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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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22
: 함께라서 더욱 풍성했던

10월 8일 원고 마감 기한에 맞춰 도착한 책읽당 글쓰기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작품은 마치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같았다. 그러나 최종 합평 모임 날짜가 점점 다가올수록 마음 한 편에서 '이번에도 망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도 들었다. 사실 난 대학생 시절 독서토론 동아리 모임 진행을 처음 했을 때 시원하게 말아먹은 적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모임 말미에 참가자 한 명이 표정을 구긴 채, 소감으로 “의미 없는 시간이었다.”라는 평을 했을까? 난 크게 상심했고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어서 더욱 슬펐다. 차후에 실패의 원인 분석을 철저히 하여 교훈도 얻었지만 내게 또다른 발제 기회는 없었고, 난 아쉬움을 간직한채 졸업을 했다.
그래도 다시 해보고 싶었다, 글쓰기 행사 호스트. 처음엔 다른 운영진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했지만 어느새 내가 앞장서 추진하고 진행까지 맡게 되었다. 이번엔 철저한 준비로 나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유유)이라는 책을 읽어보며 ‘책 모임은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모임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제일 우선’이라는 귀중한 팁을 얻기도 했다. 난 사회자로서 어떤 참가자보다 작품에 관해 깊이 이해를 해야 했다. 원고를 받아서 각각의 작품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느꼈는지 A4 용지에 정리했다. 혼자서도 두 시간 내내 떠들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모임에서는 우려했던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 합평에 참가해 주신 분들이 자연스레 하나 둘 각자의 의견을 말하면서 모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도 처음엔 긴장이 되어 입이 바짝바짝 말랐지만, 대화를 나누며 함께 만들어가는 편안한 흐름에 몸을 맡길 수가 있었다. 모임의 분위기는 꽤 괜찮았고, 대학교 독서모임 때의 아픔이 치유되는 듯했다. 새삼 깨달았다. 모임은 이렇게 같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나의 아픈 경험을 이번 모임으로 극복한 것처럼, 의미는 저마다 각자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일하듯이 모임을 준비하긴 했지만, 그 시간은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품 중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소리 내서 웃기도 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일품인 어떤 글에서는 누군가의 내밀한 공간에 함부로 들어가 이곳저곳 둘러보는 묘한 재미를 느꼈고, 인생과 연관된 고민이 담긴 수필을 읽으면서는 같은 성소수자로서 공감이 되었다. 작품 말미에 반전으로 놀라움과 슬픔을 줬던 작품, 각자 결핍이 있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구원하는 감동적인 작품도 여운이 짙었다. 9월과 10월에 걸친 글쓰기 행사를 마무리하는 이번 글쓰기 합평 모임은 내게 작품을 읽는 순수한 재미를 주었고, 8년 전의 트라우마 또한 깔끔하게 없애 주었던 자리였다. 농담을 하나 준비해서 모임 때 했는데 다른 분들이 알아듣질 못하여 실패한 건 작은 이불킥으로 남을 것 같긴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도 나처럼 모임에서 저마다의 소중한 의미를 가져갈 수 있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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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당 운영진 /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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