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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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G-코드’ #1]
- 패션계의 게이코드 들여다보기

나는 바이어이다. 어떤 직업이든지 그 이면에 숨겨진 일들을 짧게 다 설명할 수 없겠지만, 브랜드 이미지 관리, 상품관리, 수입, 판매 등 한 개의 브랜드에 관련된 모든 일을 맡고 있으며, 의류나 액세서리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패션 흐름에 대한 인사이트 등은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하겠다(물론, 이 글을 보는 많은 친구사이 회원들은 의아해 할 일……). 보통 MD(Merchandiser)라고들 하지만, 처음 일을 시작한 회사에서는 바이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썼고, 이직을 하고, 일 시작한지 6년차인 지금도 바이어라는 단어로 나를 설명할 때가 많다. 패션업계에서 일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탁받은 글, 바로 패션의 게이코드에 관한 글이다.
사실 패션은 성 정체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화현상이며, 한 나라의 역사적 배경이 숨쉬고 있으면서도, 현재의 사회적 배경이 뿌리 깊게 반영되어 있어서, 게이코드를 어디서 어떻게 건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물론, 9월과 10월은 패션을 논하기 가장 좋은 달이기도 하다.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돈이 되는 F/W(Fall/Winter) 라인이 런칭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인 안나 윈투어(Anna Wintour)가 '보그'의 가장 중요한 9월호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September Issue”가 그 이면을 잘 보여줄테니 참고하시라.

우선 패션계의 게이코드라고 한다면, 업계를 이끄는 사람들에서 볼 수 있다. 대부분 디자이너들인데,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무너져가는 '구찌'를 살린 탐 포드(Tom Ford), 미국 프로젝트 런웨이에서 기갈찬 평으로 참가자들에게 비수를 꽂았던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반유대인 발언을 하고 '디오르'에서 쫓겨났지만 '보그'의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의 보살핌으로 '마틴 마르지엘라'의 수장으로 복귀한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존 갈리아노에 이어 '지방시'를 이끌었던, 자살로 생을 마감한 디자이너인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등, 나열하려면 끝도 없는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패션계는 게이들이 이끄는 것처럼 보이고, 이는 커밍아웃한 LGBT들이 활동하기 쉬운 패션 업계의 속성이 담겨 있는 듯하다. 아마도, 패션이라는 것 자체가 매번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고, 보통 그 영감은 규정된 것을 타파하는 것에서 오기에, 본질적으로 다양성이 더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업계라는 생각이 든다.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유니섹스가 아닌 경우에는 보통 1년에 두 번 Spring/Summer, 그리고 Fall/Wiinter 라인을 선보인다. 이렇게 매번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만 하고, 봐야 하는 패션업계가 어떻게 구태의연하고 보수적일 수 있단 말인가. '샤넬'의 창시가 코코 샤넬(Coco Chanel)은 겹겹이 쌓인 치마와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코르셋에 갇힌 여성을 해방하고, 승마 바지와 편한 여성 정장으로 우아함을 표현한, 기존의 것을 과감히 탈피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물론, 샤넬 또한 레즈비언이었다는 설이 있지만, 누가 알겠는가!






▲왼쪽 위부터 지그재그 방향으로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탐 포드(Tom Ford),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코코 샤넬(Coco Chanel)
이 글을 쓰면서 도달한 결론점은 나만의 유토피아적인 상상이다. 세상이 LGBT의 존재를 인정하고, 친구사이 같은 단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오면, 각 분야의 LGBT들은 존재를 드러낼 것이며, 결국, 우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 않겠는가? 아니, 이미 우리는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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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MD, 친구사이 대표 / 조남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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