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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news 2005-04-15 21: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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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핑 사이트·청소년 동성애 과열 단속으로 성윤리 조여매는 한국 사회의 보수성과 이중성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우리 시대의 ‘주홍글씨’는 어떻게 쓰는가? 지난 3월 말~4월 초는 우리 시대의 주홍글씨를 다시 ‘쓰는’ 성윤리 강조 캠페인 기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스와핑, 청소년 동성애 등이 우리 시대의 주홍글씨로 돋을새김됐다. 우리 시대의 주홍글씨는 이중의 일탈 위에 새겨진다. 더 이상 단순한 외도, 성인의 동성애는 단죄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외도 그 자체를 비난하면 촌스러운 것이 되고, 동성애를 혐오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역비판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와핑처럼 외도와 ‘변태적’ 성행위가 겹쳐지거나, 청소년 동성애처럼 동성애와 나이주의가 결합하면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는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된다.



△ '스와핑'으로 불거진 성윤리 캠페인이 대중의 의식을 장악하고 있다. 스와핑을 소재로 다룬 영화 <버터플라이>.

첫 포문은 ‘스와핑 사이트’로 열렸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 3월22일 대규모 스와핑(부부간 이성을 바꿔 성관계를 갖는 행위) 주선 사이트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회원 수 5천명, 스와핑 알선 400번, 나체 사진과 스와핑 동영상 1천여건…. ‘무시무시’한 사실들이 위협처럼 보도됐다. 스와핑 사이트 운영자 유아무개(37)씨는 스와핑 등 변태적 성행위를 알선해 3천만원을 부당 취득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됐다. 경찰은 불법 음란물을 게시한 혐의로 사이트 회원까지 수사하겠다고 나섰다. 언론은 “미풍양속을 해치고 전통적인 가족관마저 무너뜨리는 성도착증”이라며 “혼인에 따른 순결 의무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한다”(<세계일보> 3월24일치)라고 사설까지 써가면서 개탄했다. 2003년 10월 벌어진 스와핑 논란이 다시 한번 재연됐고, 스와핑 처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끄러운 경찰, 개탄하다 오보 낸 언론


경찰은 여론을 등에 업고 회원까지 수사하겠다고 나섰지만 처벌 근거가 없었다. 스와핑으로 생긴 피해자가 없고, 금전이 오가지 않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은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사회의 성윤리 의식을 높일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문화일보> 3월23일치 사설)고 질타했다. 순식간에 사이버 공간도 윤리의 논쟁장으로 바뀌었다. 네티즌들은 스와핑 처벌을 놓고 찬반으로 갈라졌다. 처벌 찬성쪽에서는 “쾌락 앞에 내팽개쳐진 인륜” “풍기문란죄는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 “이런 부모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아동학대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대쪽에서는 “둘이 자면 무죄고 셋이 자면 죄인가?” “스와핑한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고 싶지만 그들이 스와핑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된다면 사법당국을 향해 돌을 던지겠다”고 반박했다. 여러 포털 사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처벌 찬성이 우세했다. 1만5천여명이 참여한 네이버 라이브폴에서는 ‘사회적 병폐이므로 처벌해야 한다”(58.55)가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처벌 불가”(38.7%)를 앞섰다. 다른 조사에서도 처벌 찬성쪽이 60%를 넘겼다. 이렇게 스와핑으로 불거진 성윤리 캠페인은 대중의 의식을 장악했다.

스와핑 사건의 여파는 음란물 일제 단속으로 이어졌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3월25일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 유입되는 스와핑 사이트를 막기 위해 KT, 하나로텔레콤 등 12개 주요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관련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다. 경찰은 성인 영상물을 문제 삼아 음란물 유통 혐의로 유명 포털사이트를 약식 기소했다. 포털사이트쪽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았고, 관람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음란물 판단 권한은 오직 사법부에만 있다”며 단속을 강행했다. 3월28일에는 스와핑도 아닌 사건을 스와핑으로 보도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남편이 교도소에 있는 동안 아내가 현역 장교와 대기업 간부와 바람을 피웠고, 출소한 남편이 장교와 간부를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최아무개(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언론은 이 사건을 스와핑으로 보도했다. 단순한 아내의 외도를 부부의 스와핑으로 부풀려 보도한 것이다.



