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쿠(Raku)는 일본 17세기 사무라이 시대에 발전하기 시작한 도예 기술이자 그 원리를 이루는 예술 창작 정신까지를 일컫는 말입니다.
영국에서 도예에 라쿠를 차용해 파격적인 도예 작품들을 만들어왔던 그레이슨 페리는 라쿠의 매혹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예전에 라쿠를 시도해보았지만,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그레이슨 페리(Grayson Perry)]
그 그레이슨 페리가 결국 영국의 유명한 미술 공모전인 '2003 터너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레이슨 페리의 터너상 후보 선정 과정부터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이번 수상을 놓고 이루어지는 격렬한 논쟁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의 터너상은 그 오랜 권위 못지 않게 늘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도발적인 작품 세계를 열어가는 젊은 작가들에게 상을 주는 것도 그 이유였지만, 그 작가들의 상상력이 기존의 예술과 사뭇 다른 풍경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5초 간격으로 등이 깜박이는 텅 빈 방, 흙 묻은 침대, 술 취한 소, 오럴섹스를 하는 동제 인형조각, 동성애 카우보이가 나오는 비디오, 폐품이 들어찬 복도 등의 작품이 최근 수상작들이었지요. 권위의 칼을 차고 있는 자들에겐 '예술적 수준'이 낮아 보이는 것들일 겁니다.
지난 7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된 도예가 그레이스 페리 역시 터너상의 '악명'에 걸맞는 인물입니다. 본선에 오른 작품은 '우리는 당신 아이들 2,000명의 몸을 발견했다는 긴 제목이 붙은 대형 화병이었습니다. 또 그는 여성 옷을 즐겨 입는 트랜스베스티트였지요.
시상식장에도 미국 배우 셜리 템플이 어렸을 적에 입고 있었던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사람들을 놀래켰습니다. 아내 필리파, 딸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그는 '나의 후원자이자 편집자이자 지지자이자 연인인 필리파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프랑스식 여성 이름인 '클레르로 불러 달라고 해서 기자들이 그 이유를 묻자
"자존심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자 옷을 입으면 2류처럼 보인다. 도예 역시 2류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슨 페리는 이미 트랜스베스티트(크로스드레서 또는 복장도착자)로 다소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정작 결혼한 이성애자 남성이었지만 어렸을 적부터 여성 옷을 즐겨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터너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적 명성을 지닌 트랜스베스티트 예술가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예술 장르를 가로지르며 지속적으로 실험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에 시도했던 Coming Out Dress 2000 프로젝트는 자신의 여성적 자아인 '클레르'를 위한 값비싼 드레스를 제작해서 전시한 작업입니다.
또, I was an Angry Working Class Man 2001은 그의 고향이기도 한 엑세스 지방의 노동자들의 상투화된 이미지들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조용한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터너 상을 수상한 We’ve Found the Body of your Child 2000은 집안에서 이리저리 인권을 박탈당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세라믹 공예를 통해 그려보이고 있습니다.
터너상 수상과 그의 이력에 관해서
http://www.tate.org.uk/britain/turnerprize/2003/perry.htm
아래는 그의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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