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내 후세인이 잡혔더군요. 실어증에 빠진 듯한 후세인과 부시 일당의 환호작약이 엇갈리는 아침입니다. 이라크 일각에서는 동굴에서 붙잡힌 후세인에게 동정론이 일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러나저러나 그는 부시 재선을 위한 더할 나위 없이 값비싼 전리품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쓴 지 꽤 되지만 오늘 아침, 다시 이 글을 찾았습니다.
(어렸을 적 후세인 모습)
2003/05/13
미국은 이라크에서 생화학 무기를 비롯한 위험무기를 찾지 못했다. 며칠 전 수색대는 완전히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미국은 쿠웨이트 비밀 경찰이 입수한 후세인의 1968년도산 게이 포르노를 마치 '증거물'인 양 호들갑을 떨며 언론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쿠웨이트 비밀경찰은 지난달 입수한 16㎜ 포르노영화를 후세인 전문 전기작가 사디크 알 사바Sadiq al-Sabah에게 분석을 의뢰했고, 알 사바는 뚜렷한 눈, 코, 털이 수북한 가슴 등으로 보아 후세인이 틀림없다고 선언했다. 이 뉴스는 곧장 Weekly World News를 비롯한 미국 언론을 타고 신나게 미국 전역에 뿌려졌다.
알 사바에 따르면 가난한 청년이던 후세인은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돈벌이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뛰어들었고, 충동적이고 난잡한 성생활로 유명한 후세인에겐 이런 사실을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 포르노는 감옥생활을 주무대로 한 83분짜리 저예산 영화로 후세인은 죄를 뒤집어 쓰고 옥살이 하는 34세의 농부로 출연하는데, 나중에 고참 죄수의 성 노리개로 고통을 겪다 동성애의 화신이 된다는 내용이다.
알 사바를 비롯, 많은 사람들은 후세인이 오마르 스터디프란 예명으로 무려 85편의 포르노에 출연했다고 주장해왔다. 나중에 바츠당 당수가 되었을 때 자신에게 따라붙은 '포르노 배우'라는 오명을 털어내기 위해 포르노 필름과 사진을 불태우는 데 애를 썼지만, 한 쿠웨이드 잡지사가 후세인이 출연한 '놀아난 두 사내'란 제목의 포르노를 공개했을 때 바그다드 주민들은 위대한 지도자를 모독했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후세인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묵살해버렸다.
후세인의 동성애에 대한 이력에 관해서 그간 다른 나라에서도 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2002년 9월 '도쿄 스포츠'紙에는 후세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팬티 차림의 남자가 다정하게 찍힌 세 장의 사진과 더불어, 후세인과 11년 동안이나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하는 테리 하멜의 인터뷰가 실려 진위 여부를 놓고 논쟁을 일으켰었다.
테리 하멜은 후세인이 죄수, 간호사 등의 '역할놀이'를 시키며 자신과 관계를 유지해오다 다른 병사와 바람이 나는 바람에 자신이 버림받았으며, 30세가 넘자 구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어쩌면 후세인은 영화 '사우스 파크'에 묘사된 것처럼 지금 죽어서 사탄의 애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이번에 발견된 저 포르노가 실제로 그가 젊었을 때 찍은 것일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진 독재자의 성 편력이 난도질당하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며, 지금껏 또 그래왔었다.
남성들의 동성애가 암암리에 묵인되었던 로마 시대, 황제들이 정적에 의해 암살되었을 때 단골의 비판 메뉴로 등장했던 게 바로 '남색'이었으며, 수만 명의 동성애자를 학살한 히틀러를 연합군 측에서 '남색가'로 부르며 지탄한 것은 유명한 일이었다. 또한 지금도 가끔 심심할 때마다 히틀러의 동성애 편력에 관한 가십 뉴스가 수면 위로 올라오곤 한다.
후세인은 분명 독재자였다. 그는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으며, 시아파를 비롯한 바그다드 주민들에게 공포 정치를 행사했다. 그 죄값에 대해서 아무리 따져 물어도 모자람이 없을 게다.
그러나 후세인 제거라는 명목으로 죄없는 수천 명의 이라크 양민들이 학살당한 것처럼, 독재자 후세인에 대한 사후 조롱의 명목으로 동성애가 함께 조롱되는 것은 충분히 고려의 여지가 있다. 남색 독재자에 대한 조롱이 다른 독재자에 대한 조롱보다 더욱 시니컬하고 비판의 소리가 큰 것은, 식민화된 젠더인 '동성애'를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행했다는 믿기지 않는 아이러니에 대한 단죄의 성격이 크게 작용한다.
독재자의 남색, 이것은 일반인들이 느끼는 호모포비아(동성애공포)를 최고조로 극대화한다. 더 근원적으로 독재자의 남색은 우리가 권력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사드-마조히즘의 욕망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흔하지 않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것은 공포와 충격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은 히틀러와 나치 군대에 대한 두려움을 '호모 군대'라는 비아냥거림으로 애써 털어냈던 것이다.
해서 독재자가 멸망했을 때, 바닥에 구르는 그의 잘라진 머리 동상처럼, 그의 남색 행위는 서슴없는 발길질에 농락당하기 십상이다. 동성애에 대한 공포가 어떻게 폭력으로 전이되는지 보여주는 명징한 예일 게다. 동성애가 더럽고 비정상적라는 가정이 없어지지 않는 한, 독재자의 남색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는 언제나 '공포와 조롱'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우리의 삶을 단순화할 것이다. 마치 기독교인을 사자 밥으로 던져버렸다는 후세인에 대한 일화와 사우스파크의 농담의 간극처럼.
