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성소수자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선거현수막 허용 말라
지금 이 순간 서울에는 ‘동성애·퀴어 교육 추방’이라고 적힌 선거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어제 5월 21일부터 시작된 2026년 지방선거 선거운동의 일환이다. 선거 과정에서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 혐오, 모욕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오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과 차별, 인권침해의 내용을 담은 이 선거현수막이 광범위하게 설치될 수 있기까지 그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 정부, 국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친구사이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해당 선거현수막은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의 학습권·교육권을 광범위하게 모욕하고 침해한다. 또한 일상 속에서 이 현수막을 마주하는 성소수자들에게 심각한 모멸감을 안겨주고 있고, 평등한 시민으로서 정치적 권리를 실천할 수 있는 선거운동 기간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적인 참정권이 체제의 근간인 한국에서, 증오를 부추기고 혐오를 선동하는 후보와 후보의 메시지를 공적 공간에서 허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문구가 교육감 후보의 선전 내용이라는 점에서 교육의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동·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직접적인 위협과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동에게 지속적으로 모욕, 무시, 위협, 차별 등을 가하여 정신적 고통과 발달 장애를 초래하는 행위”로서 정서적 아동학대를 정의한다면, 해당 현수막 게시는 그 자체로 아동학대로 볼 수 있는 심각한 폭력 행위이다.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 현장의 주인과 참여자로서 존재해왔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내부에 성소수자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는 다양성 수용과 차별 시정을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다양한 주체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2026년 교육감 선거가 혐오를 선동하며 진전된 평등을 후퇴시키는 극우들의 난장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차별과 혐오를 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고 변명할 수 있으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해당 현수막 게시를 방조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 하는 일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회구성원의 기본권과 평등권을 보호할 의무 앞에 절차적 중립을 선언할 수 없으며,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입장에서 선거 과정을 감독하여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선거 과정과 선거 방송 등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이미 여러 차례 사회문화적으로나 사법적으로 확인돼 오고 있는 성적지향에 의한 차별이 허용될 수 없다는 법리에 근거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했어야 했다.
늦지 않았다. 성소수자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선거현수막을 모두 불허하라. 정부, 국회는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차별과 혐오 없는 선거 과정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라.
2026년 5월 22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 시민 여러분께
등하교, 출퇴근, 산책길과 장보러 가는 길, 수많은 일상 속에서 어제 오늘 모멸감을 느꼈을 성소수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심정에 공감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마주하는 여러 차별과 혐오의 경험, 특히 위 현수막을 보시면 사진 찍고 현수막이 게시된 위치와 함께, 문구를 마주했을 때 든 생각과 심정을 친구사이 이메일로 제보해주시면 이야기를 모아 의견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중간에 한 번, 선거 뒤에 한 번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친구사이 이메일 (contact@chingusai.net)
- 마음연결 안내
이번 선거 과정에서 혐오 선동으로 인해 자살 생각이나 이에 준하는 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다면 혼자 감당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필요하다면 친구사이 부설 성소수자 자살예방센터 마음연결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