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대 총살당한 시인
지순한 동성애 느리게 표현
다크 러브 소네트
물이 담긴 세면대를 사이에 두고 남자 둘이 번갈아 얼굴을 닦는다. ‘슬로 비디오’처럼 느리디 느린, 무용 같지 않은 무용이다. 상반신을 벗은 두 남자는 동성 연인을 상징한다.
<다크 러브 소네트>는 스페인의 위대한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를 기리는 작품이다. 무정부주의자이자 동성애자였던 로르카는 1936년 8월 어느날 새벽, 스페인 내전 시작과 함께 국가주의자들에 의해 총살당하고 만다. 그가 왜 사형당해야만 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에 휩싸여 있다.
체코 극단 팜인더케이브는 유럽의 연극계에도 깊은 영향을 준 로르카의 시 세계와 그가 가장 사랑했던 한 남자와의 관계, 그 억눌린 사랑을 스페인의 리듬에 바탕을 둔 거친 신체로 표현했다. 팜인더케이브는 2001년 ‘안달루시아로의 탐험-로르카의 자취를 따르는 여행’을 하고 난 뒤, 일명 ‘로르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로르카의 삶을 주제로 한 공연과 그의 작품 번역, 시디 제작, 그리고 이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것이다.
연출가 빌리엄 도초로만스키는 “로르카와 라파엘 로드리끄즈 라푼과의 사랑은 스페인 내전 동안 시작됐으며, 둘의 사랑은 지역, 나이, 성별, 심지어 죽음도 초월한 것이었다”며 “우리 극단의 근원적인 바탕이 된 이 공연이 한국 관객에게도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극단의 2001년 창단 작품으로 두번째 내한 공연이다. 극단의 요청으로 객석이 무대 위에 마련돼 있다. 아시아 초연. 5월26일 저녁 7시30분, 27일 오후 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