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인권 이사회는 최근의 회의에서 생존권, 그리고 폭력 및 고문으로부터의 자유의 박탈을 포함하는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기반 인권 침해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를 입수한 바 있습니다.
• 우리는 유엔 특별 절차, 조약 기구 및 시민 사회가 이 사안에 기울여온 관심을 칭송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모든 유엔 특별 절차 및 조약 기구가 앞으로도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기반 인권 침해에 대한 고려를 관련 책무에 포함시키도록 촉구하는 바입니다.
• 우리는 이처럼 지속되는 인권 침해에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입니다. 보편성 및 비차별이라는 원칙은 이 사안에 대한 주목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유엔 인권 이사회에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기반 인권 침해에 마땅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촉구하며, 이사회장에게 유엔 인권 이사회의 적절한 향후 회의에서 이같은 중요한 인권 사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요청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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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지난 12월 1일 제네바의 유엔 인권 이사회 3차 회의에서 노르웨이가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입니다.
이 성명서에 찬성한 국가들을 살펴보니, 동아시아에서는 오롯이 '한국'과 '동티모르'뿐이더군요. 물론 한국은 이번에 반기문 사무총장을 배출했으니 이토록 유엔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 성적 지향에 관한 성명서에 찬성할 수밖에 없겠지만, 사실 지난 브라질 결의안에도 이미 한국은 찬성한 바 있습니다.
이 노르웨이 성명서에 대한 찬성 국가 중에 '일본'이 끼지 못했다는 것을 일본 게이 레즈비언 엑티비스트들이 많이 반성한다는 뉴스가 좀 들리더군요. 다른 나라의 엑티비스트들은 외교부나 외교부장관 등에 부지런히 편지를 쓰거나 전화질을 해서 압력을 행사한 반면,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하거나 아예 압력을 넣을 생각도 하지 못한 듯 보여요.
지난 브라질 결의안부터 노르웨이 성명서까지 친구사이는 꾸준하게 유엔 인권 이사회의 성적 지향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토록 이 성명에 관해 찬성 국가가 없다는 사실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기는커녕 뭔가 아쉬운 생각이 많이 나네요. 뭔가 할 일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언뜻 들고요.
암튼 간만에 컴백한 게이토끼가, 20초 고민을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제가 좀 생뚱맞나요?
헉헉, 찍~!
일본이 우리보다는 그나마 낫지 않나 싶었는데, 거기 인권 운동은 얼마나 꾸준하고 힘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대만은 2003년에 동성 결합/결혼 합법화 얘기가 정부 차원에서 나온 적도 있고 해서 꽤 진보적인 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하긴, 필리핀은 지금 차별 금지법하고 동성 결혼 금지법이 동시에 국회에 상정돼 있다니까... 게이/트랜스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무시 못할 태국도 잠자코 있구요.
암튼 아무리 어부지리라도, 반기문씨 눈치를 봐서라도 노무현 정권하고 차기 정권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