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모던보이 2005-04-13 09:40:10
+0 806
The Adventures Of Felix(Olivier Ducastel & Jacques Martineau, 프랑스, 2000) 프랑스 영화계의 피에르 & 질이겠죠. 예전부터 보아야지 했던 올리비에르 & 자크 게이 커플의 영화를 처음 봅니다. 캠프 미학의 최전선에 '피에르 & 질'(논란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포스터는 명확히 피에르 & 질의 캠프 미학과 키치를 반영하고 있어요)이 있다면, 프랑스 영화계엔 당연히 올리비에르 & 자크 커플. 이 커플 감독은 꾸준하게 프랑스 내 인종 문제, HIV, 성 차별 등의 문제를 가로지르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펠릭스의 모험' 역시 여느 퀴어 영화와 달리, 프랑스의 아랍계 게이에게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제를 놓고 이루어지는 사고 실험 같은 영화입니다. 우리의 잘 생긴 펠릭스는, 해고당한 노동자, 아버지 얼굴을 모르는 아들, HIV 포지티브, 그리고 아랍계이며 게이지요. 중층결정된 모순의 집약이랄 수 있겠습니다. 이 펠릭스는 중년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아버지를 찾으러 고향에 떠나게 되지요. 애인한테는 5일 후에 자기 고향 기차 역에서 만나기로 해놓고 자신은 그 먼길을 히치하이킹을 하며 도보로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펠릭스의 모험이며, 로드 무비지요. 감독들은 영화에 다섯 개의 챕터를 집어넣습니다. '내 남동생', '내 할머니', '내 누이', '내 사촌', '내 아버지'. 펠릭스가 여행 도중 만난 다섯 사람들과 얽히는 에피소드들로 영화가 구성되어 있지요. 감독들은 이 영화를 통해 어쩌면 가족이란 생물학적 관계보다 자신이 마음 먹기에 따라 타인들과 함께 형성하는 친밀성의 관계의 구축물이지 않을까 하고 넌지시 귀뜸을 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만나지도 못하지만,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만날 필요도 없었던 것. 외려 펠릭스의 삶에 더욱 중요한 건, 집을 도망쳐 나온 열 일곱 살의 게이 동생이며, 비록 원 나잇 스탠드에 지나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의 우정을 교환한 철도 노동자 게이, 외로운 할머니, 아버지가 각기 다른 세 자녀를 둔 이혼녀 등일지도 모르지요. 어설피 주장을 개념화하지도 않으면서 경쾌한 모험극으로 끌어가는 솜씨가 매끄럽습니다. 물론 이들이 결코 어떤 사유의 경지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쭉쭉빵빵 꽃돌이들만 설쳐대는 재미없는 게이 시트콤보다 훨 나은 어떤 사유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살짝 개념을 끌어온다면, 게이 교양주의 영화랄 수 있겠어요. 1. 올리비에르와 자크 커플 감독의 사진입니다. 예전엔 저도 잠시 영화 연출 지망생이나 감독을 업으로 삼는 놈이랑 붙어 먹고 사는 게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별로라는 생각입니다. 영화 일을 한다고 해도 연출 쪽이 아니었으면 하는. 2. 요즘 The Coral의 노래에 흠뻑 빠졌어요. 다시 록큰롤로 돌아가자는 그들의 소박한 웅얼거림이 듣기 좋네요. 3. 어디 눈 삔 돈 없나요? 한 300만 원만 주면, 디지털 카메라 들고, 경쾌한 로드 무비 장편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서서히 꽃들이 바람을 타고 올라오는 걸 보니 몸도 아프고, 마음도 어디 꽃밭에 신발 놓고 온 것처럼 싱숭생숭.   The Coral | Pass It O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2504 차기 교황 선두주자, 동성애는 죄악 모던보이 2005-04-18 942
2503 왠지 게이바를 가고픈 토요일이네요.. 황무지 2005-04-17 756
2502 참, 챠밍 스쿨 장소 섭외 했어요~!!! +1 황무지 2005-04-17 881
2501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님 +2 김치문 2005-04-16 896
2500 DVD-R 공씨디가 필요하신분 +2 ちんちんを見て 2005-04-16 851
2499 교활하다, 우리 시대의 주홍글씨 +1 queernews 2005-04-15 554
2498 이번주 금요일을 주목하세요 +5 고어 3센치 2005-04-15 715
2497 늑대와 여우의 사랑? +1 queernews 2005-04-14 590
2496 옆집 남자 +1 모던보이 2005-04-14 1121
2495 <한국레즈비언상담소> 개소했습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2005-04-14 709
2494 친구사이 봄MT는 언제 가는 게 좋을까요? +6 관리자 2005-04-11 720
2493 한국 독립미디어센터 건설을 위한 토론회에 초대... imc 2005-04-13 606
» 펠릭스의 모험 모던보이 2005-04-13 806
2491 4월23일 고 윤현석, 오세인 추모의 밤을 개최합니다. 동인련 2005-04-13 597
2490 ^^ 좋은 하루들 보내셨어여.. +3 하기나루 2005-04-13 605
2489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 +5 차돌바우 2005-04-12 1002
2488 한국 최초 레즈비언상담소 개소 queernews 2005-04-12 991
2487 에이즈라는 질병과 동성애 낙인 queernews 2005-04-12 726
2486 [4월인권포럼] '장애를 가진 동성애자에게서 듣는... 동인련 2005-04-12 562
2485 오늘날씨 참좋죠? 수영모임 신입회원입니다 +5 슈렉짱 2005-04-12 703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