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재집권은 악의 축으로 설정된 국가들에겐 예고된 재난이겠지만, 여성, 유색인종, 동성애자 등의 소수자에게도 역시 만만찮은 고난을 예시하는 명백한 판결이랄 수밖에요.
이번 부시 재집권에 동성애 결혼 합법화 논쟁이 상당 부분 기여한 듯 보입니다. 유권자 중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이는 26%에 그친 반면 이를 반대한다는 이는 36%에 이르렀습니다. 부시 진영은 동성애자 결혼 문제와 낙태 문제를 내세워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는데 성공한 거지요.
하지만 이번 상하원 선거로 등장한 공화당 우익들은 부시보다 한 술 더 뜨는 넘들이네요. 오클라호마주의 코번 상원의원은 낙태 시술 의사에 대한 사형을 주창한 인물이면서 줄곧 ‘동성애’ 문제는 미국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던 변태스러운 작자지요. 또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짐 드민트 상원의원은 동성애자들의 교사 취업을 금지한 공화당 선거 강령을 공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며, 사우스 다코타주의 존 튠은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헌법수정안을 지지하는 양반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이번 패배가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동성간 결혼 합법화 문제에 올인되어 있는 미국 동성애자 인권운동 노선에 대한 재성찰이 이참에 발화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