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22 김성진 : 백번의 커밍아웃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스물두 번째 인터뷰, “꽃중년시리즈”의 세 번째 인물은 김성진입니다. 훈훈한 외모와 행동으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스캔들을 일으켰던 문제의 인물. 항상 바쁜 듯 보여 사생활이 궁금했던 인물.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야심차게 스무 살 청년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소개 좀 부탁드려요
- 이름은 김성진이구요, 나이는 서른 아홉입니다.

좀 있으면 마흔이네요.
- 이 인터뷰 올라올 때 쯤이면 마흔일지도 모르는데. (웃음) 하루라도 빨리 올려주세요. 올해 안으로.

어떤 일 하세요?
- 문화기획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데, 잡다하게 여러 가지를 했어요. 주로 전시나 축제나 아니면 어떤 문화콘텐츠 개발하는 일들을 하고... 친구랑 둘이서 작년에 작은 회사를 냈는데, 회사 중심으로 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장사도 하고 있습니다.

무슨 장사죠?
- 여성용 악세서리와 잡화를 판매하는 장사입니다.

혹시 게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없나요?
- 음... 일부 있긴 있는데, 뭐 메인 타겟이 게이는 아니예요.

어딘지 물어봐도 되나요? 가게가?
- 인사동. 어딘가에 있습니다. (웃음)

혹시 알면 사람들이 찾아와서 많이 팔아줄 지 알아요? 혹시 쌈~뭐 거기?
- 아무튼 인사동 뭐 많이 파는 곳 거기요. 아는 사람은 아는 데 (웃음)


문화판에서 먹고 살려면 힘드니까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되요



바쁘시겠어요. 장사도 하고 기획도 해야 하고...
-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일하시니까 먹고 살만은 해요?
- 힘들어요. 문화판에서 먹고 살려면 힘드니까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되요.

원래 전공이 그런 예술 계통인가요?
- 아뇨. 학부는 일본어 전공인데 그 뭐냐,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그래서, 공부도 지금 현재 하고 있어요. 대학원에서, 문화대학원.

학비도 꽤 많이 나오겠네요?
- 학비는 다 대출받아서 하고 있어요.(웃음) 학자금 대출(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어쩌나, 이제 나이 마흔인데...
- 그러니까. (웃음) 마음은 부자라고.

여태까지 인터뷰한 사람들과 외모는 좀 다른 이미진데요.
- 아, 그래요? 너무 출중한가?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하세요?
- 아, 그거는 음... 중상(中上)?(웃음)

이거 어떻게 하나. 사진 뽀샵처리 하려면...(웃음)
- 피부만 좀 어떻게 해줘요. 그리고 다이어트 좀 시켜줘.

게이빠나 길거리에서 데쉬 받아 본 경험 있어요?
- 빠에서는 있었어요.

참고로 오늘은 예능프로에 나온 연예인 컨셉으로 인터뷰를 하는 중입니다. 혹시 기억에 나는 데쉬는?
- 근데 사실 내가 데뷔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리고 너무 바빠서 빠에도 잘 안 나오고 그래서... 첫 번째가 기억이 나요.

어떤 식으로요?
- 뭐, 어디까지 말해야 돼요? 다 말해?(웃음) 알아서 편집해야 돼.

알았어요. 편집할게.
- (웃음) 딱 이런 것만 안 편집하더라.

궁금하잖아요. 초반에 강한 인상을 줘야 사람들이 끝까지 읽지.
- 처음 원나잇 한 거였어요. 근데 원나잇이 아니라 계속 갈려고 했었는데, 계속 연락을 하고 하다가, 핀트가 안 맞아서 서먹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사귀는 사람 있어요?
- 있어요.

어떻게 만났어요?
- 아, 친구사이에서 만났어요. 친구사이 정기모임 뒤풀이 자리에서.

어떻게 데쉬 했어요?
- 술 같이 한 테이블에서 먹다가 그냥 여러 사람하고 이야기하다가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그 다음에 연락이 왔어요.

그러니까 결론은 친구사이 정기모임에 오면 애인을 사귈 수 있다는 거죠?
- 그럼요.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됐네.

