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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2006-01-24 2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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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동성애자는 학교를 떠나라?

동성애 발견 땐 전학·퇴학 조치, 학교내 부당차별 사례 빈번
  
허은희 기자  
  

레즈비언권리연구소가 작년 10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울, 부산, 대구의 20~30대 레즈비언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5 국내 레즈비언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레즈비언임을 알고 이를 정체화한 시기’로 10대(61.5%)를 제일 많이 꼽았다.

20대와 10대 미만은 각가 31.0%와 5.5%로 뒤를 이었다. ‘최초교제시기’도 10대(58.2%)가, 20대(34.9%)보다 훨씬 높았다. 국내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10명 중 6명이 자신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10대에 처음 알게 된다는 것이다.

청소년과 동성애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에서 여러 가지 혼돈으로 민감한 청소년기에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맞닥뜨리는 아이들은 숱한 상처를 입기도 하고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동성에가 존재하지 않는 교실에서 청소년 동성애자로 생활한다는 것은 곧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하다.

동성과 손잡으면 벌점, 머리 짧게 잘라도 처벌
“저는 ○○중학교 3학년이고, 다른 반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습니다. 며칠 전 그 친구와 복도에서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은 저와 그 친구를 따로 불러 야단치셨고, 저희는 벌점을 받았습니다. 벌점은 내신에 영향을 주는데, 저는 제가 왜 벌점을 받았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우리 학교에서 나눠준 가정통신문 내용이 이상합니다. 특정 외모와 특정 모임의 회원들을 이반이라고 규정하며, 가정에서 이런 모습의 학생들을 단속할 것을 요구하는 글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반이라고 추정되는 친구들끼리 어울리지 못하게 감시합니다. 심지어 머리를 짧게 자르지 못하게 합니다.”

10대 레즈비언들이 겪은 차별사례를 고발하는 게시판에 있는 글들이다. 차별사례를 모으고 있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내 인권정책팀은 “지금까지 상담소에 접수된 사례들에 따르면 중·고등학교에서 여학생들끼리 손을 잡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야단을 치고 누가 레즈비언인지 색출하기도 하며 심지어 전학까지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처럼 10대들은 성인 레즈비언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보다 많은 어려움을 학교 내에서 겪고 있다. 성인보다 청소년이 직접 인권단체에 상담하거나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학교 내에서 커밍아웃이나 아웃팅(타인에 의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으로 인해 전학이나 퇴학을 당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특히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들은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그룹을 지어 다니기 때문에 쉽게 동성애자임이 드러난다. 이를 두고 학교는 ‘풍기문란’ 등 이유를 들어 태도 점수를 깎거나 심지어 전학을 보내버리기도 한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도 학교에서는 보호해주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S여고에서 한 학생이 레즈비언인 친구의 사진을 찍어 전교 학급 게시판에 붙여 아웃팅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우리 사회 전반에 청소년의 동성애에 대해 “가볍게 동성과 관계를 맺고 유행처럼 동성애를 받아들인다”는 식 시각이 팽해 해 결국 동성애를 ‘비행’으로 치부함으로써 근본적 해결을 어렵게 하고 10대 동성애자들을 가혹한 인권사각지대로 몰아넣어지고 있다.

아웃팅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정모(18)군은 “내가 동성애자임을 알자 사람취급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여자끼리 사귀냐’, ‘징그럽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주변에도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학교를 자퇴한 친구가 있다”고 전했다.

위기에 빠진 청소년 동성애자의 현실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이 받는 차별과 피해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이 겪는 피해는 학교ㆍ회사 등 조직 내에서의 차별뿐만 아니라 아웃팅을 볼모로 범죄에까지도 이른다.

얼마 전 인천에서는 기간제 교사 출신 김모(33)씨가 프리랜서 기자를 사칭해 10대 레즈비언들을 찾아낸 뒤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김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고생은 모두 4명이었다.

커밍아웃을 했을 때에도 문제는 발생한다. 가족과의 불화에 폭력이 그것이다. 동성 애인과 교제하는 사실을 부모에게 발각당한 한 동성애자는 “부모님이 애인의 집에 찾아가 협박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면서 “헤어지지 않으면 유학을 보내겠다는 것이 부모님 생각”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국레즈비언 상담소 김찬영 소장은 “2002년에는 딸의 동성 애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을 만큼 레즈비언 중 가족한테 감금·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외부적 피해도 문제지만 심리적인 부분은 더욱 위험하다.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에 비해 낮은 자아 존중감을 갖고 스스로를 학대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또 가족 및 학교와의 잦은 마찰로 인해 가출, 음주․흡연 등의 문제에 노출되고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른다.

