘을 길러주는 책이어서 좋았다.
책읽당 총재 / 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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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