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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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9일치 ‘왜냐면’에 최준원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가 쓴 ‘<한겨레> 에이즈 기사, 유감’에 반론을 제기한다.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생명·자유·평등에 관한 기본적인 권리’를 말한다. <한겨레> 1월8일치에 실린 에이즈 감염인과 동성애자 성행태 따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보도는 에이즈 감염인과 동성애자들의 정확한 성행태를 바탕으로 이 땅에 에이즈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 한 명이라도 에이즈 감염인이 덜 나오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이 기사를 읽고 동성애자, 특히 에이즈 감염 동성애자들(여성 동성애자)이 위험한 성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이 기사는 나름대로 에이즈 예방에 공헌한 것이 된다. 인권 가운데서도 생명권은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이 기사야말로 매우 인권적인 내용이다. 그런데도 그는 <한겨레> 기사를 반인권적 기사로 매도하고 있다. 적어도 기사 가운데 반인권적 내용이 들어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어떻게 해서 인권침해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데 최 대표는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기사야말로 최근 동성애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에이즈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최 대표는 내 기사에 동성애자의 성행태와 콘돔 사용 실태만 자꾸 강조하고 이성애자의 그것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으며 이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기사에서 설문조사 결과에 해당하는 동성애자들의 성행태와 콘돔 사용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번 조사에 이성애자에 관한 내용은 없는데 어떻게 이를 언급하라고 하는가. 이성애자에 성행태나 콘돔 사용에 관한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 언론이 분명 이를 다룰 것이다. 따라서 이성애자 문제는 다루지 않으면서 동성애자 문제만 부각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까지 <한겨레>를 비롯해 많은 신문·방송사가 콘돔 사용 등 이성애자들의 성행태도 종종 다루고 있음을 최 대표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에이즈 관련 책을 펴내고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관련 칼럼과 기사를 10여년 전부터 써오면서 많은 감염인과 동성애자를 만났다. 감염인·동성애자들의 송년모임에 참석했으며 기부금도 내왔다. 지난해 8월 영국에 갔을 때 런던 시내에 있는 동성애자 거리인 소호 지역을 방문해 영국의 동성애자 문화도 살펴보고 서점에 들러 동성애에 관한 책도 사와서 읽고 배우고 있다. 동성애자에 대해 편견과 혐오감을 가진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 대표는 진정한 동성애자의 인권이 무엇인지를 깊이 헤아리길 바란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동성애자의 성행태가 <한겨레> 기사로 드러나 일순간 당황스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이제 한국의 동성애자들도 자신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가 있다면 이를 하루빨리 없애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가 됐다. 만약 동성애자 설문조사 결과 100% 콘돔을 사용하고 에이즈 검사도 잘 받고 있으며 일부러 헌혈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하자. 이를 보도했다면 최 대표는 <한겨레>가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을까. 하지만 그런 기사나 내가 다룬 기사는 모두 같은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순한 설문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사실 보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기사가 편견을 조장한다면 설문조사를 한 전문가가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이 담긴 설문조사표를 만든 것이 되며 설문에 응한 동성애자도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을 답변한 것이 된다. 과연 그런 것인가.

끝으로 최 대표는 여성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염 여부는 과학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감염경로가 파악된 2천명 가량의 감염인은 모두 본인의 성행태 따위를 물어보고 정부 관련자가 판단해 분류를 한 것이다. 바이러스 유전자에 대한 염기서열과 같은 과학적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과학적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해서 여성동성애 감염이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은 방역 차원에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성동성애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적극적인 홍보가 더 중요하다. 그런 뜻에서 <한겨레> 기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종주/<한겨레> 보건복지 전문기자


차돌바우 2004-01-26 오후 23:03

안종주 기자 참으로 교묘하군요.
설령 백번양보해서 좋은 의도로 기사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설문조사는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는 것에 대한 전혀 해명이 없군요.
과연 이사람이 기자 윤리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yesme 2004-01-27 오전 00:15

위에 지적하신 것처럼 기자 윤리 위반에 대한 문제가 실종되었고, 또 이번 일이 '왜냐면'이라는 토론공간 내에서의 논제가 돼버림으로써 안종주 기자 뿐 아니라 <한겨레> 측에서 받아 안아야 할 책임이 희석돼버렸네요. 진짜 화 납니다. 이제 더 과격하게 나가야 할 때인 거 맞는 거죠?
글을 읽다보니 저 무식한 사람.. "난 편견 하나도 없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듯한 표현을 힘줘서 썼든데, 그거 저 사람 특기인 거 같네요. 정말 때려줄 수도 없구. "호모 타도" 외치는 사람들보다 저런 사람들이 더 위험한 것 같아요. 하여튼 저 글을 통해 안종주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호모포비아가 점점 더 분명히 드러나고 있네요. 친구사이, 더 애써주시길...

광서 2004-01-27 오전 02:20

이 안종주 기자를 어찌 죽여야 할까요.
열받으면 한겨에 가서 내 피를 확 뿌리고 올까부다..
니들이 에이즈 감염인을 얼마나 알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기라도 하냐구..
그 놈의 몇번 후원금 낸걸 여기까지 자랑하고 다니다니.
그거야 자문위원이였을때 연맹에 후원금을 줬겟지..
그거랑 동성애자, 에이즈가 뭔 상돤이냐구..
나두 매년 구세군 자선냄비에 후원금 넣고 있다구..그런 자랑 그만하지 그래,..
아..열받는다..오늘 술 엄청 먹게 생겻군..

2004-01-27 오전 02:52

그러게요 반론이 더 웃기네요.

황무지 2004-01-27 오전 03:36

까발려 놓고 그래서 좋게 되는 거 아니냐고 .. 잘 되면 내 탓~ 못되면 남의 탓~ 할 인간이군요.. .. 않봐도 비디오임니다. 저런 인간들..... 지 잘난 맛에 미친 짓 서슴없이 할 놈이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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