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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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7 20:41:52
+5 728
커밍아웃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기사입니다. 물론 그 자체로서는 개인적인 '승리'이고 축복 받을 만한 일이지만, 모국의 문화에 너무 가혹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직도 분노로 가득 찬 사람 같아서 말이죠 ^^; 식구들하고 완전히 절연하고 지내는지도 궁금하구요.

이글과

모던보이님의

아메리카를 의심에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는

그태도때문만은 아니다..



글쎄..나에겐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 글이

그리고 그런 분노가 내게 있음이
왜 이사람들에겐
그토록 어리석은 대상이 되나?

왜 이들은 높은곳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드나.?>

그것만도 아니다
.

나의 분노가 혹은 어떤 사람들의 분노를

어떤 사람들은
영원히 이해하지못하리라는 것만도 아니다.

내가 동성애자라서가 아니다.

내가 동성애자가 아니라서가 아니다.

난 그 뭣도 아니다.

날 지탱하는것은

평화에 대한 갈망이다.

그것을 이해못하는

분노로만 해석하는 이들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싶어서만도 아니다.

분노와 평화와

그리고 아메리카와 제 삼세게의 구분이 어디있는가?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도와서

이 벽장을 빠져나와야한다.

우리는 급하다.
우리는 행동해야한다.

이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감정에 대해

참견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챙겨야한다.

자신을 챙겨야하는것은
지금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잇는가.

모던보이 2004-02-17 오후 23:33

전 이 땅에서 아무것도 안 해보고, '이회창이 대통령 되면 미국으로 이민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회창만큼이나 안 돼 보여요. 근데 그렇게 이민 가서 살면 그래도 나아요. 그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에 짠한 느낌도 들고요.

근데 그렇게 떠난 글줄 꽤나 쓰는 지식인들 어떤가요? 이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깎아내리면서 '싸잡아' 비난하곤 하죠. 우린 그것을 '망명자들의 정치적 밥줄'이라고 부릅니다. 혹은 '오리엔탈리즘에 귀속된 식민화된 지식인들'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저, 민족주의 넌더리 나는 사람이에요. 님 말씀따나 이곳, 저곳 분리해서 사유하지도 않아요. 전세계 동성애자 인권 문제에 신경 쓰는 몇 안 되는 미국의 인권 단체들과 함께 일하려고 노력하고 지금껏 그래왔어요. 그런데 문제는 자기 만족에 도취된 미국 게이들의 '정치적 파티'에 초대받은 지식인 망명자들이에요.

니네 나라에서 미국에 오니 좋지?
미국은 동성애자들의 천국야.
그럼요, 제가 살던 그 후진 곳은 정말 후졌더군요.

이렇게 파티 열며 퀴어 아메리카 드림을 조장하는 미국 게이들이 제 3세계 후진 나라의 동성애자 인권에 신경을 쓰셨던가요? 걔네들, 우리가 경찰에 몰매 맞아 죽어도 신경 안 쓰는 애들이에요. 외려 태국을 비롯해서 달러 끼가방 흔들면서 미소년들 관광하러 오시곤 하죠.

정말 필요한 건 비난이 아니에요. 비난도 정치적 비난이어야죠. 외국에 나간 사람이건 외국 놈이건 정말로 그게 필요하다면 함께 일을 하면 그만입니다. 그걸 누가 뭐라겠어요? 고마운 일이고 함께 해야 할 일이죠.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IGLHRC 같은 경우 친구사이와도 관련이 많아요. 이번 브라질 결의안에 대해서도 그들의 연대 호소에 저희도 동참하고 있고요. 그 단체 뿐만 아니라 일가를 비롯해서 아시아 단체와도 연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다시 한 번 말하는 거지만 '후진 그곳은 정말 후졌어요'라고 사실을 과장해서 이국 땅에 머물러 있는 자신들의 위치와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게 그 후진 나라의 동성애자 인권에 대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그거 아무리 선의로 봐줘도 자기 존재에 대한 변명, 그리고 밥줄에 대한 이해타산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 이거 지금 친구사이한테 하는 소리인가요?