근데 우리 커밍아웃 인터뷰하면서 커플이라고 얘기한 사람들이 꽤 되거든요. 그 사람들 다 깨지고 지금도 사귀는 사람은 딱 두 커플 밖에 없다는 거...
- 아, 뭐야...(웃음) 그래도 둘이라도 있다는 게 다행이네.

자주 못 만난다면서?
- 자주 못 만나죠.

잠도 잘 안 잔다면서?
- 잠도 안...(웃음) 누가 바쁜데. 지가 더 바쁘면서...


일반 친구들이 격려를 해 줬어. 게이빠 나가라고.



그럼 본격적으로 커밍아웃 이야기를 할게요. 처음 본인의 정체성을 알게 된 건 언제였죠?
- 아마,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거 같아요. 근데 그거를 처음에 십 대 때까지만 해도 남자를 확실히 호감이 있어 하는데 여자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고, 그러다가 군대 갔다 와서 이십대 후반 때부터는 확실히 내가 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 아니 누군가를 끊임없이 짝사랑을 했는데, 일반을. 언제나 아주 가슴 아픈 짝사랑을 했으니까.

상대방한테 고백해 본 적도 있어요?
- 네. 아 그리고 그때, 애매하게 여자 친구를 딱 한 번 사귄 적 있어요. 원래 친구관계였다가 약간 발전돼서, 애인처럼 됐는데 그 친구는 지역에 있고 나는 서울에 있어가지고 서로 만나지 못하고 몇 년 동안 가끔씩 만나고 그랬는데 마음으로는 그 친구를 너무 좋아하고 이런 부분이 있었지만 몸은 전혀 안 돼. 한 번도 그니까 뭐, 스킨쉽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그리고 헤어지면서 너무 그 친구한테 미안하고.

분명히 게이커뮤니티가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일반만 짝사랑하고 커뮤니티에 나올 생각은 안했어요?
- 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내가 훨씬 두려워했던 것 같고. 그담에 첫 번째, 어떤 희한한 기회에 내가 게이빠를 가게 되었는데... 스물 여덟 아홉 정도?  그때 정말 우연한 기회에 가게 된 건데, 잘못 간 거야. 이상한 데를 데려 간 거야. 이 사람이. 처음 갔을 때는 조그만 빠, 허름한 빠여서 거기 사람들이랑 술 을 마시고 이차를 갔는데 택시를 타고 무슨 종로 어디 이상한 데, 단란주점? 남자 나오는데 지금 생각하니 호스트빠를 갔는데 그...  그 사람이 노는 게 너무 지저분하게 놀아서, 거기서 질려버렸어. 아, 이반들이 더 더티하고 더럽구나. 이래가지고 그때 중간에 뛰쳐나온 이후에는 되게 선입견이 많았던 거 같아.

누가 데려갔다구요?
- 아, 이거 말하면 되게 긴데... 그때 내가 식당을 했었는데 식당에 오는 단골손님이 자기가 게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면서 나도 그런 거 같다고. 한번 가자고 이야기하게 된 것.

그리고 그 이후엔 쭉 안 나오고 지내다가 다시 커뮤니티에 나오게 된 계기가 있어요?
- 있죠. 그리고나서, 일반 친구들한테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어요. 서른 살 정도부터 시작을 해서 좀 소극적으로 하다가 언젠가부터였지? 서른 다섯 살 정도에 어떤 계기가 있어서 내가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에서 커밍아웃을 하게 됐는데, 그때 분위기상 하게 됐는데 커밍아웃이 너무 잘 된 거지. 나랑 친한 애들이 일고여덟 명 정도 있는 그룹이었는데 커밍아웃하고 나서 한 일주일동안 너무 힘들었어. 왜냐하면 그담 모임까지 얘네들이 조금이라도 변하거나 아니면 나를 오히려 감싸려 한다든가 이런 감정적인 변화가 생기면 나는 너무 불편할거고 그리고 혹시 상처받는 이야기를 내가 들으면 어쩔까 라고 했는데, 애들이 너무나 잘 받아 준거야. 그냥 받아줘. 너무, 응. 잘 받아줘서... 그리고 그 때, 친구들이 나를 뭐라고 그랬어. 너는 왜 게인데 너네 동네 가서 안 놀고, 적극적으로 니 애인도 찾고 해야지, 왜 이러고 있냐고.. 해서 일반 친구들이 격려를 해 줬어. 게이빠 나가라고.(웃음)    

