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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7 :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2026-06-10 오전 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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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5월 

 

 

[191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7: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안녕이라 그랬어.jpg

 

 

 

안녕하세요. 용입니다. 2026년 남은 기간 동안 책읽당의 총재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모임이름이 책읽당이어서 대표가 총재로 불리는데 나름 모임의 전통입니다. 물론 총재라는 대표명은 언제든지 바뀌어도 좋다 생각합니다. 어떻게 불리던 총재가 되고 나서 미뤄져 있던 모임 내 일거리들을 잘 해내왔다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개인의 의견입니다.

 

모임이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일들. 누군가는 모임을 하기 위한 장소를 미리 대여해 놓고. 누군가는 사람들이 모임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설문지를 만들고. 누군가는 이상한 답변을 한 사람이 없는지 주시하고. 책을 발제해 줄 사람을 찾고. 일정을 정하고. 이런 일들이 시간에 맞게 이뤄지면서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게 분배하는 일들. 우리 운영진 참 일 잘해서 좋습니다. 제가 제일 어려웠던 일은 ‘제가 총재가 되었다. 운영진이 누구다’라고 공지하는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조금 내용을 더하면 더하면 모임에 와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당신들의 안녕과 평안을 바란다고 전하는 일이었는데요.

 

그런 점을 잘 담아내 써내고 싶었는데, 기계적으로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을 쳐내는 것이 아니라, 제 생각을 갈무리해서 표현하는 일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나름의 취임사는 결국 건조한 두 세 문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부족한 사람을 대표로 뽑아주셔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일 잘하는 총재 둬서 감사한줄 알아요!’ 라고 말하고 싶은 뭐 그런 양가적인 생각이 듭니다. 


암튼요. 책모임에서는 모두 한마디씩을 합니다. 모임 동안 한 마디 말이 없거나 처음오신 분이라면 모임 중에 무조건 한마디라도 하도록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립니다. 내가 이 모임에 함께 하고 있다는 감각이 모임이 지속 되는데 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제가 정말 못한다 했던 ‘마음 속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말로 꺼내어 놓는 일’을, 그 힘든 과정을 한번씩 꼭 해주시는 참석자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읽은티는 저런 초라한... 총재가 된 후기와 함께 책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번 책모임에서는 ‘어떤 말’들이 오고 갔는지 소개해 드려볼까 합니다. 책읽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감 있게(?) 느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또 그 ‘어떤 말’들이 나오게끔 하였을 책의 문장들도 나름대로 추려서 소개해 드려보겠습니다. 좋은 말인데 제 이해가 부족해서 걸렸던 문장들도 있습니다. 제 생각을 써야 하는데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좋은 문장들을 그대로 훔쳐와서 죄송합니다. 사실 많은 생각과 노력으로 지어져 있는 책에 있는 문장보다 더 나은 말들을 써낼 자신이 없어요. 이런 근거없는 도덕적 부채감을 내려놓으라고 심리학 책에서 배웠던 것 같은데. 미안한 마음이 올라오는 건 인지상정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제 생각을 잘 써낼만큼에 노력을 더는 거니 그냥 저 혼자서 괜찮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이번 책은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였습니다. 책을 발제해 주신 분은 기로님입니다. 3월 경에 전 총재님께서 기로님에게 부탁들 드렸는데, 그동안 총재가 바뀌고 책 모임을 하기로 한 날짜가 밀리는데도 발제를 놓지 않아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발제문을 준비 안 해오겠다고 하셨는데 모임 당일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메모를 한 바탕 적어와 주셨습니다.  기로님께서 또 많은 생각과 노력으로 지어주신 발제문도 중간중간 읽은티에 넣어드립니다. 남이 한 걸로 생색 좀 내 볼게요.

 

책모임의 처음은 이 책이 어떠했는지 전반적인 소감을 자기 닉네임과 곁들여 참석해주신 분 전체를 한바퀴 돕니다. 이번 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한 지점들을 관찰하듯 잘 써냈다는 평이었어요. 도서관에서 빌리기에 너무 인기도서여서 힘들었지만 결국 빌려냈을 때 짜릿했다고도 전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들 중 비행운 이라는 소설도 책모임을 했었는데 그 소설보다 가볍게 내용을 그려주셔서 그나마 읽기 편했습니다. 


책모임의 다음 순서는 발제문이 있으면 발제문을 따라갑니다. 발제문을 준비해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발제문이 없으면 각 목차별로 순서대로 어떻게 읽었는지, 또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이번에 기로님께서 준비해 주신 발제 또한 책의 목차를 순서대로 따라가는 방향이었습니다. 
 