△ 동성애자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퀴어애즈 포크>. 두 주인공은 나이 차이가 나는 커플이다.

청소년 집중 관리가 시작됐다?

스와핑 처벌 논란으로 뜨겁던 3월 말 새로운 논란이 터져나왔다. <경향신문>이 28일치에 “‘10대 동성애’ 독버섯 번지듯- 초등학생까지 ‘동성애 카페’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일부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동성애 카페에서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고 시작된다. 카페에는 자기 소개글과 즉석 만남을 원하는 글이 가득하고, 심지어 동성 원조교제 의사를 밝힌 ‘중딩’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전문가의 견해를 빌려 “아직 성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성적 성향을 미리 결정짓고 육체적 관계까지 갖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과 언론의 ‘청소년 동성애’에 대한 지극한 관심은 끊이지 않아왔다. 스와핑 사건이 터지기 전인 3월17일 과천경찰서는 채팅으로 알게 된 청소년에게 접근, 동성 원조교제를 한 혐의(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아무개(46)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가출 청소년 ㄱ(13·중2)군에게 1회에 5천~4만원을 주고 전철역과 찜질방, 화장실 등에서 1~3차례씩 유사 성행위를 가진 혐의였다. 경찰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ㄱ군을 유인해 만난 뒤, 박씨 등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검거하는 ‘성의’도 보였다. 이처럼 청소년 동성애는 스와핑과 더불어 성윤리의 잣대를 다시 세우는 지렛대 구실을 하고 있다. 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이자 영화감독인 이송희일씨는 “최근 들어 청소년 동성애뿐 아니라 청소년의 성에 대한 담론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시민들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는 생(生)권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갑자기 범람하는 성교육 지침서, 원조교제와 청소년 동성애에 대해 부쩍 늘어난 관심은 국가와 시민사회 권력이 다음 세대, 청소년들을 집중 관리 대상화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적발된 스와핑 사이트 '부부플러스'

21세기의 주홍글씨를 첫 번째로 새긴 사건은 새 밀레니엄의 초입에 터졌다. 2000년 연말부터 2001년 초까지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역원조교제’는 30대의 주부가 10대 남고생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신조어였다. 여론은 성윤리의 추락을 개탄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원조교제 혐의로 구속됐던 주부 이아무개씨에 대해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씨가 성관계의 대가로 돈을 준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마녀사냥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이 사건을 소재로 <굿 로맨스>라는 영화를 만든 이송희일 감독은 “한국 사회의 성윤리로는 나이 차이가 나는 세대간의 사랑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성정체성과 나이주의를 근거로 성윤리를 보수화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감독은 영화사 청년필름에서 같은 소재의 장편 영화 <굿 로맨스>(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마녀사냥 하는가


한국은 아직도 윤리의 경찰들이 주도하는 사회다. 국가권력, 시민사회의 이름을 빌린 윤리의 경찰들은 기존 성윤리의 바깥에 있는 성관계가 등장할 때마다 성윤리 보수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 다른 사람의 로맨스조차 윤리의 추락으로 몰아세운다. 청소년 동성애에 대한 ‘우려’는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가장 세련된 방식이 됐고, 스와핑에 대한 ‘개탄’은 일부일처제를 수호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되었다. 소재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주홍글씨 새기기는 계속된다.

동자승 2005-04-16 오전 08:11

너무 어렵다!!!! 어렵다기보다는 힘들다...
난.. 기냥. 브라이언과 저스틴... 둘다 싫다...
사진속 저스틴은 도발적 이라 조금은 끌리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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