여러 사람 앞에서 커밍아웃해야 할 정도로 절실하게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던 건 아니고?
- 커뮤니티에 정말 나오게 된 거는... 다 그즈음인데 한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너무 상처를 받았어. 역시 일반인데 ‘아, 내가 정말 더 이상 이러고 살면 안 되겠다.’해서 나오게 된 거죠.

어떻게 상처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침묵) 서로 상처를 준 거겠죠. 그 친구랑 나랑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었고. 아, 근데 더 이상은 안 돼.

그 친구는 여자 친구가 없었어요?
- 아아, 그 이야기까지 해야 돼? 음... 그러다가 그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기게 됐는데 그렇게 해서 인제 내가 스스로 상처를 많이 받은 거지.

같이 잔 적은 없고?
- (침묵) 잤다라기보다 그냥 약간... (웃음) 예전엔 그런 생각 못했었는데 요즘에 보니까, 아, 내가 어쩌면 스킨십 비슷하게 사람들이랑 많이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웃음)

이건 대단히 충격적인 커밍아웃인데요?
- 그땐 그런 개념이 없었다니까. 근데 진짜 일반하고 약간 그런, 스킨십들이 있었던 적은 있었지.

아무튼 그러고나서 그러고 나서 친구사이로 왔어요?
- 일단 그 전에 친구사이는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커뮤니티에 나오게 되면 이쪽 친구사이엘 꼭 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가지고 있었고 써치도 다 하고 있었고. 왜냐하면 내가 힘들 때 그 친구사이 홈페이지 특히 그때도 커밍아웃 인터뷰가 있었을 거예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되게 위안이 많이 됐어요. 맨날 그때는 울고만 지냈는데... 내가 이런 다른 여러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덕을 이렇게 많이 입고 있구나. 그래서 나도 조금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가 알기로는 친구사이 첨 온건 자발적으로 온 게 아니고 프렌즈(게이빠)에서 소개받아서 온 거 같은데요?
- 프렌즈는 갔지. 근데 프렌즈를 갔던 건 내가 약간 섬세하다고 할까? 꼼꼼한 게, 다 써치를 해서 프렌즈의 사장이 친구사이 대표를 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내가 그쪽으로 먼저 간 거야. 사실은. 이쪽을 잘 모르니까...(웃음) 게시판만 봐서는 분위기를 모르니까 너무 딱딱하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근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되게 가족적이고 이런 곳이라고 해서 그 쉽게 그 다음에 바로 올수 있었지.

친구사이가 너무 가족적이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 그건 오래된 모임의 특성에서 드러나는 건데, 왜냐면 저같은 경우에도 워낙 모임들을 여러 가지 했었고 오래 했었고 그래서 그게 어떤 건지는 알아요. 내부적으로 되게 끈끈하고 오래된 멤버들도 많고, 하지만 그만큼 보이지 않는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의 특성이랄까 모임의 특성 같은 게 강해지기 때문에 그게 좋게 보면 모임의 색깔이고 또 부정적인 면에서 보면 모임 밖에 있는 사람들이 안으로 갑자기 진입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좀...


내가 너무 욕심은 많은 거 같애.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을 말한다면?  
- 일단은 사람들하고 서로가 좀 친하게 되려고 노력이 있어야 되는 거고, 그 다음에 그 모임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모임에 들어가더라도 그런 자세는 가지고 들어가야 된다라고 생각을 해요. 모임의 문화가 개개인들을 다 맞춰줄 수는 없는 거잖아. 근데 처음에 약간 아쉬웠던, 의아했던 건... 기억이 나는데... 개인의 의견을 너무 존중을 한다? 어떻게 보면. 오늘 뭐할래? 이렇게 친절한 문자가 왔어. 근데 아 나 오늘 바빠서 일 못해 이렇게 하면 끝인 거지, 그냥 끝. 보통 다른 모임에서는 친해지기 전에도 조금 더 한번 끌거나 이렇게 하는데 내가 한번 의사표시를 하면 그 이상으로는 터치를 안 하는, 안 하더라고.

