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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93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9 : 슬픔의 연대 그리고 소개팅
2026-08-03 오후 18:12:49
기간 7월 

 

 

[193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9

: 슬픔의 연대 그리고 소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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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책읽당을 나온 날 느꼈던 느낌은, 이 모임은 '슬픔의 연대'같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이 공감하는 LGBT로서의 경험들(혹은 슬픔들), 소수자로서 느껴야만하는 소외감, 저에게는 누구랑 나눌 바 없이 평생 숨겨야만 했던 감정들을 얼굴에 미소로 그린듯한 책읽당원들의 모습,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기에 이 아름다운 연대에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었던 책이 '인간 실격'이었던 것은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30년의 인생에서 가장 슬픈, 힘든 시기를 지나올 때, 험한 산길에서의 지팡이처럼 고단할 지언정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연대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 내가 느낀 감정들을 (지팡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발제하게 되었습니다.

 

'나에게는 재난 덩어리가 열 개 있는데, 그 중 한 개라도 이웃사람이 짊어지게 되면 그것 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충분히 치명타가 되지않을까 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인간실격에서 이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었습니다. 정확하게 토씨하나 안틀리고 제가 10대 무렵부터 생각해왔던 감정이었거든요. 내가 이렇게 힘든게 정상일까. 다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이렇게 힘들면서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나만 너무 힘든데, 다른 사람과 달리 너무 고난이도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데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알 수가 없으니까 당연하겠거니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도 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의 반증이겠지요? 1940년대의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구나. 그리고 나만 이렇게 힘든건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뭔가 세상에 나 홀로만 던져진건 아니구나 하는 묘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I've been there.' 영어로 공감의 표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나도 거기에 있었어. 그 거, 나도 느껴봤어. 하는 표현이 좀 더 절실(?)하게 느껴져서 좋아하는 표현입니다. 저는 오바 요조(인간실격의 주인공)의 인생에 그때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우리의 연대들이 느꼈으면 하는게 이런 묘한 온기였습니다. 그대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 외롭게 혼자만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

 

역으로, 제가 느낀 감정을 모두가 느끼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심정도 발제를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제 발제문을 보고 고정된 생각을 가진 질문을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는 당원 분들도 계셨었거든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친구를 소개팅에 내보냈지만, 그 친구를 모든 사람이 저 처럼 사랑할 수는 없는 거겠죠? 내 친구를 봐, 코가 너무 예쁘잖아! 근데 당원들은 예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제 친구가 예쁘다는 생각을 갖는것은 자유입니다만 너무 강제로 떠먹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발제를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에서 하게 되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랑하는 이 연대에 또다른 친구를 소개팅 내보낼 생각입니다. 소개팅이 잘 돼서, 제가 발제한 책이 책읽당 누군가의 인생책이 되어주기를 여전히 바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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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책읽당 회원 
김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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