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
스물두 살. 총기 있는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일 년 남짓 된 그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년 같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그는 과감한 몸개그와 예측 불가능한 유머로 주위를 무장해 제시킬 줄 아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꾸밈없는 무공해소년 유성민과 함께 열일곱 번째 커밍아웃 인터뷰 속으로 이제 들어가보자.
커밍아웃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인터뷰에 임하는 각오를 한번 들어볼까요?
- 저요? 지금 어떠냐고요? (웃음) 근데, 떨릴 거 같은데 막상 하려니까 재밌을 거 같아요.
간단한 소개 좀 해주세요.
- 유성민이고요, 이름은. 나이는 스물두 살, 그리고 패션디자인 학교에 지금 휴학하고 있어요.
가족관계 물어봐도 될까요?
- 네. 부모님이랑 형이랑 있어요.
형은 잘 생겼어요?
- 형은 되게... 저보다 훨씬 잘생겼어요.(웃음) 제가 잘 생겼다는 건 아니고... (웃음) 뭐... 어떻게 보면 제가 나을 수도 있는데요. 막이래(웃음). 형은 잘생기긴 했다. 정말.
# 형한테는 커밍아웃 했어요.
집에서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걸 아세요?
- 음... 모를 거 같아요. 근데 대충 딴 사람과 다르다는 건 아시는 거 같아요. 항상 그런 말 많이 하셨거든요. 너는 왜 그렇게 여성스러우냐. 왜 여자애들하고만 노느냐, 뭐 약간... 나가서 운동도 하라고 하고…….
혹시나 이런 인터뷰 하면 가족들이 봐서 자연스럽게 커밍아웃이 될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 형한테는 커밍아웃을 했어요. 작년에.
형이 뭐래요?
- 그땐 딱히 약간... 거부반응도 없었고 약간 긍정적인 것도 없었고, 그냥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커밍아웃 이후로 형이 본인을 대하는 게 달라진 건 없어요?
- 네. 그 전에는 형이 여자 친구를 많이 사귀어보면 좋을 거라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런 건 없고…….
부모님에게 혹시 커밍아웃할 생각은?
- 없어요.
언젠가는 할 거 같아요?
- 것도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이 없으니까 나중에도 있을 진 모르겠어요.
왜요? 이해 못 하실 거 같아요?
- 네. 이해보다는 단념하실 거 같아요. 슬퍼하실 거 같고.
주위에 커밍아웃한 친구들도 좀 있을 텐데 그런 친구들 보면서 드는 생각은?
- 두 가지 생각이 다 들어요. 약간 부럽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음... 약간 딱 짚어서 말하긴 그런데, 개인마다 다 다르니까, 근데 그거에 대해서는 얘기한 그때 이후로는 얘기를 안 한대요. 그게 어쩌면 알고만 있지 이해를 한건 아니잖아요. 그런걸 보면... 모르겠어요.
# 원나잇은... 정말, 하기 싫어요.
게이커뮤니티 처음 나온 건?
- 친구사이는 오래전부터 알았어요. 커밍아웃 인터뷰 보려고도 많이 들락날락 거린 거 같아요.
오래 전이라면 몇 학년 때요?
- 고등학교 일학년 땐가 아주 옛날부터 본거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게이싸이트에 출입했다고?
- 네. **씨티나 이런 데…….
거기서 채팅이나 번개 같은 건 안했어요?
- 근데 가입만 했지 딱히 뭐... 그땐 고등학생이어서 제 (주민)번호가 안 되잖아요. 왠지 하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럼 누구 주민 번호로 가입했어요?
- 그니까... 엄마 번호로요.(웃음)
보통 젊은 친구들은 그런 사이트 통해서 번개도 나가고 또래 친구들 먼저 사귀고 놀러 다니고 하는데 친구사이는 인권운동단체라고 되어 있어서 나오기가 부담스럽지는 않던가요?
- 전 오히려 그래서 나왔어요. 왜냐면 약간 잘은 몰랐는데... 음. 그런 채팅방 들어가 보면 되게 그런, 너무 원나잇 위주로 하고 글도 그런 게 올라오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이런데 나오면 안전하겠다 싶어서……. (웃음)
실제로 후회하진 않아요?
- (웃음)아뇨. 음... 후회는... 가끔?
아, 원나잇을 못해서? 안전하고 싶지 않았는데?
- (웃음)아니에요. 원나잇은... 정말 하기 싫어요.
좋아했던 사람이나 연애하고 싶은 사람 없었어요? 비밀로 해줄게요.
- 그래요? (웃음) 아니, 좋아하는 사람은 있었어요. 있어요. 지금도 있는 거 같아요.
흠, 주변에? 혹시 친구사이 회원? 본인보다 나이 많아요?
