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MS 회원에도 가입하고 인터넷 회원에도 가입한 삶은희망님. 인터넷 가입인사란에 자신의 닉을 사람들이 삶은계란boiled egg로 부르는 걸 강력 규탄하며, 자신은 '희망'이라고 강한 어조로 회원으로서의 출사표를 던졌더랬지요.
해서 어제 정기모임 때 다른 이들에 비해 일찍, 다소 상기된 얼굴로 쭈뼛거리며 사무실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기즈베 대표, 가람 관리녀를 비롯 회원들은 그 희망에 전염되기라도 하듯 흐뭇한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었답미다.
삶은희망님,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쑥쓰러운 얼굴로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거였습미다.
"저기, 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데 사무실 컴퓨터 좀 쓸 수 있을까요?"
그러자 친절한 게이토끼는 당근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고는,
"당근이죠."
하며 얼른 자리를 비켜드렸답미다. 초입 회원이 컴퓨터 좀 쓰자는데 당연지사 자리를 비켜드리는 게 예의라 생각했습미다. 게이토끼가 자리를 비키자 삶은희망 님은 부리나케 컴퓨터 책상에 앉아 가벼운 손놀림으로 어떤 창을 띄우더군요.
헉, 이반시티 채팅창!
너무 놀란 게이토끼 귀를 붉게 물들이며,
"아니, 이게 뭡니까? 회의하러 오신 분이 왠 채팅창?"
그러자 삶은희망 님, 쑥스러움을 가장한 음흉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꾸하는 거였습니다.
"좀 급해서요."
아니,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새 신입회원이 사무실에 회의를 하러 와서 채팅창을 켜는 이 얼토당토 않는 황당 시츄에이션, 채팅창을 보며 열심히 자기 핸드폰에 어떤 번호를 두드려 박는 저 '급한' 게이로서의 강한 생활력을 노출하시다니.
삶은희망 님, 아니 삶은달걀님, '프락치'로 유명한 독립영화 황철민 감독의 영화 중 '삶은달걀'이라는 장편이 있습미다. 삶은달걀을 입에 몰아넣고 눈밭을 포복하며 반성의 자세를 보이는 젊은 총각 이야기쯤 되겠습미다.
앞으로 삶은희망님은 제대로 boiled가 된 참회와 반성이 있을 때까정 삶은달걀로 불려져야 함이 마땅한 줄 아룁미다.
탁탁, 찍~!
추신 : 남들 다 간 뒷풀이 자리에도 오지 않은 채 핸드폰에 두들겨 박은 전번의 주인공과 종로 어딘가에서 데이또를 가졌을 삶은달걀 님의 달콤살벌한 후기를 기대합미다. 아흐, 무쟈게 기다려집미다. 호홍,~
David Byrne | The Man Who Loved B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