첫 단편은 ‘홈파티’였습니다. 기로님이 준비해주신 발제문은 “서로 선을 지키던 모임에서 주인공 이연이 소신발언을 하면서 균열이 드러나는 이야기라고 봤는데 다들 어떠셨나요?” 였습니다. 단편집을 하는 경우 내가 정말 이 단편에서 꼭 이야기를 해야겠다 준비해 온 게 아닌 경우 보통 앞 순서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홈파티에서 나눈 주된 이야기로는 주인공인 이연에 대한 평가였던 것 같습니다. 책 속 등장인물들간 대화에선 고아원 같은 시설에서 자란 자립청년들이 독립지원금을 받아서 명품백을 산다는 주제가 나왔는데요.

 

이것을 소설 속 모임 사람들은 금융감각이 없다고 말하지만, 주인공인 이연은 ‘가장 잘 가릴 수 있는 가난’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해버립니다. 욕하는 주체에 대한 성찰이 없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또 등장인물들을 너무 ‘욕해라’ 라고 던져주면서 이연을 정의롭게 그리는 모습에 대해 오히려 반감이 든다는 의견도 오고갔습니다. 


두 번째 단편은 ‘숲속 작은 집’이었습니다 기로님이 주신 발제문은 “두 번째 단편 숲속 작은 집은 결국 고맙다는 말이 도구인 돈에 밀려 주객전도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였는데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 하며 ‘가난한 마음’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당원들에 생각이 오고갔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난한 마음. 그런 가난한 마음도 결국 가진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또 주인공의 남편도 별로긴 해 하는 말과 그런 남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도요. 중간 계층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의도가 있다는 의견도 제 시야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석이었습니다. 


세 번째 단편은 ‘좋은 이웃’입니다. 기로님의 발제문은 “좋은 이웃은 가장 많은 생각과 공감을 한 단편이었는데요. 호의를 베풀던 대상이 사실은 자신보다 나은 상황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 오는 묘한 박탈감이 주는 아이러니를 잘 담아낸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다들 어떠셨나요?” 였습니다. 이전 두 단편들 보다 주인공이 균형감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주인공이 맥락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지점이 있어 좋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가난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어요. 매 챕터마다 참 마음이 가난한 주인공이 나온다고. 이건 작가의 의도가 있다고! 또 이런 질문이 있었네요. ‘굳이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하나?’


 네 번째 단편은 ‘이물감’이었습니다. 이 때부터는 모임 시간 압박을 좀 받았는데요. 기로님이 준비해 주신 발제는 “이물감은 저 역시 이렇게 했던 경험이 있어서 수치스럽게 읽었는데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였습니다. 이물감은 이번 책의 유일한 남자주인공이었으며 가장 그나마 매력적인 남자가 나오는 단편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주인공이 먹는 음식들이 다 육식인데 이에 대해 노린 바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와, 이번 소설의 단편들이 거의 다 불편한 지점이 많았는데 그나마 이 단편이 그저 찌질할 뿐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여서 덜 불편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나 정도면 열심히 살았는데 하는 생각과 다른 이들 비교를 부추기는 환경에 대해서도요.


다섯 번째 단편은 레몬케이크 인데요. 모임 중 시간관계상 넘어갔지만 기로님께서 준비해주신 발제문은 “레몬케이크는 인간에게 다가올 미래에 인간을 어떻게 지켜낼지에 대한 이야기로 봤는데 어떻게 읽으셨나요?” 였습니다.


여섯 번째 단편은 책 제목인 ‘안녕이라 그랬어’ 입니다. 기로님이 준비해 주신 발제는 “안녕이라 그랬어는 표제작이기도 한데요. 러브 허츠 들어보셨나요? 정말 안녕으로 들리긴 하더라구요. 어떻게 읽으셨나요?” 였습니다. 분명 책 제목인 표제작임에도 시간이 없어서 허겁지겁 이야기 나누고 넘어갔던 것 같네요. 모임 참 얼렁뚱땅이지만 나름 잘 굴러갑니다.


일곱 번째 단편인 ‘홈파티’또한 의견을 나누지 못하고 넘어갔지만 기로님이 준비해 주신 발제는 “빗방울처럼은 개인적으로 이런 전세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서 공감하면서 울기도 했는데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였습니다

 

작가님이 써주신 문장과 기로님이 써주신 발제문, 당원들이 나눴던 대화들로 글이 풍성한 것처럼 많이 써내려갔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기로님이 써주신 발제문 마지막 부분이 아주 좋은데요. 그렇다면 읽은티의 마지막마저 그것으로 마무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기로님! 저는 이 소설이 내가 누군지와 관계 맺을 때 어떤 태도와 자아를 드러내는지, 그 관계들 안에서 나를 어떻게 증명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고 느꼈어요. 특히, 기태가 그 식당에 찾아가서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안녕이라 그랬어의 안녕이라는 말은 가볍게 하는 인사로 잘 하곤 하지만 정작 진짜로 해야할 대상에게는 못 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작품에서 애인에게도 결국 끝끝내 전하지 못했고 로버트에게도 시간에 쫒겨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결국 누군가에게 전하는 그러니까 진정한 평안을 바라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그 상황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하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열심히 살아온 독자들에게 평안하길 바라는 안녕을 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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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책읽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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