- 아, 그만해요.(웃음)
그럼 그렇게 온라인 사이트에 있다가 오프라인 게이커뮤니티는 언제 나왔어요?
- 작년, 일 년 조금 넘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 계기라면 계기고…….(웃음) 그때 좀 힘들었던 거 같아요.
어떤 점이요?
- 아, 근데 대단한 일은 아니고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일반이었어요. 근데 그 사람이 애인이 생겼죠. 그것도 제가 되게 친한 누나였는데 조금 어떻게 보면... 두 사람 다 저하고 친한 사람이었는데 누나가 저 재수할 때 밥 먹으러 왔었는데, 그 형이랑 같이 먹게 되었는데, 한번 봤는데 둘이 사귀게 된 거예요. 내가 소개시켜준 건데... 근데 몇 달 동안 저한테 말은 안 한 거예요. 되게 친하고 전화도 매일 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아, 나도 연애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냥 이렇게 일반 사람들처럼 안 나오고 살면 평생 힘들잖아요.
첨에 오프라인에서 본인과 같은 게이를 보니 어땠어요?
- 진짜 이상했어요. 음...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되게 좋았어요. 그때 친구사이 생일파티라서 사람이 되게 많은 날이잖아요. 그때 봤는데 어, 신기하기도 하면서... 다른 거 같기도 하면서 다르지 않다는 걸…….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왔다가 실망하거나 한건 없었어요?
- 네. 더 좋았다니까요. 약간 같다는 생각에... 나 혼자 약간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심했던 거 같아요. 한 번도 본 적 없으니까.
우리가 당신이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 (웃음) 아닌가.
# 저, 잘 놀아요.
지금 주로 친한 게이들은 이십대 또래도 있지만 삼십대 심지어 사십대도 있는 거 같던데, 세대 차이 안 느껴요?
- 세대 차이는 안 느끼고요, 세대 차이는 문화가 다른 거잖아요. 근데 그렇게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형들이 저보다 약간, 요즘 거 더 많이 알고…….
이성애자들 커뮤니티랑 다른 거 같아요?
- 저 같은 나이랑 삼십대랑 모여서 놀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다르잖아요.
혹시 당신이 또래가 어떻게 노는 지 몰라서 여기서 세대 차이 못 느끼는 건 아닐까요?
- 아니에요. 저, 잘 놀아요. 학교 친구들 이랑도요…….
다른 일반 친구한테 커밍아웃한 적은 있어요?
- 네. 저는 있어요. 많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애들한테도 하고... 친한 애들한테는 다 했어요.
특별한 반응은?
- 아, 한명은 되게 울려고 한 친구가 있었어요. 미안한 마음과 걱정스런 마음과 많은 게 겹쳤나봐요. 가장 오래된 친구인데... 한동안 몇 분 동안 말을 안 하다가... 그냥 화제를 바꾸면서 약간... 제 기분을 바꿔줄려고 하더라구요.
혹시 그러고 나서 점점 멀어져서 연락 안하게 된 친구는 없어요?
- 아뇨 한명도 없어요. 더 친해지면 친해졌지. 지금까지 커밍아웃한 사람들은 다 잘 이해해주는 거예요, 저를. 한 열다섯 명 정도 했는데... 그래서 할 말이 많아지잖아요. 누구는 괜찮은데 뭐 어쩌구저쩌구 막 그런 말. 옛날에는 못하잖아요.
남자친구 소개시켜준 친구는 없어요?
- 네 있었으면 좋겠는데. 근데 제 게이친구들이랑 일반 친구들이랑 놀고 그래요. 몇 번 같이 만나게 해줬거든요.
게이 커뮤니티 이야기도 해줘요?
- 네. 되게 부러워해요, 생각보다. 여자애들이.
어떤 점을 부러워해요?
- 약간... 음, 약간... 형들이 밥도 많이 사주시고.(웃음) 그런 것도 있구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잖아요. 제가 게이가 아니었으면 이런 모임도 안 나왔을 거 같고 다양한 경험, 다양한 사람들 만나고 하니까…….
# 공부, 정말 못했어요.
지금 패션디자인 학교 휴학 중이랬죠?
- 네.
학교는 재밌어요?
- 네. 재밌고 딱 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것도 폭넓게 미술이잖아요. 그림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는 안했다는 이야기?
- 네. 진짜 안했어요.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공부 정말 못했어요.(웃음)
힘든 학교라고 들었는데 따라가기 힘들지 않아요?
- 네 약간. 되게 힘들어요. 아, 근데 저는... 작년에 다닐 때는... (웃음) 과제도 막 늦게 내고... 점수도 많이 못 받았거든요. 이제 군대 갔다 오면 그때부턴 학교일 열심히 할 거 같아요. 선배들도 이삼학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래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프로젝트 런웨이’ 봐요?
