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및 정리 : 샌더
사진 : 선가드
얼굴은 낯익지만 대화를 나누어 본적은 없다. 고백하자면,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10여년 전부터 친구사이 활동을 했다기에 따분하고 고지식한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었다. 하지만 친구사이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그의 인상은, 내 생각과 달리 밝고 명랑했고, 준비해간 질문 순서를 잃어버려 당황하고 있을 때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그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했던 '자상하고, 열정적이며, 건강해보이는 사람'이 바로 그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기도 하고 또한 그만큼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샌더 :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용식 : 이름은 김용식이고, 나이는 마흔여섯, 직업은 공무원이다. 현재는 친구사이 회원으로, 소모임인 수영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샌더 : 오며가며 몇 번 봤지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언제부터 친구사이에 나오게 되었나.
김용식 : 음. 친구사이는 98년도에 처음 나왔다. 온라인 모임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을 때라, 물어물어서 힘들게 찾아왔었다.
샌더 : 친구사이에 나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김용식 : 동성애자라는 자각은 청소년기부터 했었다. 그렇지만 동성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냥 파트너 없이 혼자 살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이성애자를 짝사랑하게 된다거나 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힘든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내가 오만했다는 생각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 이런 것들을 밀어 놓고 살수는 없는 거구나..하고. 당시 좋아했던 친구를 정리하면서 커뮤니티 활동의 필요를 느꼈던 것 같다.
샌더 : 게이라면 한번은 겪을 만한 이룰 수 없는 사랑? 뭐 그런것에 회의를 느낀 건가?
김용식 : 그렇다. 한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던 친구가 있었다. 차츰 친해져서 밥도 늘 같이 먹는 그런 사이가 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감정이 생기더라.
샌더 : 감정을 감담하기가 힘들었겠다.
김용식 : 그냥 혼자 버텼다. 그 친구가 워낙에 쓱맥이라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많이 놀았다. 종종 만나서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여행도 다니고 했다. 그렇게 삼년 정도 가깝게 지내다보니까 자꾸만 욕심이 생겼다. 손 잡고 싶고, 포옹하고 싶고.. 나를 편한 친구로 생각하는 그 친구에게 내 사심이 너무 미안해서, 커밍아웃하고 감정을 정리했다. 아. 정리했다고 해서 만나지 않는 건 아니고,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얼마 전에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서 포옹 한 번 했다.
샌더 : 그래도 포옹하고 싶었다는 소원은 이루어서 다행이다.
김용식 : 그렇다.(웃음)
# 한 번 시작하면 뭐든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샌더 : 그럼, 그렇게 친구사이에 나오게 되었는데, 처음 나왔을 때는 어땠나.
김용식 : 사실 내가 인권운동에 뜻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에 성격 자체가 한 번 시작하면 뭐든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초창기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른 회원들이 많이 챙겨줘서 적응도 잘 할 수 있었다.
샌더 : 나는 2008년에 처음 나왔는데, 98년이면 십 년이나 차이가 난다. 당시에는 어떤 활동들을 했었는지 듣고싶다.
김용식 : 처음 2년 동안은 친구사이에서 하는 거의 모든 활동을 다 참여했다. 정기 모임은 물론이고, 시위 같은 활동도 거리낌 없이 참여하고 그랬다.
샌더 : 그 당시에는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게다가 공무원 사회는 더 보수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불안하지 않았나.
김용식 : 그런 불안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는데, 다리가 불편해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눈에 띈다. 그 점 때문에 하고 싶었던 것 만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었다는 생각은 든다. 사실 어떤 투철한 의식이 있고 그런 건 아니었고, 당시에는 그냥 친구사이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들이 너무 좋았다.
샌더 : 기억에 남는 활동 같은 건 없나.
김용식 :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사무실에서 상담 전화를 받거나, 나처럼 두려워하다가 어렵게 친구사이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런 것들.
샌더 : 활동 후 달라진 점이 있나.
김용식 : 물론 있다. 내가 워낙 성격이 소심하고 숫기가 없다. 있는지 없는지 잘 눈에 안띄는 타입이었다.
샌더 :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김용식 : 그런가? 이쪽 친구들 만나면서 많이 변한 것 같다. 혼자 있거나 이성애자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여러가지 활동이나 사고에 괴리가 있었다. 이쪽 친구들은 공통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어울리는 것이 편하다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면서 많이 활달해졌다. 친구사이에 나오면서 내가 게이인게 너무 좋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샌더 : 아까 몸이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나.
김용식 : 보다시피 다리가 불편하다. 다친게 아니고 세살 때 소아마비를 앓고 운동신경이 죽어서 발달이 잘 안됐다.
샌더 : 운동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는데, 다리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나.
