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5년간 동성간 성관
계를 한 적이 있는 남성은 익명으로 정자를 기증할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2
0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뉴욕주는 이미 동성애자들의 익명 정자 기증을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부분
국내 정자은행들도 에이즈바이러스(HIV)의 유포를 우려해 비슷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애단체들은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 제정을 새삼 비난하고 나섰다. 전
미 게이.레즈비언 태스크포스의 맷 포먼 전무는 HIV 감염 검사가 매우 신속하고 효
과적이기 때문에 이런 규정들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규정들이 적절한 과학적 근거 위에서 마련됐더라도 근거없는 고정관
념을 확산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주로 시신으로부터 인체 조직을 채취.판매하고 의학적으로 사용하
는 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이 지난 1년간 펼쳐온 노력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연방정부는 오래 전부터 혈액과 장기의 거래와 사용을 규제하는 규정을 시행해
왔으나 실제로는 미국 전역에서 150여개에 달하는 관련업체들이 뼈와 혈관, 각막,
인대, 정액 등을 무원칙적으로 떼어내고 거래해왔다.
미국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66명이 비정상적으
로 관리된 조직을 이식받고 심각한 감염을 겪었다.
FDA의 새로운 규정은 모든 인체 조직 기증 예정자에 대한 관찰과 검사를 정하고
있다.
새 규정에 따라 모든 기증자는 반드시 HIV, B형.C형 간염, 매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 감염여부를 검사 받아야 하며, 정액 기증자는 성관계로 전염되는 클라
미디아(비임균성 요도염)나 임질 감염 여부도 반드시 검사 받아야 한다.
다만 동성애자들을 비롯해 정자나 다른 조직을 익명으로 기증하지 못하도록 금
지돼 있는 사람이라도 아는 사이인 친구나 가족에게는 기증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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