당신이 바쁘게 보여서 그런 거 아닌가. 예를 들어 백수다, 휴학생이다 그러면 ‘너 하는 일도 없잖아. 나와.’ 이렇게 권할텐데. 당신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 그러니까.
- 나는 한 달에 한번 기본적으로 정모는 꼭 나간다. 거기에 맞춰서 했는데, 나는 한 달에 한 번도 다른 모임에 비해서 열심히 나간 거다 생각을 하는데, 친구사이 사람들은 훨씬 더 자주 모이기 때문에 내가 드문드문 오는 거지. 그걸 내가 누가 이야기해줘서 얼마 전에 알았어. 그 전에는 나는 그런 인식이 없었어요. 어쩌다가 한 달 빠지면 그럼 한번 빠졌네 이렇게 생각되는 건데 두 달 만에 보는 거니까 정말 오랜만에 나타난 거지. 근데 나는 그렇게 생각 못했다. 그래서 알았어. 아, 그렇구나. 거의 매일 친구사이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내 마음하고는 좀 다르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죠. 딱히 회의나 할 일 없어도 나와서 얘들 뭐하나 이러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 맞아. 일단 시간적인 문제고. 그담에 이건 내가 활동하는 모든 모임에서 갖는 나에 대한 불만이야. 너무 많이 한다 너는 한 두개만 해라. 그래서 많이 줄인 것도 지금 이건데 내가 너무 욕심은 많은 거 같애. 일 욕심 하고 모임들이 다들 지금 남아 있는 것도 십년 이상씩 되었고, 내가 꼭 뭔가 해야 되는 거 땜에. 또 학교도 다녀야 되지, 돈도 벌어야 되지...

너무 잘난 척 하는 거 아냐?(웃음) 내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어요?
- 내년에는 글쎄 그러니까 다른 외부적 일적인거 보다는 내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내 걸 만들고 싶다라는... 그리고 사십대에 들어가서 한 십년 정도는 이제 방향을 그런 식으로 가야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어요. 놓았던 글이나 이런 것들 다시 쓰고 싶고, 밴드를 오랫동안 했었는데 이런 쪽에서도 앨범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그런 쪽도 하고 싶고 뭐 등등.

일을 줄인다면서 더 하겠다는 거네요?
- 아니... 돈버는 일은 계속 해야겠지만, 기획일 이라는게 대부분 남의 일들을 하는 거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런 것들을 체화시키는 것?  이래서 뭐 가게를 한다라고 하더라도 내 브랜드나 내 상품을 개발한다라든지 이런 식으로 되는 거...

그 고민과 게이커뮤니티와 연결되는 부분은 없나요?
- 첫 번째는 게이 컬쳐 가이드 북인데... 게이들도 똑같이 게이들의 컨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그게 이제 가이드북의 형태로 나올 거고, 그담에 이 틀을 만들어서 꾸준히 갔으면 좋겠다는거. 거기에 나는 일조를 하고 싶은... 그게 뭐 책의 형태에서 시작을 하지만 나중에는 웹진이나 이런 식으로 될 수도 있고 다른 식으로 계속 뻗어나갈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쪽의 일을 친구사이에서 꾸준히 하고 싶어.

게이컬쳐가이드 북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주세요.
- 팀원을 공개적으로 모집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열다섯 명 정도의 팀원이 모였고 현재 네 번 다섯 번 정도 회의를 했구요, 죽 진행을 해서 내년 한 사월이나 오월정도에 책을 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이문화에 대한 보고서? 저희 컨셉은 그래요. 여태까지 게이에 대한 정보는 많이 있지만 지금 현시점에서 전반적인 여러 가지 게이문화와 관련된 내용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한번 엮어보자는 기획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난 당했어요.



