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시장의 자유에 맞서라”
ㆍ“李정부 인권후퇴 뚜렷”… 14개 단체 내일 공동발표
시민·사회단체들이 10일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2008 인권선언’을 발표한다.
“사람은 사람인 이유만으로도 존엄하다. 그리고 자연의 모든 생명도 존엄하다. 1조,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평화롭게 살 권리가 평등하게 있다. 2조, 누구든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고 연대해야 한다….”
인권선언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4개 시민·사회단체와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상징하는 1210명의 개인 이름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각 부문별 인권선언은 개별 시민단체가 간혹 발표했지만 시민사회 진영이 통합적인 인권선언을 작성해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시민단체들은 인권 성장의 좌표 역할을 해온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의 뜻을 되새기고자 인권선언을 제정했다. 국내 요인으로 이명박 정부 이후 사회 각 영역에서 인권후퇴의 징후가 뚜렷해졌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인권선언을 제안한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활동가는 “인권과 민주주의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회적 공동선인데 이명박 정부는 이 선을 너무 쉽게 넘어버렸다”며 “시민들에게 사회적 고통을 가하는 억압권력의 모습으로 다가온 현 정부에 맞서 인간의 모든 고통을 해결하는 치유제로서 인권선언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통합 인권선언문을 만들기 위해 각 부문 시민단체들은 지난 10월 초부터 영역별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10월6일 세계주거의날 ‘주거권 선언’을 시작으로 10월17일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 11월25일 ‘여성인권선언’, 12월3일 ‘성소수자 인권선언‘, 12월6일 ‘비정규직 인권선언’ 등 14개 분야에서 릴레이 선언을 펼쳤다.
릴레이선언과 세계인권선언, 각종 국제협약을 기초로 작성된 2008 인권선언문은 전문과 29개조로 구성돼 있다. 인권선언은 전문에서 “‘인간의 자유’가 아닌 ‘시장의 자유’만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시장의 자유에 맞선 사회권을 강조했다.
1·2조에서는 인권의 개념과 원칙이 제시돼 있고 3~27조에서는 노동권·주거권·건강권·교육권·생명권·환경권·표현의 자유권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인권선언 선포 기자회견을 가진 후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동자연대 김랑희 활동가는 “2008년 인권선언이 한국사회 인권향상을 위한 작은 나침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병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