정작 저희가 묻고 싶은 말이군요. ^^

2004-02-18 오후 13:03

전 이반인지.삼반인지.혹은 육반인지.양성애자인지 아직도 모릅니다.여기 친구사이에 수년간 와보지도 않았구요.친구사이에게 뭘 물어보는게 아닙니다.님이 느끼는 분노 (제가 보기엔)는 정당하고 자국에서 핍박받은 사람들이 말하는 분노는 이해타산인가요?그것밖에안 보이는건 님의 맘이 흐려져있다는거지요.사람들의 생각을 지레짐작하지마세요.그리고 전 동성애가 아니라도 충분히 이 땅의 후짐에 대해 과장하는것이 다른 나라사람들의 연대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합니다.전 이론이 아니라 몸으로 그걸 느끼니까요.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정당화하는게 뭐가 어때서요?그것까지 하지말라면 도대체 심리학자들은 뭘로 먹구 살까요? 아니님은 자신의 위치를 정당화한적이 없나요? 정당화하면서 이것이 인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하면서 반성하고 그러세요? 인간을 먼저 알고 동성애인권을 말해야하지않을까요?인간과 인권.동성애도 그 안에 있다는것을요,너무 쉬운 이야기라서 제 이야길 이해못하고 무시할수도 잇겠네요.하옇튼 진실과 사실이 뭔지 구분하셨음합니다

2004-02-18 오후 13:07

제가 말씀드린건 지식인 망명자나 동성애자의 정치참여나 인권을 말하는게 아니었거든요. 저는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그 분의 글을 너무나 동감했는데,아직도 분노에 사로잡혀있는사람같다는 글에 살짝 정말 돌뻔했습니다.분노?분노?그걸 어찌 이렇게 무시하는가.분노..분노가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씨를 지탱해준다고 하는것을 당신은 아는가? 되묻고 싶었어요.게다가 모던보이님의 글마저 조금 지지하는듯해보여서.

2004-02-18 오후 13:15

그런 사람들 저도 너무 증오해서 한국인전체가 다 정말 싫었습니다. 이딴 사람들.역사는 안바뀌어.조선놈은 된통 홍수나거나 미국에게 맞아야정신차려,이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그러나 그걸 말로 꺼내면 어떨까요..지식인사기꾼이든 뭐든 간에 그사람들에게 뭘 권유할수도 없고 그런 상황을 바꾸지도 못하면서 그냥 욕만 한다면..그것은 정말 소모적인 일이죠.그건 쓸데 없는 분노라는 게 제가 몇년간 한국이 싫어 집에 있으면서 내린 결론입니다

모던보이 2004-02-18 오후 13:32

글 맥락 다 끊어놓고 보고 싶은 데로 보는 거, 님의 자유예요. 여기 후진 땅에 서서 님의 말하는 분노 때문에 십여 년 버티며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도 싸잡아, 그 나라에 망명한 사람들이 '희생양화'하는 것에 비판하는 우리들의 생각에 대해 뭐라 하시는 것도 님의 자유예요.

저는 황장엽 같은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다. 님은 황장엽의 말들이 북한 민중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나요? 그게 연대를 생각하는 분노라고 생각하세요? 물론 정도야 덜 한 게 분명하지만 걸리지에서 때때로 읽혀지는 '냄새나는 오버들'에 대해 지적한 겁니다.

그런 맥락을 놓친 채 서준식 씨가 어떻고 인권이 어떻고 인권 기본 개론서 같은 훈계성 글을 가지고 오면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님은 잠시 잠깐 들어와서 훈계 놓고 가는 게 쉬운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새벽에도 그 후진 땅의 인권 때문에 신경질 내가며 일하는 거 우리예요. 이 새벽까지 술 마시며 인권 운동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쪽수가 모자라면 다급해서 인권운동사랑방에 손 벌리는 것도 우리예요. 그런데 열라 한국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낙후되었고 후졌다, 라고 말하는 저쪽 사람들에 대해 비판하는 게 뭐가 잘못되었나요?

물론 님의 의도는 잘 알겠어요. 좋은 뜻으로 말씀하신다는 것도 알겠고요. 하지만 일에는 맥락이 있고, 수순이 있습니다. 그거 다 잘라 먹은 채 뜬구름 같은 이야기하면 논쟁이 되질 않고 말싸움만 될수밖에요. 암튼, 잘 알았습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