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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호][활동스케치 #1] 제6회 프라이드 갈라 수상 연단에 서며
2026-06-10 오전 10: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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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5월 

 

 

[191호][활동스케치 #1]

제6회 프라이드 갈라 수상 연단에 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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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회를 맞은 프라이드 갈라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프라이드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저 개인이 수상자로 초대받은 것은 벌써 세 번째인데요. 2023년 혼인평등연대, 2024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2026년 차별금지법제정연대까지. 이는 지난 30년 넘게 친구사이가 활동해 온  운동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또한 소중한 운동의 역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수상 단체들의 구성을 보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운동과 반차별 운동이 정말 다양한 단체들의 연대 속에서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수많은 활동가와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헌신과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주요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무대에 오르지만, 사실 이 상은 상을 수여하는 ‘신나는센터’ 뿐만 아니라 프라이드 갈라에 참석하신 다양한 일원들이 함께 운동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덕분입니다. 성소수자 인권 증진과 우리 사회의 다양성이 평등과 권리 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쏟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모이는 자리지요. 저 역시 이 행사장에 오롯이 수상자로서만 가는 것이 아니라, 한 해 동안 서로 각자의 현장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앞으로 무엇이 필요할지 등을 나누기 위해 참석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시상식은 참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순간이었습니다.

 

 

행사 당일 저는 오후 5시가 좀 넘어서 사무실 업무를 마치고, 제6회 프라이드 갈라 행사장에 가기 위해 종로3가 버스 정류장에 있었습니다. 그 시간 핸드폰으로는 서울시 교육감 후보 조전혁이 서울 전역에 내건 성소수자 혐오 현수막에 대해 친구사이의 규탄 성명에 들어갈 ‘마음연결’ 안내 내용을 정리하느라, 버스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조전혁이 올라탄 선거운동 차량이 제 눈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들고 있던 핸드폰을 그에게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요. 입으로는 그에게 온갖 욕을 퍼붓고 싶었습니다. 성소수자의 거리 종로에서 성소수자를 볼모 삼아 선거운동을 하니 기분이 좋으냐고, 그런 당신이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있냐고 퍼붓고 싶었습니다. 사실 그보다 더한 욕을 하고 싶었는데, 상을 받으러 가는 이 길에서조차 왜 이런 모욕을 마주해야 하는지 참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러한 감정을 계속 감내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실 이러한 경험이 이번 선거 때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이번에는 소위 ‘긁히는’ 감정이었을까요. 그것도 기분 좋게 상을 받으러 가는 길에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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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맘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저와 미류 활동가는 40여 일간 단식하고 있었고, 당시 수많은 시민이 국회 앞에서 동조 단식 및 시위를 하며 대국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수상자였던 ‘퀴어성서주석 번역출판위원회’의 故 임보라 목사님이 국회 앞 투쟁을 언급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단체의 핵심 목표인 법 제정을 아직 완수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상을 주신 ‘프라이드 갈라 선정위’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며, 법 제정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주시는 마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운동하고 있는 지금, 곳곳에서 힘을 모아 응원해 주고 계시지만 요새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여러 가지로 운동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그것은 마주하고 있는 입법 현실에 대한 고민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건과 규범을 정리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또 다른 이치나 감정들이 뒤섞여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공백이 생긴 이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힘겹게 버티고 있는지를 어떻게 잘 와닿게 할 것인지가 저의 가장 중요한 고민입니다.

 

힘든 만큼 투정도 부려야겠구나 싶습니다. 보수 개신교 세력뿐만 아니라 제정의 걸림돌이 되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때론 현실적인 접근으로 차별금지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법처럼 상징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내면 말이지요.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언급되고 있는 지금, 차별금지법조차 없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혐오 표현 규제가 가능할지 등, 이 시대에 어떻게 민주주의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세력들과 대화하는 공론장을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실마리를 열 수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공론장 말입니다. 그 공론장이 열릴 수 있도록 많은 분의 문제 제기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면 좋겠습니다.

 

 

시상식 현장에서 발언한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의 수상 소감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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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안녕하세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장예정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이종걸 두분 공동대표님과 인권운동사랑방 대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장길완, 두 분 집행위원님 그리고 오랫동안 집행위원으로 함께 하셨던 무지개행동 박한희님 함께 왔습니다. 오늘 저희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173개 단체를 대신하여 참석하였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우리 연대체의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이유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열렬한 응원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상은 제정까지 달려가라는 무거운 지지라 생각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 상을 받습니다.

 

올해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 권고가 있은지 20년 되는 해입니다. 인권위의 권고 이후 우리 사회에 펼쳐진 상황을 여기 계신 분들은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법무부에서 성적지향을 비롯한 7개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된 차별금지법안을 냈었습니다. 성소수자를 빼고가는 차별금지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성소수자 운동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은 이런 태생적인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 이유가 20년전 과거에 머무는 이유이기만하지 않습니다. 지난 해 국가인권위원회가 11년만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비성소수자 시민보다 월등히 높은 우울감, 10배가량 높은 청소년 탈학교 비율 등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성소수자 차별의 현실 또한 나중으로 밀려온 우리 사회의 민낯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성소수자는 시민으로 호명되는 공적 자리가 여전히 부재합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제정을 바라며 함께 제정 운동을 만들어온 성소수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20년전 그대로가 아닙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이 지금껏 만들어온 길이 구조적 차별에 저항하며 점점 더 많은 시민들과 평등의 힘을 조직해왔기 때문입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삭제했던 정부에 함께 분노하고, 차별금지법을 모두의 문제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 왔던 20년을 지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떠나보내야했던 많은 동료들을 기억합니다. 특히 제2회 프라이드어워드 수상팀의 구성원이었던 임보라 목사님과 부당전역무효, 순직인정, 현충원 이장까지 무엇 하나 쉽지않았으나 자신의 이름으로 설립을 기다리던 변희수재단이 마침내 올해 설립허가가 난 故변희수 하사와 함께 받는 상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전국을 걸어보고, 곡기도 끊어보고, 100만명이 넘게 모인 광장에서도 외쳐보았는데 차별금지법 제정은 여전히 나중에를 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광장에서 끊이지 않았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던 이들의 발언,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당당한 커밍아웃과 힘이나는 발언들에서 희망을 발견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오늘 여기 모인 분들도 차별금지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그날까지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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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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