그들은 후세인의 포르노를 보며 낄낄거린다. 어머, 마조히스트이자 바텀인 후세인이 독재자였다니!
2025년 9월 12일, 친구사이가 주최하는 영화 <3670> 종로3가 GV 상영회가 CGV 피카디리1958 1관에서 개최되었다. 상영 후 GV는 친구사이 전 대표인 유튜브 '...
기간 : 9월
너무나도 알찼던 9월의 시간들 안녕하세요. 8월 한달의 안식월을 잘 마치고, 9월 3일 복귀한 사무국장 종걸입니다. 여러모로 수고해준 사무국 상근활동가들과 친...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친구사이X3670 GV" #1] <3670>, 타협이 아닌 선택지를 만들기
[커버스토리 "친구사이X3670 GV" #1] <3670>, 타협이 아닌 선택지를 만들기 나는 게이씬에서 인기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나의 젊음을 쏟아냈던 이 커뮤니티에 ...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친구사이X3670 GV" #2] "종로3가의 게이를 담은 3670, 종로3가에서 게이들이 상영하다" 참가자 후기
[커버스토리 "친구사이X3670 GV" #2] "종로3가의 게이를 담은 3670, 종로3가에서 게이들이 상영하다" 참가자 후기 누군가 제게 3670의 예고편을 보여줬을 때, &l...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4]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임아현·김규진 패널 후기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4]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임아현·김규진 패널 후기 안녕하세요? 2025년 친구사이 대표 윤하입니다. ...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5]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5]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9월 20일 토요일,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의 가능성을 ...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6] RUN/OUT 디자이너 기고: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운동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6] RUN/OUT 디자이너 기고: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운동 내 주변에는 인권 활동가 동료들이 있다. 대학생 때 인권 연합 동아리에...
기간 : 9월
[183호][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7] 《흘리는 연습》이 흘려낸 것들
[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7] 《흘리는 연습》이 흘려낸 것들 1. 전시에 관하여 좋은 전시관에서 30년의 친구사이 소식지를 소재로 전시에 나설 수 있어서 좋...
기간 : 9월
[183호][활동스케치 #1] 2025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후기
[활동스케치]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후기 게이법조회의 현직 변호사들이 알려주는 성소수자를 위한 법률 상식! 친구사이 ...
기간 : 9월
[183호][활동스케치 #2] 인천 퀴어퍼레이드 참가 후기
[활동스케치 #2] 인천 퀴어퍼레이드 참가 후기 퀴퍼에서 참가자로 어떤 행사들이 있는지 한 바퀴를 슥 돌고, 그 다음에는 제가 속한 커뮤니티나 단체에서 부스를 ...
기간 : 9월
[183호][활동스케치 #3] 무지개돌봄 첫 교육을 마치고.
[활동스케치 #3] 무지개돌봄 첫 교육을 마치고 안녕하세요. 친구사이에서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의 팀원(전화 상담 및 게시판 상담 ...
기간 : 9월
[183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1 : 김금희 <첫 여름,완주>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1 김금희 <첫 여름, 완주> 전태일 기념관에서 책읽당 모임을 하는 것이 이제는 좀 익숙해 지는 것 같습니다. 책읽당의 연레 행사인 ...
기간 : 9월
[183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1 : 99명의 목소리와 함께했던 9월의 지보이스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1 : 99명의 목소리와 함께했던 9월의 지보이스 1.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 Why We Sing 일시 : 2024년 10월 19일(일) 오후 6시 장...
기간 : 9월
[183호][에세이] 내 인생의 퀴어영화 #31 : 투표 그 너머 - 성소수자 정치 세력화의 전환점,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에세이] 내 인생의 퀴어영화 #31 : 투표 그 너머 - 성소수자 정치 세력화의 전환점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영화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를 통해 본 연대...
기간 : 9월
친구사이 2025년 8월 재정보고 *8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6,755,659 일시후원: 946,240 사업 교육사업 : 315,000 기타사업: 1,826,000 기타 지보이스음원...
기간 : 9월
친구사이 2025년 8월 후원보고 2025년 8월 정기후원: 638명 2025년 8월 신규가입: 1명 8월의 신규 정기 후원회원 김천봉 (총 1명) 증액 후원회원 김상훈, 우시윤...
기간 : 9월
2025 재회의 밤 추석연휴 바로 전날 저녁, 2025년에도 어김없이 재회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친구사이는 그동안 먼저 떠나간 친구사이 회원들과 우리의 친구들을 ...
기간 : 9월
[183호][알림] 대화의 만찬 - 20~30대 (남성동성애자) 고민 털기 2025-2차 참가자 모집 (~10.13.)
대화의 만찬 - 20~30대 (남성동성애자) 고민 털기 2025-2차 참가자 모집 대화의 만찬은? 성소수자 대상 집단상담 ‘대화의 만찬’은 친구사이 '커...
기간 : 9월
[183호][알림] 친구사이 오픈테이블 <HIV를 둘러싼 다양한 ' □□□ ' 를 이야기하는 모임> (10.18.)
<친구사이 커뮤니티 사귐 프로젝트> 친구사이 오픈테이블 <HIV를 둘러싼 다양한 ' □□□ ' 를 이야기하는 모임 > 10월모임 친구사이 오픈테이블에서는 게...
기간 : 9월
[183호][알림] 지보이스 2025 정기공연 “Why We Sing” 티켓오픈 (10.19.)
지보이스 2025 정기공연 “Why We Sing” 티켓오픈 ️일시: 2025.10.19 (일) 오후 6시 ️장소: 양천문화회관 대극장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367) 티켓: ...
기간 :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