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동성애자 올림픽 개최 불허>
[연합뉴스 2006-03-03 15:31]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 시카고 교외인 크리스털 레이크 지역의 공원 관리소 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올여름 열릴 예정인 동성애자들의 올림픽격인 게이 게임측의 조정 경기 개최 요청을 불허키로 결정했다.
커미셔너 1명이 휴가중인 상태에서 치러진 이날 투표는 "게이 게임은 스포츠 행사라기 보다는 정치적 행사 쪽에 더 가깝다"라는 반대 의견과 "지역과 호수를 알리는데 좋은 기회"라는 찬성 의견이 맞서 찬성 2표 반대 2표의 결과로 이어졌는데 행사가 치러지기 위해서는 3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이 같은 표결 소식을 전해들은 게이 게임 준비위원회측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동성애 혐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불쾌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제7회 게이 게임은 오는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으로, 개막식은 시카고의 미식축구팀인 시카고 베어스의 홈구장 솔저 필드에서 7월 16일 개최되며 30개 종목에서 동성애 선수들끼리 경합을 벌이게 된다.
게이 게임측은 이 가운데 조정 경기에 크리스털 레이크를 가장 적합한 곳으로 판단해 지역 공원 관리소측에 경기 개최 허용을 요청했으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일부 주민들은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한편 이날 투표가 실시된 공원 관리소 본부에는 약 90명의 주민들이 모여 주민 회의를 가졌는데 게이 게임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 때문이 아니라 게이 게임 자체가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이는 지역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 여성은 지역 신문에 게이 게임이 지양하는 다양성에 대한 질문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며 "이 행사를 사기 올림픽으로 부르거나 아니면 모두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뭔가 숨겨진 어젠다가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게이 게임을 지지하는 주민들은 "이 행사의 유일한 어젠다는 동등한 권리일 뿐"이라며 "동성애자들이 이 행사를 여는 것은 이미 수많은 곳에서 차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통해 차별 반대를 알리려는 것"이라며 행사 유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kwchri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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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처럼 '고무줄' 같은 훌륭한 체육 종목이 있는 운동회는 재밌을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