김용식 : 수영이라서 괜찮다. 팔로만 해도 가능하고, 물 속에서는 오히려 목발이 없이 훨씬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처음부터 수영모임이 있었던 건 아니고, 당시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사이 회원들 몇몇과 술 마신 다음 날이면 같이 수영을 하러다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소모임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샌더 : 나도 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다. 소모임이라는게 꾸준히 참여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
김용식 :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 무료하기도 하고, 휴일에 집에 혼자 있으면 기분이 좀 꿀꿀하다. 그래서 일단 나간다. 나가서 수영하고 밥먹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즐겁다. 사실 약간의 의무감도 없진 않다. 그런데 어떤 모임이든 참여하기로 했으면 어느 정도는 의무감을 가지고 하는게 맞지 않나.
# 커밍아웃은 잘못이 아니지 않나.
샌더 : 예전에 발행되었던 성소수자 잡지 '버디'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읽었다. 오래전부터 커밍아웃을 시작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마음을 먹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김용식 :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잡지 발행처 측에서 연락이 왔었고 친구사이에서 겁없는 친구들과 함께 흔쾌히 수락했다.
솔직히 잡지가 유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조금 안심이기는 했다. 아. 혹시라도 그런 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하면 친구사이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좀 나서주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조금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밍아웃은 잘못이 아니지 않나.
샌더 : 그럼 기사가 나갔을 때 주위에서 특별한 반응은 없었나.
김용식 : 아웃팅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대시를 받았다.
샌더 : 오. 축하한다.
김용식 : 세 번 데이트 했는데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이상하게 그 친구랑 데이트하는 것 보다 친구사이 회원들이랑 노는게 더 재밌더라. 그냥 그렇게 흘러가다보니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졌다.
샌더 : 그렇다면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커밍아웃은 없었나.
김용식 : 물론 친구들한테 했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교감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그것이 안되면 관계를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된 것 같다.
샌더 : 그 뒤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
김용식 : 반응은 가지 각색이었다. 그저 껄껄 웃는 친구도 있었고, 비웃으면서 너 그냥 잠깐 그러는거야. 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트랜스젠더와 게이의 구분이 없었다. 그래서 커밍아웃 했을 때 '그럼 너 이제 머리도 길게 기르고 하는거야?'하는 질문도 있었다. 내 정체성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싸늘하게 반응했던 친구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잘 받아주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는 그래도 커밍아웃이 수월했던 편에 속하는 것 같다.
샌더 : 그 뒤에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김용식 : 그 뒤에도 자주 만나서 놀았던 친구들인데,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지다보니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기는 하더라.
# 어머니도 울고, 나도 울고..
샌더 : 가족에게 커밍아웃은 아직인가.
김용식 : 처음 연애하던 시기에 2000년대 초반 쯤에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샌더 : 어머님이 많이 놀라셨겠다.
김용식 : 그렇다. 많이 놀라셨고, 많이 울기도 하셨다. 어머니도 울고, 나도 울고.. 그랬다.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셨다. 너희 같은 사람들은 자주 만나고 자주 헤어진다는데 그런 상처들을 어떻게 다 견딜거냐고 하시더라.
샌더 :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계셨던건가?
김용식 : 조금 눈치를 채고 계셨던 것 같다. 그 이전에도 왠지 눈치를 채셨나..싶었던 때가 있기도 했고.
샌더 : 나도 어머니한테 커밍아웃 했을때, 어머니 반응이 그랬다. 청천벽력 같아서 놀라셨다기 보다는.. 올 것이 왔구나. 아 망했구나.(웃음)..하는 느낌이랄까?
김용식 : 우리 어머니도 말하는 순간 눈물도 흘리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덤덤하셨던 것 같다. 많이 노력하신거겠지만.
어머니하고 둘이 살았기 때문에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는데, 작년 가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샌더 : 아이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김용식 : 지금도 혼자 있는게 적응이 잘안된다. 친구들 만나서 술마시고 놀다보면 즐겁고 좋지만, 늘 계시던 곳에 어머니가 안계시다는 사실은 아직도 나에게는 힘든 일이다. 어머니가 일도 무리 없이하시고 굉장히 건강하셨는데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쓰러지시면서 너무 놀랐고 병원에 계실때는 많이 울기도 했었다.
샌더 : 나도 지금 어머니와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좀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식 : 대화를 많이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을 아깝거나 귀찮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면서.
