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소련 국가를 응원가로 쓰는 붉은악마?
(고뉴스=성효은 기자) 월드컵 때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목청껏 부르는 레이지본의 ‘고 웨스트(Go West)’라는 곡이 공산주의를 두둔하며, 동성애를 지향하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이자 군사평론가인 지만원 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지만원의 시스템클럽’(systemclub.co.kr)의 자유게시판에 ‘A(알파)부관’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이 ‘소련 국가(國歌)를 응원가로 쓰는 붉은악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는 것.
그는 이 글을 통해 “구 소련의 국가를 차용한 것이며, 동성애자들이 이상향을 찾는 노래”라며 월드컵응원가로 부르고 있는 레이지본의 ‘Go West’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Go West’는 ‘YMCA’라는 곡으로 유명한 70년대의 6인조 남성그룹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이 구 소련 국가의 멜로디를 차용한 것을 90년대에 펫 샵 보이즈(Pet Shop Boys)가 리메이크 했고, 이를 또 다시 우리나라의 인디밴드인 레이지본이 축구응원가로 만들었다고 글쓴이는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그는 “빌리지 피플이라는 그룹은 동성연애자들을 대표하는 게이(Gay)들이며, 노래의 제목인 ‘Go West’는 동성연애자들의 ‘이상향의 나라’인 웨스트(West)로 가자고 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Go West’를 직역하면 ‘서쪽으로 가자’라는 뜻이 돼 언뜻 구 소련 및 동구권의 개방화 촉구나 미국의 서부로 가자는 뜻이라고 오해할 만하지만, 사전적 의미는 ‘죽다, 기울다, 쓸모없게 되다, 거덜이 나다, (돈이) 떨어지다’라고 풀이했다.
또한 월드컵 때 즐겨 입는 티셔츠에 쓰인 ‘Be The Reds’의 사전적 의미가 ‘빨갱이(공산주의자)가 되라’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e The Reds’라고 쓰여 있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구 소련 국가의 멜로디를 차용한 동성애자들의 노래를 부르며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모습이 전 세계로 생중계 됐다”며 해외에서 봤을 때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 사이트에 ‘석종대’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또 다른 네티즌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We are the Reds’라는 문구 역시 ‘우리는 빨갱이다’를 의미한다며, 마치 이 응원가를 부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산화를 원하는 것처럼 대외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주장을 접한 한 네티즌은 “리메이크곡이라도 멜로디를 차용한 것이고, 여러 곡을 거치면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며 “응원가로 불리고 있는 ‘Go West’를 공산주의나 동성애와 과 연관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Be The Reds’나 ‘We are the Reds’를 해석할 때 사전적 의미만을 강조해선 안 된다”며 “언어의 의미는 사회적 문화적 흐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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