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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연극에 문외한입니다.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어요. 친구사이 줄스이 님처럼 줄창 남자 몸매만 콕콕 찍어 눈 속에 집어넣거나, 그렇다고 숭고미가 눈깔에 콱 박혀 헉헉대지도 않습니다. 여전히 다소 민망하고, 여전히 다소 부끄러워요. 제가 꼭 그 무대 밖 배우인 것처럼 말이죠.

화제작이었던 '서안화차'가 상을 탔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박지일 : 저는 동성애자가 아니어서 처음엔 당혹스러웠어요. 하지만 연습에 몰두하면서 동성애자가 되려고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이 연극으로 박지일의 주가는 껑충 뛰었습니다. 저도 이 연극을 봤는데, 대사 치는 카리스마는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글쎄요. 서안으로 가는 기차 위의 한 남자의 내면의 독백을 통해 이어지는 이 작품이 왜 동성애를 소재로 했을까 연극을 보는 내내 고민했었습니다. 동성애자이면서 중국계 혼혈인인 상곤이 자신이 사랑한 남자이자 고약한 주인집 도련님인 찬승을 결국 살해하고 진시 황제 무덤이 있는 서안으로 가면서 읊조리는 내면의 고백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완전함에 대한 실존적 고뇌. 하긴 여전히 얘네들의 눈에 동성애는 한편으로 순백의 '원죄'처럼, 예술적 고뇌의 상징처럼 표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거 마음에 안 들어요.

무대 조형미는 무척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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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동아연극상]작품상에 '서안화차'와 '허삼관 매혈기'

[동아일보]
동아일보가 제정한 제40회 동아연극상의 작품상에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와 극단 미추의 ‘허삼관 매혈기’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28일 발표된 동아연극상의 심사 결과 연출상은 ‘서안화차’를 연출한 한태숙씨(극단 물리 대표)에게 돌아갔다. 연기상은 ‘서안화차’에서 ‘상곤’ 역을 맡았던 박지일씨, ‘허삼관 매혈기’에서 ‘허옥란’ 역으로 열연한 서이숙씨, 극단 파티의 ‘추적’에서 국장 역으로 출연한 최일화씨,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옥단어’에서 옥단을 연기한 남미정씨가 공동으로 받았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을 집필한 김정숙 극단 모시는사람들 대표는 희곡상 수상자로, 실물 크기의 토용으로 ‘서안화차’의 분위기를 살린 화가 임옥상씨는 무대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신설된 ‘새 개념 연극상’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잠들 수 없다’가 뽑혔다. ‘새 개념 연극상’은 기존의 연극 개념을 탈피해 새로운 형식과 감각을 추구한 연극에 주어지는 상.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작품상을 수상한 ‘서안화차’는 동성애자이면서 중국계 혼혈인 상곤이 자신을 버린 옛 친구 찬승을 죽이고, 진시황의 무덤이 있는 중국 시안(西安)으로 향한다는 내용. 심사위원단은 “인간의 본질을 찾아가는 작품 내용과 연출력이 돋보였으며, 치밀한 무대 조형도 작품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으로 연출상을 받는 한씨는 “시안으로 떠나는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점이 관객에게 설득력을 얻은 것 같다”며 “역사가 오래 된 동아연극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작품상을 공동수상한 ‘허삼관 매혈기’는 중국 위화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 피를 판 돈으로 인생의 위기를 넘기는 허삼관의 슬픈 사연을 오히려 유쾌하게 뒤집었다. “번역극이면서도 한국적인 분위기로 표현해내 극단 미추가 갖는 장점을 잘 살렸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작품상을 받는 극단은 공연 보조비 1000만원씩을 부상으로 받는다. 개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씩이 수여된다. 아쉽게도 최고상인 동아연극대상은 8년째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올해 심사는 연극평론가 한상철 한림대 교수, 이미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형기 순천향대 교수를 비롯해 연출가 오태석 서울예대 교수, 채승훈 수원대 교수, 윤정섭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극작가 이강백 서울예대 교수가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한상철 교수는 “작품상을 받은 두 작품을 보더라도 연극에서 국가나 사회 등 거대 담론이 점차 사라지고 사적인 이야기들이 주제로 주목받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연극계의 흐름을 소개했다.

시상식은 2월 1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모던보이 2004-01-29 오후 20:22

이번 주 토요일 오후 4시 반에 또 '어쩔 수 없이' 연극(매혹)을 보러 가야 하는데, 함께 가실 분은 살짝 메세지 보내 주세요. 친구가 제작에 참여했기도 하고, '여고괴담2'의 김태형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벙개 아닙니다. 은밀한 데이트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가고 싶은 분만 살짝 연락주세요.

황무지 2004-01-30 오전 03:36

박지일씨 많이 늙었네요... 좀 더 젊었을 때 인터뷰 한 잡지를 본 적 있는 데....
지진희 저리 가라~~ 였다고 생각되는 데... 이제 얼굴에 주름 한 가득.. 이군요..
역시 세월은 막을 수 없나 봅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