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에 대한 불신과 편견은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아무리 기독교인들이 "사랑"을 외쳐도, 비기독교인들 눈에는 그저 "배타적"인 사람들로만
보일테지요.
물론 모든 비기독교인들이 모든 기독교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녔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허나, 다수의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에 대해 불신이나 편견을 지니고 있다면
무작정 비기독교인의 관점을 바꾸라고만은 할 수 없는 노릇일겁니다.
하지만... 이명박 같은 사람 때문에 기독교가 욕먹는 것은 부당합니다.
이것은 마치 사우나에서 변태짓을 한 게이 한 사람 때문에 동성애자 전체가 욕을 먹어도 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 없이 많은 이성애자들이 변태짓을 하고 있지만, 이성애가 변태라고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날 어떤 이성애 단체도 이성애를 인정받기 위해 퍼레이드를 하는 풍문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동성애자가 왜 퍼레이드를 합니까?
이성애자들이 바라보는 부당한 시선과 편견.. 그리고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부당함을
깨우치기 위함이 아닌가요?
해가 거듭될 수록 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퍼레이드의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게 향한 부당함만 고치려하고, 내가 행한 부당함을 외면하려한다면
결국 헛수고가 아닐까요?
왜냐하면 [나]를 이루고 있는 정체성은 [성정체성]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게이는 특정한 혈액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고,
어떤 게이는 특정한 지방 출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예는 훨씬 다양하게 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혈액형이나, 출신 지방... 그 모든 것이 [나]를 이루고 있는 정체성입니다.
때문에 [나]를 이루고 있는 정체성 중에 [성정체성] 하나에 대해서만
서로 다른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관용]을 베푸는 사회가 된다해도
여전히 다른 정체성에 대한 편견은 남아 우리의 삶을 고단하게 할 것입니다.
내게 향한 부당함을 고발할 땐 , 내게 있는 타인에게 행한 부당함들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퍼레이드 규모가 커지고, 관심과 참여가 늘어난다해도
모레 위에 쌓은 성과 같이 헛된 수고가 되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이 이반이며 비만한 여성이고, 노인이며, 유색인종이며, 출소자이고, 장애인이며 종교인이라면
그에게는 이런 퍼레이드의 성공적인 결과(?)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명박..그는 기독교인이라서 배타적이야..
이 말이 자연스럽게 인정되는 곳이라면
다른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편견들에 의한 발언들도 인정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심히 우려됩니다.
그러나 그저 저의 오버된 감정과 생각이길 바랍니다.
도대체 언제 이명박이 기독교인이고 장로라서 그랬다는 거죠?
그건 기독교인 여부와 상관없이 그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단비님이야 말로 이명박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그를 감싸는 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