게이문화라는 게 특별히 있나요?
- 가장 큰 숙제가 그런 거 같아요. 게이 컬쳐가이드 북이라고 시작을 했지만, 게이적인 문화라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어떤 부분을 다뤄야 될까. 일반 문화와 이반 문화를 완전하게 구별을 할수 있나 없나. 우리 특성은 분명히 있는데 이런 것들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런 고민들이 팀 내부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고민입니다.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과정 자체에서 그런 고민들이 깊어진다라는 게 이번 책을 내는데 하나의 의의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기획인데 좀 딱딱하고 지루하게 들리지 않을까요?
- 내가 말을 딱딱하게 해서 그렇지 내용은 되게 재밌을 거예요.

책이 나오면 시중에 판매할 건가요?
- 가격정책은 아직 회의는 안했는데요, 그래도 난 문화가 어떤 공짜로 뿌려진다라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이기 때문에 소정의 비용으로 판매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문화에 대해서 몇 년동안 커뮤니티 안팎에서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 내가 사실 커뮤니티 활동을 너무 잘 못해서 내가 일단 많이 배워야 되고 많이 경험해야 되는데 시간적으로...

일반 이성애자 남자랑 많이 잤다면서요?
- (웃음)그건 다른 거잖아. 개인 문화지 그건 게이문화가 아니라.

당신 같이 일반 남자 짝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게이들에 대해서 오해를 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웃음)
- 무슨 소리야. 난 당했어요.(웃음)

이성애자 남자들한테 커밍아웃을 할 경우 좀 불편해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하잖아요?
- 응. 그래서 확실히 남자보다 여자가 편해요. 남자친구들은 이야기를 해서 대부분 묵묵부답이고 내 생활에 대해서 깊숙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잘 안하게 되는... 여자애들 같은 경우는 애인이 어딨니, 언제 저기 할 거니 꼬치꼬치 캐묻는데 남자들은 그러지 않는 거 같아요.

성적인 긴장감을 느껴본 적 있나요?
- 그런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가끔 게이들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대신 커밍아웃을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 근데 그렇게 너무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이제 그렇게 안 할라고...

이야기가 살짝 어긋났는데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게이문화에 대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요?
- 음...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 살 때 처음 나갔을 때? 호스트빠? 그런데서 그 대화가 너무 자학적인거야. 표현이나 이런 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너무 비하적인 용어를 쓴다라든지, 그게 친함이나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건데 그게 너무 억눌려 있는 것들을 역으로 찌꺼기처럼 쏟아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이 나는 첨엔 좀 힘들었어요. 근데 친구사이에서는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


한 백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애.



사회생활하면서 커밍아웃 한 경험 많으신가요?
- 2005년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되게 열심히 상황이 되면 했었고 한 백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애. 물론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많은 축이기는 하지만. 처음에 한 일 년 동안은 내 스스로 운동하듯이 했었어요. 사람들한테 어렵지만 될 수 있는 대로 하다가 그게 조금 지나고 나서는 조금 차분하게 하고 있는 거 같아요.

호모포비아적 반응은 한 번도 못 만났어요?
- 응. 그리고 대부분 여자들이고 그담에 문화판은 좀 열려있어서...

그러면 가족들한테는 해본 적 없나요?
- 가족들한테 아직 못했어요.

형제 누나한테도?
- 가족한테는 맨 첨에 계획을 세워서 몇 년 안에 하겠다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어려워진다라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형 누나한테는 기회가 되면 하려고 하는데 우리 가족이 갑자기 다 외국으로 오랫동안 나가게 돼가지고, 편지나 메신저로 할 수도 없고 나중에 만나게 되면 언젠가는 해야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다음에 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이게 나는 편할 거 같은데 엄마가, 엄마는 분명 받아줄 거라고 생각해. 시간이 문제가 되겠지만. 근데 그 되게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결정을 못하겠더라니까. 시간이 오히려 지날수록... 그런 고민하고 있는 중.

가족들이 결혼하라고 하진 않나요?
- 우리 집은 푸쉬는 있어도 그렇게 아주 세지는 않아요. 그리고 우리 누나가 결혼을 안했어요. 누나나 나나 둘 중 하나라도 가라, 요 정도. 엄마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만날 때마다 결혼 이야기는 하지만 그렇게 집요하지는 않은 거 같애.

