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문득 모든 걸 미안해하면서 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잘 못해서 미안하고 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못나서 미안하고 좋아해서 미안하고 함께 있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렇게 한동안 미안해란 말을 달고 살다보니까 꼭 내가 못나고 아무것도 못하고 발전도 없고 초라하고 한심한 사람 같아졌다.

함께 있어줘서 고맙고 웃어줘서 고맙고 건강해서 고맙고 볼 수 있어서 고마운 건데 정작 중요한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고마워, 좋아, 멋있어, 이뻐, 근사해란 말을 자주자주 쓰기로 했다.

아주 아끼는 누군가로부터 멋지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니까 막.. 막.. 힘이 난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다. 무지 좋다. 날아갈 것 같다. 날아서 저 태양도 머리로 꽝 박아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Xnd;
요즘 개인적으로 뜻하는 바도 있고 몇가지 일이 있어 잠시 칩거 아닌 칩거에 있습니다. 제 성격 아는 분들은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늘 하시리라 믿지만 저를 이뻐해주시는 어느분께서 토요일 새벽 3시에 전화하셔서는 통화 말미에 대뜸 "잘 살아"란 의미심장한 말을 하셔서 잠깐 근황 남깁니다. 나 어디 멀리 안 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