- 네. 그걸 보고 더 하고 싶어지기도 했어요.
그 프로에서 보니까 디자이너들 참 힘들게 보이던데요, 경쟁도 심하고.
- 근데 다 그렇잖아요. 경쟁하는 건... 근데 그건 TV프로라서 더 그런 거 같고 실제로 그러진 않는 거 같아요. 디자인이, 컨셉이 비슷하면 당연히 라이벌인 브랜드도 있잖아요. 근데 전 그 밑에 들어가서 일할 생각이고 제 컨셉,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은 따로 있으니까…….
어떤 거 좋아해요?
- 저는 일단 하이패션 막 명품 그런 거 보다는 캐주얼 쪽이 좋은데... 랄프로렌이나 폴로 그런 거. 클래식한 거…….
그렇게 일하려면 오년 십년씩 쉬는 날 없이 남 밑에서 일해야 한다는데 너무 여려보여서 해 낼 수 있을 지?
- 저요? 저 시키면 시키는 건 잘 하지 않을까요? (웃음) 열심히 할 거 같아요.
패션계에 게이가 많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래요?
-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기대 많이 했는데. 저희 학교가 반 단위로 있거든요. 저희 반에 남자가 삼분의 일인데, 근데 없는 거 같은 거예요. 진짜로 다 너무 남자 같은 거예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웃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게이들이 혹시 불이익 당할까봐 커밍아웃 안하는 걸까요?
- 꼭 그렇지만은 않은 같아요. 그나마 정말 훨씬 유리한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패션은 게이라서 더 다양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진짜 유명한 디자이너 중에는 게이가 아닌 사람 없는 거 같아요.
근데 한국에선 아닌 척 하고 다니지 않나?
- 네. 아,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전 안 그럴 거 같아요. 근데 그 사람들도 약간 그렇게 소문날 정도면 어느 정도 주변 사람들한테는 말했는데, 언론이나 그런데만 대놓고 이야기 안하는 거 같아요. 그럴 거 같아요. 그런 거 같기도 하고…….
# 연애를 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혹시 게이 커뮤니티에서 하고 싶은 일 있어요?
- 연애를 하고 싶어요. 여행을 가고 싶어요.
연애? 아니면 여행?
- 애인이랑 연애를 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어디로?
- 저요? 일단 가고 싶은 곳 많아요. 일단 약간 여기저기 찍어놓은 데도 있는데 해외도 가보고 싶고……. 국내도... 해이리 마을이라고 아세요? 거기도 가고 싶어요.
돈이 있어야 갈수 있는 거 아닌가요?
- 돈 있는 사람을 만나죠 뭐.(웃음)
지금 용돈은 부모님에게 받아서 써요?
- 네 알바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진짜, 이제 하려고 하는데... 아 그래서 이번에 제가 인터뷰 하면서 걱정했던 게, 저 앞에서 인터뷰 한 형은 되게 많이 해서 비교될 거 같아요.
그럼 당신은 부잣집에서 자란 공주과인가요?
- 공주는 아니고, 약간 귀찮아서 안한 거... 아, 근데 그런 건 있어요. 부모님이 나이가 많으시니까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거 없이 자랐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집은 부자 맞네요?
- 부자는 아니구요. 아, 형 그러지 마요.(웃음)
좋아하는 이상형은?
- 이상형요?(웃음) 근데 약간 친구사이 형들은 제가 뚱을 좋아한다고 소문을 냈더라구요.
(차돌바우) 너도 이상형이 나였어?
- 아이, 근데 제가 딱히 뚱이 좋단 게 아니라 첨 왔을 때 사람들이 누가 젤 좋냐고 물어봐서 제가 그때 기즈베형(현 친구사이 인권팀장)이 젤 낫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냥 뚱으로 굳혀져서... 아, 근데 싫다는 건 아니에요. 좋긴 좋은데... 골고루 좋아요.
꽤 정치적인 발언이네요. 그럼 다른 건요? 나이라든가.
- 나이는 신경 안 쓰구요. 저보다 어려도 되는데 성인이었음 좋겠어요. 그래봤자 스무 살 스물한 살 밖에 없지만... 그런데, 근데, 고등학생이어도 잘 맞으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걔네들도 다 어른이 될 텐데…….
외모는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 첫인상이 정말 안 좋았거든요, 저한테는. 근데 보면 볼수록 좋더라구요.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은 보면 볼수록 안 좋고.(웃음)
그럼 기즈베님은 이제 보면 볼수록 안 좋아요?