게이들의 입장에서는 가시화 되지 않음으로 해서 배려받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쪽에서 할수 있는 노력이 커밍아웃인거 같은데요.
- 커밍아웃은 정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나는 게이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우리 힘든 부분에 대해서 커밍아웃을 하지만, 보통 여러 가지 사람들도 자기만의 힘든 거를 다 가지고 있잖아. 이런 거를 모든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건 정말 필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의 고민이 가볍지는 않지만, 게이들의 커밍아웃하고 같은 무게나 성격을 가질 수 있을까요?
- 내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나 같으면 친구들하고 더 긴밀해지는 건 서로의 정말 묻혀있는 속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이 꼭 난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내 주위에 개인적인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이 너무너무 부지기수로 많은 거야. 이게 없는 사람이 없어. 이걸 어떤 기회에 어떤 순간에 딱 하게 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 똑같은 아픔이 있구나. 이게 사회적인 시선이 어떤 부분에서는 게이들하고 똑같은게, 자기한테 마이너스 될 이야기는 죽어도 안하는 거. 그게 아무것도 아니고 똑같은데, 내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그 사람을 계속 그 시선으로 볼 까봐...

다른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를 게이들이 들으면 커밍아웃에 대한 부담이 덜어질까요?
-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확률은 높아질 거 같아요. 그게 서로의 개인적인 지점에서는 마음을 계속 여는 거. 계속 열려고 하고, 게이들한테 커밍아웃이 정말 중요한데, 이게 게이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한 사람으로서 그 사람이 훨씬 더 발전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반회사나 수직적 조직문화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커밍아웃이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힘들지. 나도 그 부분 힘들다고 생각이 들어요. 직장에서 하는 건 너무 어렵고 그 단계가 내가 정말 가까운 단 한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서부터가 출발인. 그리고 나도 어디 일할 때 무조건 가서 내가 게인데 라고 말하는 건 별로 아닌데... 근데 내가 관계를 가지면서 아, 이 사람하고는 오히려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라고 판단이 들 때는 하게 돼.

화제를 좀 바꿔서요, 얼마 전에 비슷한 시기에 커뮤니티에 들어온 친구 스파게티나를 먼저 보냈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 가슴이 아픈 거야 두 말할 필요도 없고, 개인적인 아쉬움은... 티나(스파게티나)랑도, 티나가 술을 잘 먹기 때문에 몇 번 술을 먹었는데 더 이상 더 즐겁게 같이 있을 시간이 없어서 되게 아쉬웠었고, 두 번째는 약간 특징이랄까, 되게 놀랬어요. 정말로 게이들이 모두다 와서, 그런 문화를 처음 봤는데 나도... 단체로 와서 모든 일들을 다 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정말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하고 다들 끊임없이 울어주고, 끊임없이 그를 생각한다라는 걸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원래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웃고 떠들썩하게 즐긴다는 부분도 있는데,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또 즐겁게 보내주기도 하잖아요. 이삼십 명씩 모여서 농담하고 떠들고. 난 그런 것도 게이다운 장례식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 맞아요. 그런 것도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우리나라 장례 문화에 대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게... 시골에서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본건데 난 맨날 병원에서하는 것만 보다가 시골에서 옛날방식대로 하는 건 첨 본건데 완전 잔치야. 물론 호상이긴 호상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즐거워해도 되나. 아, 이게 우리 문화고 우리가 죽음을 보내는 방식이구나. 물론 우는 대목도 중간중간에 있긴 하지만 그것들을 넘어서서 이 사람들이 좋게 축원을 해주는 방식이 난 너무 좋다고 생각을 했어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 커밍아웃 인터뷰에 응한 건, 내가 예전에 커밍아웃 인터뷰를 보고 정말 훌륭하고 대단하다 그러고 내가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고 혹시라도 내 이야기가 별거 아닌 내용이긴 하지만, 누군가가 보고 그런 힘이 되면 좋겠다 싶어요. 감사합니다.





김성진님의 이메일 주소는 unmong@gmail.com 입니다.
이 인터뷰의 사진과 내용은 김성진님과 친구사이의 동의 없이 다른 곳에 게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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