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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활동스케치 #2] RUN/OUT 기획자들의 소소한 일상 : 정치적 성향과 무관합니다!
2026-05-08 오후 17:57:53
15
기간 4월 

 

 

[190호][활동스케치 #2]

RUN/OUT 기획자들의 소소한 일상

: 정치적 성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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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포에서, 태민(좌)과 기진(우) 
*정치적 성향과 무관합니다! - 태민

 

봄꽃 구경 갈 틈도 없이, 친구사이 활동과 행사 기획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던 3~4월이 가고 어느새 5월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맘때만 되면 가슴이 들뜹니다. 계절성 우울증 탓에 가을과 겨울에는 유독 지쳐 있다가도, 봄바람이 불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고 따스한 햇볕이 피부에 닿으면 몸에 생기가 돋습니다.


하지만 앞둔 행사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까?', '누구를 부를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친구사이를 제대로 알리고, RUN/OUT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RUN/OUT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일반적인 캠페인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제는 우리도 '정치'라는 무대에서 조명받을 때가 왔다는 것. 우리의 민주주의는 준비되었고 바로 지금 행동해야만 한다는 열망 속에, 다소 급하게 시작된 감도 없지 않습니다.


특히 '부산'에서의 Seeing 캠페인 행사를 앞두고 고민이 깊었습니다. 제2의 도시라고는 하나, 운동의 동력이 되는 커뮤니티의 규모가 서울에 비해 턱없이 작았기 때문입니다. 부산의 활동가분들 역시 지역 성소수자 운동의 어려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성소수자의 정치 참여가 출마든 유권자 조직화든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커뮤니티의 부재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가 자칫 기존의 운동과 대립하기 쉬운 구도 속에서, 지역 운동에 새로운 짐을 지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일단 '정치'를 주제로 사람들을 모이게 하자, 그리고 그곳에 우리의 자원을 최대한 쏟아붓자고 말입니다. 비록 '성소수자'가 논쟁과 공격의 대상이 되는 정치가 때론 피로감과 배척으로 다가올지라도, '정치'를 주제로 모인 행사들에서만큼은 제가 앞서 느꼈던 봄날의 뭉클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쏟아부은 자원과 노력이 당장 눈부신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라는 무거운 단어 앞에서 여전히 서툴고 막막할 때도 있지만, 척박한 땅에 먼저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이 봄날이 주는 생기로운 에너지를 믿어보려 합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고, 두렵지만 기꺼이 이 판을 벌이겠습니다.


그 치열한 과정 속에서 생기는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결국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의 존재일 것입니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5월, 우리가 정성껏 마련한 'RUN/OUT' 무대에 그저 발걸음하여 자리를 빛내주시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니까요. 봄꽃 구경 대신 선택한 우리의 시간들이 훗날 커뮤니티의 더 크고 단단한 봄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반가운 얼굴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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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RUN/OUT
조직화 리드
기진

 

 

<친구사이와 함께라 더욱 좋은, 올해의 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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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와, 그대와 함께라 좋아라 (링크)

 

봄이 왔는데요. 봄을 잘 만나고 계신가요? 올해 봄은 특히 더 따사로운 것 같아요. 그냥 지구온난화의 영향일 수도 있고요. 저는 글을 쓸 때, 한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글 쓰는 걸 좋아하는데요. 보사노바가 유독 아름답게 들리는 계절을 맞아, 이번 소식지 글을 쓰며 제가 내리내리 들은 노래는 김현철의 <봄이 와> 입니다. 함께 들으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친구사이의 상근활동가이자 RUN/OUT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 리드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친구사이와, RUN/OUT과 “함께해서 좋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부터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는 문장을 생각하며 1년 전의 저를 떠올려 봤습니다. 졸업이 가까워지며 입사 서류를 난사하고, 만난 지 고작 3개월 된 연인과 10년 뒤 미래를 그리며 자기 살길 찾느라 바빴던. 내가 원하는 세상을 위한 투표 말고, 최악인 누군가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한 소거법 투표를 하는 20대 중반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되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제가 지금 저를 만난다면 도대체 어쩌다가 너는 거기서 그러고 있냐(?)고 물을 것 같다 - 그런 생각도 했고요.

 

어쩌다가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줘야겠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성소수자 정치 생태계 만들기라는 게 뭐고, 이게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걸 대체 왜 무슨 마음으로 하고 있는 건지 말해주자. 괜히 거창하게 대단하고 솔깃한 말로 환심 사려 하지 말고, 능력 밖의 일들을 약속하지 말자. 대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진심으로 승부를 보자. 그래도 안 넘어오면 어쩔 수 없지. 그런 마음으로 세상에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들어줄 거라는 마음으로.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될 대로 되라, 하는 마음으로 야심차게 맨 땅에 헤딩할 수 있었던 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세계 각지의 다양한 동료들이 제 곁을 든든하게 지켜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Victory Institute와 꾸준히 온라인 미팅으로 우리의 시행착오, 그들의 시행착오를 나누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대만의 Taiwan Equality Campaign, 일본의 FIFTYS PROJECT와 J-ALL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활동가들과 화면 너머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해법을 모색하며 많은 힘을 받았습니다. 지구촌 마을에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그들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다시 한국의 LGBTQ+ 커뮤니티에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RUN/OUT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0명을 넘는 일이 있었습니다. 1,000이라는 숫자도 1이 모여서 된 거라는 걸 잊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세상이 뒤집히는 변화도, 엄청난 성과도, 빛나는 성취도 한 명의 사람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걸 위해 마음을 모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소수자 정치 생태계에도, 저에게도 꽁꽁 얼은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친구사이와, RUN/OUT과 함께라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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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RUN/OUT
커뮤니케이션 리드 
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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