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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1234 2010-08-31 22:49:17
+1 559
저는 올해 20살됬구요 지금은 재수중인데요 ..

저는 다른분들과는 다르게

중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에가서 친구랑 장난식으로(?) 하게 된이후에

남자에게도 관심이 있다는걸 알게됬어요. 그전까지는 여자가 좋았구요 지금도 남자가 더좋긴하지만

여자에게도 관심이 가긴 합니다 ...

(그이후로도 그친구랑 계속 관계를 했는데 여자친구를 사귀더라고요.... 사실 자기는 이성애자라고

자주 강조하긴했습니다만 ... 여자친구까지 있으니까 하자고도 못하겠구요 ...ㅎㅎ)

그러다가 고2 초반쯤에 갑작스럽게 서울에있는 남자고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됬습니다

갑작스러운 전학이고 이전학교에서 친구도 워낙많았고  공부로도 왠만큼 인정받고 있었기떄문에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 심지어 교과서를 놓고왔는데 빌릴사람이 없어서 맞은적도 있습니다 ...

그렇게 방황하고 있는데  한친구가 다가와주더군요 .... 정말 착하고 잘생기고 약간

귀하게 큰 스타일이였습니다 ㅎㅎ

하루는 제가 몸이안좋다고 하니까 전학와서 지리를 잘모를태니 병원 번호와 위치까지 알려주더군요 ...

그리고 나서 많이 친해졌습니다 진짜로 .... 문자도 거의 맨날하고 .... 물론 제가 맨날 먼저 보냈지만요 ..ㅠㅠ

고3이되고 수능을 보고나서 저도 그렇고 그친구도 그렇고 성적이 잘안나와서 고민을 많이했는데

같이 고민하고 서로위로 해주다 보니 정말 더 가까워 지더군요.... 둘이서 거의 맨날 같이 다녔습니다

영화도 보고 걔네집에서 놀기도 하고 .... 그러다가 제가 문자로   너는 만약 니 제일친한친구가 게이이면 어떨

꺼같냐고 했더니 답장이 없더군요 ;;; 그래서 전화를 해서 바로 변명을 했지요.... 내가 아는사람이 나한테

그래서 너는 어떤지 물어본거라고 .... 정말 착한친구였기에 의심없이 넘어가고 예전과 같이 지냈습니다...

오히려 그친구에게 먼저 문자오는 횟수도 많아졌고  스킨쉽도 많이 하게됬어요  서로 ....

그러다가 .... 그친구가 어떤계기로 제가 자기를 좋아한다는걸 알게됬죠 ......

연락을 일주일 동안 안하더군요 ... 결국 제가 그친구 집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 차가운 목소리로

그친구는 앞으로 연락안했으면 좋겠다고 ... 번호좀 지워달라고 하더군요 ... 졸업식날도 안봤으면 좋겠다고...

거의 일주일 동안을 우울하게 지냈어요 ... 밥도 안먹고 .... 그리고 그친구는 대학교에가고 저는 재수를

하게됬습니다 .....

그친구를 잊고 사니까  동성애적 성향이 조금씩 사라지는거 같았어요 ...

여자를 좋아할수도 있을꺼같고 ...

그러다가 얼마전 반동창회를 한다길래 나갔지요.... 그친구는 항상 동창회에 참석하지

않았었기에 편한마음으로 나갔는데.... 그친구가 있었어요 ...... 계속저를 쳐다보는데 정말 미치겠었습니다 ㅠ

앞으로도 동창회를 자주할텐데  계속 이렇게 불편하게 지내야되는건지.... 연락을 절대로 하지말라고 해서

먼저 해볼용기도 도저히 안나고요 ....... 일반인들이 게이를 얼마나 혐오하는지 잘아니까 ....ㅠㅠ

글이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 혼자공부만 하다보니 얘기할사람도 없고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기에

한번 털어놔봣어요 ....

요약해서 말하면 제고민은

1. 그친구랑 어떻게 하면 친구로라도

다시 잘지낼수 있을까요.... 그냥 포기하는게 그친구를 위해서 옳은걸까요 ...

2.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로 사는건 ... 진짜 힘든일이잖아요 ... 가족들한테도 할짓이 못되고...

아직까지는 여자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으니  빨리  여자친구를 사귀던지 해서

정상적으로 사는게 맞는걸까요 ....

긴글 읽어주시느라 힘드셨을탠데  감사합니다 ㅠㅠ

박재경 2010-09-01 오전 03:36


qwe 1234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재수하는 중에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고민에 위로를 보내드립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아간다는 것은 혼란스러운 과정입니다.
성인이 되기까지 가족과 학교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이성애주의(모든 사람은 이성애자이고 이성애만 정상이다.)에 대한 가치관이 심어졌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기 내부에 의식적 무의식적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입니다.
정답은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무성애자, 결정되지않는 자 이든 상관없이
개인의 성정체성은 축복받아야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모든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방되어야 합니다.
고민글에서도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적절한 정보없이, 질문자님은 많은 것을 속단하고 있으며, 이성애자들의 편견을 반성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말씀의 요지는 관계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의 단절에 대한 과거경험이 본인에게 아마도 큰 상처가 되었을 거라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동성애자이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나타냈을때, 질문자님의 친구들처럼 행동하는 것이 정말 소중한 친구인가? 에 대해서 왜
질문을 던져 보지는 않는 거지요? 왜 나만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한 거지? 라고 말입니다.
지난 과거 속 친구와 관계회복이나 동성애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서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먼저 자신이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한 답을 먼저 찾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들 주변에 사람은 매우 많습니다. 단지 질문자님의 생활이 단절된 생활이다 보니
과거의 것들이 커보이고 과거의 인연들에 더 마음이 씌여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답을 내리지 못한다면, 혹은 답을 찾아가는 일에 주저하고 거부하면서 자신이 이성애자인양 흉내내고 산다면, 질문자님은 언제나 되돌아 오는 절망감과 패배감으로 겉으로는 행복하고 성공해도 속은 울고 있는 그런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성정체성에 대하여 본인에게 탐색하는 과정을 허락해 주세요
이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릴수도 있어서 충분히 여유롭게 생각해 주세요
‘부치지 않는 편지’ 혹은 자신속에 욕망과 생각들에 대해 일기쓰기 등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속에 상상과 판타지를 주욱 기록해보고 2-3개월 지난 후 기록을 읽어보시는 것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를 알아가는데 한 방법이랍니다.
또한 성정체성은 본인의 일부분이고, 앞으로 얼마든지 고민할 시간들이 많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어떻게 살고 살아내는 가에 대한 것입니다.
현재의 고민으로 자기삶과 꿈을 포기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행운을 빌어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