샌더 : 분위기도 전환할겸, 이제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김용식 : 있다. 번개를 통해 만났었다. 내가 인사동의 거리 공연팀에서 활동 하고 있을 당시였고 그 친구한테 공연 이야기를 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종종 연락을 하다가 반년 뒤에 그 친구가 내가 공연하는 자리에 찾아 왔었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때가 공식적으로는 첫 연애였기 때문에 많이 좋아했었다. 적극적이었고. 주변 친구들이 변했다고 서운해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 뒤로 2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헤어졌는데 헤어졌을 때는 참 많이 힘들었고, 아. 내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고 뭉클하다.
그리고 데이팅 서비스를 통해서 만난 사람도 있었다. 원거리 연애였는데, 거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소극적이었고, 길게는 두 달정도 까지 만나지 못한 적이 있다. 처음엔 불같이 뜨거웠는데, 여러가지 상황 상 내가 먼저 놓아버리게 되었다.
지금은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면서, 또 새로운 사람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다.
샌더 : 그럼, 좋은 연인이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김용식 : 서로 좋아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자상한 스타일, 잘 챙겨주는 사람. 잔소리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 뭐하는지 관심도 없는 것 같고 그런 것보다 잔소리 좀 해주는 타입이 좋다. 연락을 할 때에도 답이 없거나 하면 답답하고 싫다. 연인사이에서 그런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샌더 : 공감한다. 뭐랄까. 나는 그럴때 안드로메다에 홀로 보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용식 : 그렇다. 비슷한 이야기로, 매번 종로에 게이친구들이랑 술마시러 나간다고 하면 '그래 재미있게 놀다와'하는 것보다 가끔은 구속도 좀 하는..(웃음) 나에 대한 욕심을 좀 부리는 사람이면 좋겠다.
샌더 : 어머. 바로 그거다. 내 애인이 이 인터뷰를 꼭 읽어야 할텐데.
김용식 : 기본적으로 연애할 때는 상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반면에 너무 투정이 심하거나, 채근하는 느낌이 강한 건 싫다. 그런 지점이 조금 어렵다.
샌더 : 맞다맞다. 그런게 참 어렵더라. 음. 그럼 외적인 면은 어떤 부분에 끌리나.
김용식 : 건강해보이는 사람. 겉보기에 막.. 근육질에 우락부락한 사람을 말하는게 아니라 생기있어 보인다고 해야할까. 그런 사람이 좋다. 체구가 말랐거나, 아담하더라도 건강해 보이고 에너지가 넘쳐보이는 사람이 있다. 글쎄, 알만한 사람으로 설명하자면 친구사이 회원 중에 갈라라는 회원이 있다. 너무 유쾌한 친구다.
샌더 : 그렇다. 그 분 유쾌하다. 가끔은 정말 과하게 유쾌해서 탈이다.(웃음) 그럼 앞으로는 어떤 사랑이 하고 싶나.
김용식 : 한마디로 열정적인 연애? 그런데 대시도 하고, 밀고당기기도 해보고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지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은 욕심을 조금 내려 놓은 상태인데, 결국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친구들의 사랑이든, 연인의 사랑이든. 열정적인 관계가 좋다.
# 분명히 어딘가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간들이 있다.
샌더 : 게이로서의 삶은 이성애자들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 게이로서 삶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김용식 : 나는 아직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음. 뭐가 있을까. 우선 자기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취미 생활 같은 것들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고. 솔직히 말하면 요새는 이성애자들에 비교해서 위축이 되기도 한다. 혼자 지내고 있기 때문인지 가족을 꾸릴 수 있다는게 부럽다. 친구사이에서도 최근에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다.
샌더 : 내가 알기로는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같은데 참여하기도 하고, 내부적으로는 퀴어타운인코리아 프로젝트도 있다. 공동체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김용식 : 그렇다. 꼭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고민해보고 함께 살아가면, 게이로서 느끼는 소외감은 훨씬 덜 할 것 같다.
샌더 : 그렇다면, 게이로서 꿈꾸는 삶이 있나.
김용식 : 물론 좋은 사람 만나서 같이 노후를 맞이 하는 거다.(웃음) 그리고 게이친구들과 함께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나이 들어 가는 것 정도다. 친구든 연인이든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사랑을 품을 수 있는 있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샌더 :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이다. 아. 이제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면 이제 아까부터 자꾸 전화오는 공무원 모임에 가서 술마실 수 있겠다.(웃음)
아직 벽장 속에 있는 은둔형 게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김용식 : 일단 발을 밖으로 돌리면, 굉장히 후련하다. 같은 게이친구들을 만났을 때의 해방감과 즐거움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용기는 필요하다. 나는 내가 가진 장애도 있고, 여러가지 상처를 많이 받았다. 어차피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반드시 한번은 상처를 받게 되어있다. 혼자서만 지낸다면 상처 받을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상처도 살아있다는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찾아나선다면 분명히 어딘가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간들이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용식님의 메일 주소는 sherwood01@hanmail.n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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