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게시판

인권침해상담
성소수자이거나 혹은 성별표현이 달라서 혹은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은 부당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넘어가기보다 인권상담팀과 상의를 해 주세요.
우리는 당신의 권리를 지지하고 지원합니다.
당신은 온라인, 전화, 대면 상담으로 우리와 상의를 할 수 있습니다.

전화상담
친구사이 사무국: 02-745-7942
운영 시간: 월~금, 10:00~19:00(토,일요일 휴무)

대면 상담을 원하시는 경우 이메일이나,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 주세요.
찾아오시는 길: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39-1 묘동빌딩 3층
이메일: contact@chingusai.net


저는 20살이고, 게이입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와서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아무 감정도 들지 않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서 정말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하지만 말하는순간 친구로 지내지 못할거 같아서 참아왔었는데요...
요근래 좋아하는 감정이 점점 더 커지면서 정말 힘들어서 그냥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말해버렸습니다.
친구는 괜찮다고 아닐거라고 너무 같이 붙어다녀서 그럴거라고 그러면서 그냥 예전처럼 지내자고 했는데요,
그러다 또 며칠 후에 제가 너무 힘들어서 친구로 못지내겠다고 해버렸고 친구도 지금은 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정말 좋은 친구였고 놓치고 싶지 않더군요 ㅠㅠ
지금 너무 후회중입니다.
그런데 친구로 지내면 좋아하는 마음이 들어서 계속 힘들거 같은데 어떻게해야할까요 ㅠㅠ
제가 좀 집착같은게 심해서 그 친구가 다른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것만 봐도 질투가 납니다.ㅠㅠ
이 부분은 고쳐야되는건 아는데 어떻게하면좋을까요..ㅠㅠ
그리고 친구로 계속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ㅠ
도와주세요 ㅠㅠ

박재경 2010-12-07 오전 08:43

안녕 하세요 이스터에그님 반갑습니다
우선 본인의 힘든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와 위로를 보냅니다.
또한 누군가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사랑은 사람들을 즐겁게도 아프게도 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깊이 있게 하고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특별한 것입니다.
고민의 요지는 성정체성은 이미 확립을 하셨는데,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집니다.
저도 사랑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랑에 관한 노래며, 소설이며, 드라마며, 영화며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그 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지만 또한 어려운 것이라는 것과 사랑이 가지는 다양한 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존재 합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러면에서 친구의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만을 소중하게 여기는 질문자님의 태도는 사랑에 부합한 적절한 감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질문자님의 경험이 잘못되었다고해서 나무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를 포함 많은 성소수자들은 주변의 누군가를 사랑하고 갈망했던 비록 속으로 숨겨야 했지만, 그런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친구 분의 감정과 의사에 관계없이 혼자서 써 내려간 소설 마냥, 질문자님 혼자서 상상하는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지만, 합리적이지 않다 라는 것입니다.

가령 친구 분의 내면의 고민과 인간적인 고뇌를 이해하기 위해서 질문자님은 좋아하는 감정이외에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랑에 대한 강한 열망은 있었지만, 친구와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었는지, 미래에 대한 꿈을 공유 했는지 등에 대한 자신보다 친구를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말입니다. 사랑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방식은 이렇듯 다양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처럼 누구의 애인이 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 라는 것입니다. 본인의 강한 열망을 받아 주기를 바라는 것 보다 먼저 좋은 벗이 되기 위해서 질문자님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 하고 생각 됩니다.

이제 많은 것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질문자님의 개인 사정을 잘 모르지만, 충분히 게이 커뮤니티에 참여하셔서 삶의 고민들에 대해서 위로와 위안을 함께 할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친구사이’ 와 같은 인권단체 활동을 통해서 개인적인 친목과 함께 또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통해서 자신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해 좀 더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될 수 있다고 생각 됩니다.

행운을 빕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