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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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2019 가진사람들과 함께 하는 "잠깐의 여유"
|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HIV 감염인 인권의 날입니다. HIV/AIDS 감염인 인권주간에 맞춰 다양한 행사들이 기획되는데요. 올해 친구사이 내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가진사람들’에서는 PL의 인권신장이라는 동일한 목표 아래, 다양한 방향성과 운동을 전개하는 많은 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잠깐이지만,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잠깐의 여유”라는 이름의 파티를 통해 마련하였습니다. 이날 “잠깐의 여유” 행사에 앞서 퀴어 커뮤니티의 약물 이슈에 대해서 연구하고 고민하는 연구모임POP(Power of Pleasure)과 가진사람들이 함께 준비한 “People Like Us” 시즌 2 상영회도 함께 열려 이어진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뜨거웠던 현장에 참여한 활동가와 회원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

2019년 12월 1일, 이태원 어그로빌리지에서 웹드라마 <People Like Us> 시즌2의 상영회가 있었다. 다인종국가인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4명의 게이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8월 3일 시즌1의 상영회에 이어 개최된 것이다. 한국어 자막 번역은 친구사이 정회원 석이 담당했다. 웹드라마 상영 후 패널 토크가 진행되었고, 이날 나눈 이야기는 연구모임POP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열람 가능하다.
위 속기록에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웹드라마와 패널 토크를 통틀어 내게 가장 기억이 남았던 대목은 다음과 같다. 웹드라마에 나오는 소심하고 인종적으로 소수인 게이가, 썸타는 상대가 HIV감염인임을 알게 되자 묘한 우월감을 표정에 내비치며 감염 경위에 대해 이리저리 캐묻는 장면에 대해, HIV감염인인 패널들이 불쾌함과 분노를 느꼈다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디테일이었기 때문에, 연애와 섹스에 대해 감염인들이 느끼는 권력의 위계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둔감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었다. 섹슈얼리티의 활력을 목숨처럼 여기는 게이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그것 하나를 새로 깨달았다는 것만으로 올해 HIV 관련 그 어떤 행사보다 내겐 의미있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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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소식지팀 / 터울

“가진사람들이 가진 섹스 토크”
‘성공한 섹스’, ‘실패한 섹스’ 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 토크를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섹스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나눠서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이 모아졌던 그 토크에서는, 사람이 성관계를 할 때 형성되는 관계 속에서 어떤 요인들이 쾌락과 흥분, 실망과 주저함을 부르는지 이야기 되었다. 또 그 다양한 요인들이 2인 이상의 관계에서 누구에게 더 많은 권력을 주는지, 즉 더 자유롭고 마음 편히 섹스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며, 왜 그 사람은 그럴 수 있고 또 누구는 그럴 수 없는지 고민하게 했다. HIV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어떻게 권력을, 마음껏 섹스할 수 있는 상태를 가지지 못하게 하거나 또 가지게 하는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속에 그동안의 내 섹스들은 어땠는지 고민했다. 이야기를 열심히 들으며 나의 경험으로 반추했을 때, 나는 실패한 섹스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던 섹스, 불편했던 섹스, 눈치 보았던 섹스 등이 생각이 났다. 또 누군가는 분명 나와의 관계에서 거꾸로 내가 가진 권력과 힘 때문에 불편하고 고민하고 눈치 보았을 것이다. 결국 가진사람들의 섹스토크는 쾌락과 흥분, 실망과 허망, 그리고 즐거워서 나거나 고통스러워서 나는 신음, 혹은 행복과 고통이 같이 와서 나는 신음으로 압축된 지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결국, 문명이 발전해가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섹스도 안전과 평등으로 발전해 갈 수 있지 않을까.
“가진사람들이 선사한 잠깐의 여유, 파티”
공짜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술과 음식에 더불어, 어디서 어떻게 온 누구인지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 두려움 없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었던 잠깐의 여유. 아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던 그곳에서 우리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도, 적어도 그 곳에 온 사람은 HIV를 가진 사람이거나 가진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세상의 모든 공간이 이렇게 편안하다면 좋을 텐데 이런 공간과 여유는 사실 한국에 흔치 않다. 잠깐의 여유라는 말이 반대로 나타내듯이, 우리에게는 이런 ‘잠깐의 여유’가 잘 없었다. 잠깐의 여유를 평소에 가지기 힘든 사람들에게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준 가진사람들에게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가 평소에도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길, 여유 뿐 아니라 권리와 인권까지 가질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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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활동가 / 소주

마련된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앞서 열린 웹드라마 상영회를 마치고 같은 장소 다른 건물로 들어갔다. 웬걸, 이제껏 다른 친구사이 행사에서는 보지 못한 케이터링과 음료 및 주류 등 다과 퀄리티에 다들 한껏 눈이 휘둥그래지며 탄성을 금치 못했다.
식성의 고향 이태원 한 자락 언덕 위, 통유리 사이로 보이는 비에 젖은 야경과 각종 칵테일 및 생맥주 등은 파티 분위기를 화려하게 뽐내주었다.
가진 사람들의 주최라... 친구사이 일정으로 인해 사무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나로서도 잘 뵙지 못했던 모임인데, (우연찮게 훈남들이 많은 건 그새 보았다)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같이 마주한다는 게 조금은 흥미진진하기도 하였다.
훌륭한 식사를 마치고 그동안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해 힘써오신 단체 대표님들이 소감을 한마디씩 말씀해주셨다.
소감을 말씀하실때 그 시간만큼은 정말 유관 단체들끼리 명절에 모인 대가족처럼 끈끈한 유대와 연대를 느낄 수 있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가 같이 힘쓴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서로 감사하다고 여기는 것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공통적으로 이렇게 다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동시에 서로가 위로할 일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냥 조용한 일요일의 이태원처럼, 활동가분들도 세계 에이즈의 날이라고 기획하는 성대한 행사보다 연말의 가족 행사처럼 서로 만남을 공유하며, 이따금은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풀어 나가야 할 주어진 이야기를 사람으로 승화한 느낌이 들었던 잠깐의 여유를 즐기며 세계 에이즈의 날 주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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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정회원 / 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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