자신의 성정체성의 단번에 ‘음란’과 ‘유해’가 되는 세상에서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어려운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다중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동성애 문제해결의 방안은 없는가?
최근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부분이 삭제돼 많은 인터넷 동성애 사이트들이 ‘자유’를 찾게 되어 좀더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포르노 사이트 같은 일부 동성애 사이트들이 건전한 동성애 사이트를 유해매체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언론매체나 영화나 음악 등 문화매체를 통해 동성애의 인식이 많이 변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동성애자’하면 ‘예비 에이즈 환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들 또한 동성애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동성애를 단순히 하나의 성적 쾌락을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보니 일부에서는 청소년들은 구체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문란한 성생활을 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동성애’에 대해 막는 것 보다 학교 정규 성교육 과정에 ‘동성애’부분을 첨가시켜 동성애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치부하는 교사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동성애적 성향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성적체성을 탐색하여 긍정적인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들이 받는 협박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가족과의 관계 설정도 조언해 주는 전문 상담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레즈비언 상담소와 한국남성동성애자 인권연대인 ‘친구사이’ 등 민간단체 차원에서 청소년의 현실에 적합한 동성애 바로알기 커리큘럼의 개발과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을 위한 교사 지침서 제작, 인권캠프 및 교사 간담회 등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2004년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서 동성애 조항이 삭제되고 민주노동당에 성소수자위원회가 발족되어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등 청소년 동성애가 당면 과제로써 수면위로 부상한 점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것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진 아이에게 ‘누구나 청소년기엔 한 번쯤 동성 친구를 사랑한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시간이 가기만 기다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10대 동성애자들은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혼란과 고민이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남모양은 “내가 앞으로 남자를 사귀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여자”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광고 문구처럼, 성적 취향도 움직이는 것임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살아야한다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불안하고 두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것을 인정하기 전에 먼저 부정하려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그렇기에 적어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고,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겪거나 심지어 자살로 몰고 가는 상태는 방지돼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의 고민이기에 그들과 대화하고 함께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청소년 동성애에 관한 몇 가지 오해>

① 동성애를 다룬 매체를 접하면 동성애자가 되나?
Never. 절대 그렇지 않다. 이성애자 청소년의 경우 동성애 매체를 접한다하여 동성애자가 되지는 않는다. 반면 동성애자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체가 될 수 있다.

② 우정과 사랑을 혼동하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 동성애자에게 있어 우정과 사랑은 명확하다. 우정은 말 그대로 이성친구든 동성친구들 둘의 관계가 정서적 친구관계다. 그러나 사랑은 우정과 여러 차원에서 다르다. 사랑은 상대에게 정서적으로, 애정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끌리는 것이다. 또한 일시적인 감정이 아닌 지속성이 있어 동성애자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애자가 그러하듯 동성애자 역시 동성과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③ ‘여자 같은’ 남학생, ‘남자 같은’ 여학생은 동성애자인가?
흔히 게이는 ‘여자 같고’, 레즈비언은 ‘남자 같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또 여자 같은 남자는 게이고, 남자 같은 여자는 레즈비언이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물론 상당수의 여성 동성애자들이 특유의 ‘레즈스러움’을, 남성 동성애자들이 ‘게이스러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 정체성에 따라 반드시 특정한 행동양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학생이 ‘짧은 머리’를 하고 ‘건들건들 걸어 다닌다’거나 남학생이 ‘어머!’라는 감탄사를 쓴다고 해서 그 학생을 동성애자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이 남성이건 여성이건, 동성애자건 양성애자건 이성애자건, 어떠한 행위는 특정 집단에게 해당된다는 고정된 시작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④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서 이성애자가 될 수는 없나?
청소년 동성애자가 정신과적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이성애자로 바뀔 수는 없다. 상담이나 치료로 성적 정체성을 바꾸려는 것을 전환치료(conversion or reparative therapy)라고 부른다. 청소년 동성애자의 부모님들은 이런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정신과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정신학회는 동성애가 정신장애도 아니고 행동장애도 아닌 정상적 성적 정체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학회는 성적 정체성은 본인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타고난 것으로 보아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부모나 교사가 청소년 동성애자에게 강제적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시도하는 적은 오히려 청소년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 대한 심리적 지지가 더 필요하다.

⑤ 학생을 위해서는 이성애자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 아닐까?
이성애 중심적인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어른들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자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성애자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안전하고 많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듯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로 바뀌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방황과 혼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2006/01/12 [03:51] ⓒ브레이크뉴스  

가람 2006-01-24 오후 20:38

기사는 괜찮다 쳐도, 우리가 준 자료는 출처도 안 밝히고 그대로 베끼시나. 쳇. 기사 중간중간의 문구들들도 자료들 그대로 갖다가 쓰고. 보도자료도 아닌데 왜 베껴 쓰냐고.

뒤의 '오해'들에 대한 부분은 교사지침서 내용을 그대로 요약해서 갖다 싣고. 거참.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출처 명시 요구하려고 합니다.

가람 2006-01-24 오후 21:01

기자와 직접 통화해서 출처 명시 하겠다는 대답 들었습니다.

가람아니다 2006-01-24 오후 21:51

친구사이는 한국 남성 동성애자 인권연대인가요? ㅇㅎㅎ

가람 2006-01-24 오후 23:02

음. 그러게요. '동백꽃' 개봉할 때도 제작: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연대, 이런 식으로 나왔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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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