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Cruising
감독 : 윌리엄 프리드킨
출연 : 알 파치노 , 폴 소르비노 , 카렌 알렌 , 제이 애코본
제작 : 미국, 1980
비디오 출시
룰루의 평 :
1980년 월리엄 프리드킨의 'Crusing'(한국 비디오 제명 : 알 파치노의 광란자)이 극장에 걸렸을 때 미국의 게이 인권 단체에서는 피켓팅을 하며 영화 상영 중지를 요구했다.
영화가 게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쇄 살인범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연쇄범 사건은 70년대 게이 커뮤니티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실화였다.
'프렌치 커넥션'과 '엑소시스트'로 일약 세계적 감독으로 인정받은 프리드킨과 '대부'가 낳은 최고의 배우 알 파치노가 만나 회심의 일타를 노렸지만, 게이 커뮤니티의 반응 뿐만 아니라 흥행 면에서도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빈 우드 같은 명망 있는 퀴어 영화 평론가들에 의해 다시 재조명되기에 이르렀다. 로빈 우드는 말한다. 게이들만 골라 죽이는 연쇄 살인마가 주인공이라고 피켓팅만 하지 말고 영화를 잘 봐라. 그러면 어떤 영화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예민한 퀴어적 감수성이 보일 것이다, 라고.
실제로 연쇄 살인마가 게이 커뮤니티에 있다는 제보에 따라 게이로 변장해서 커뮤니티에 들어간 형사 알 파치노는 이후 점점 이상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내와 섹스를 잘 하지 못하거나 게이 흉내를 내면서 수사를 하다가 드럭을 하거나 게이와 섹스를 하면서 자신 속의 이상한 감정을 점점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영화는 마지막에 알 파치노와 게이 연쇄 살인마를 오버랩시키면서,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가 어쩌면 자신 속에 있는 여성성, 동성애적 감성에 대한 부정과 증오를 밖으로 투사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알 파치노는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의 정체성의 분열을 느끼고, 밖에선 그가 죽였을지도 모르는 이웃집 게이의 시체가 물 위로 떠오른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알 파치노의 광란자'로 비디오 출시되면서 수 분이 짤려나갔다. 심지어 알 파치노의 게이와의 섹스 장면은 중간에 통째로 잘려나가 이해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위에 언급된 것 말고도 또다른 재밌는 관람 포인트를 제공한다.
1. 70년대 게이 커뮤니티의 크루징(바, 공원 등지 등에서 짝을 찾아 돌아다니는 행위)에 대해 비교적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2. 대부를 제외한 7, 80년대 알 파치노의 빛나는 숨은 역작들과 함께 보면 그가 얼마나 위대한 배우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백색공포', '서피코', '저스티스'와 같은 느와르 영화와 '뜨거운 오후Dog Day Afternoon'(나중에 이 영화는 다시 언급할 것이다)로 이어지는 그의 젊은 날의 모습도 함께 보면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4-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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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