- (웃음) 기즈베형도 그때 좋다고 한 게... 음 첨 봤을 때 젤 잘생기셔.. 근데 솔직히 두세 번 왔는데 누가 젤 맘에 드는지 물으면……. (웃음)
# 소년으로 해주세요.
작년 퀴어퍼레이드 개막식 때 지보이스 단원으로서 노래하셨죠? 그때 여장한 거 생각나요?
- 여장이었나요 그게? 별로 안 이뻤는데, 내가 봤을 때는, 그냥 가발 쓰고 화장한 거지 여장이 아니죠. 더 이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기분이 어땠어요?
- 되게 좋았어요. 남 앞에 서는 거 많이는 안 해봤지만 그때 이후로 지보이스 정기공연도 하고 친구사이 후원의 밤 때 리코더도 불고, 음... 생각보다 많네요. 근데, 형도 그러셨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이 표정이 좋다고들 해요.(웃음) 사실 제가 실수는 많이 하긴 하죠.
친구사이 송년회 때도 “안팔리나시스터즈”라고 여장을 하고 노바디 춤을 추지 않았나요?
- 그땐 제가 젤 이뻤죠. 제가 봐도 제가 제일 이뻤던 거 같아요. 막 이래 (웃음) 아 근데, 같이 했던 샌더형이 그랬단 말이에요. 자기가 여장하면 제일 이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제가 더 이쁘더라고 인정했어요.
아주 예전에도 미술학원 다닐 때 여장한적 있는데요. 그땐 되게 하는 게 싫었거든요. 일반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일부러 싫은 티를 내야 될 거 같은 거예요.
올해도 퀴어문화축제가 있을 건데... 혹시 그런 거시키면 또 할 거예요?
- 네. 아, 그리고 생각해둔 게 있어요. 샌더형이랑 같이 하자고 한 게 있거든요. 기대해주세요.(웃음)
이번에도 당신이 제일 예쁠 거 같아요?
- 전 진짜 제가 제일 이뻤던 거 같은데.
퀴어 퍼레이드 같은 건 그냥 걷는 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메시지를 전하곤 하잖아요. 부담스럽진 않아요?
- 아, 그 얘기도 되게 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광수형이 마이크잡고 이런저런 이야길 했잖아요. 그때 전 와 닿은 이야기가, 게이들이 커밍아웃하는 이유는‘사랑하기 때문에 한다.’는 거였어요. 솔직히 커밍아웃 안 해도 되잖아요. 전 그 전까지는 왜 커밍아웃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그 이야길 들으니까 아, 내가 커밍아웃을 하는 건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이후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한테는 커밍아웃을 하는 거 같아요.
흠, 이야기를 듣다보니 게이커뮤니티와 사랑에 푹 빠진 소녀 같아요.
- 소녀? 안 돼요. 소년. 소년으로 해주세요!
친구사이에서 하는 인권활동 같은 거 지금 열심히 하잖아요. 하면서 혹시 개인적인 삶에 변화가 있어요?
- 저, 정말 많이 그렇구요. 제 친구들도 정말 많이 변했다고 그래요. 제 친구 중에 약간 그런 애들 많았거든요. 약간 이명박 싫어하고 촛불시위 나가고 그런 애들 많았는데 전 따라 나가긴 했어도 잘 몰랐어요. 근데 여기 나오고 나서 제가 걔네들보다 더 알기도 하고 알려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애들이 너 여기 나와서 많이 변했다고 좋아하더라구요.
번개 나가고 클럽 나가는 다른 또래들이랑은 다르게 사는데, 부럽진 않아요?
-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부럽다면 제가 했겠죠. 아 근데, 번개 한번 나갔어요. 막 이래.(웃음) 딱 한 번밖에 안 나갔어요.(웃음)
성과는? 몇 표 받았어요?
- 없었어요.(웃음) 근데 한 표도 못 받은 것도 그렇긴 한데... 전 그런 게 별로 안 좋더라구요. 너무 형식적이잖아요. 전 아직까지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거 같아요. 그런 사랑보다는.
이제 마무리할까요? 기분이 어때요? 다 하고나니까.
- 재밌었어요. 아, 근데 형한테 궁금했던 게 하나 있어요. 승원이형 인터뷰 때 마지막에 그런 말 했잖아요. 승원이 형이 자기보다 약간 (미모가) 떨어지는 사람이었음 좋겠다구요. 그래서 혹시 절 고른 거예요?
헉. 아니야.(웃음)
- 그래서 제가 한 오킬로 빼고 한다고 했는데 형이 그냥 하자고 그랬잖아요. 혹시 그런가 해서...
너무 예리하다. 아니야, 진짜 그런건 생각 안했는데. (웃음)
- 그럼 제가 승원이 형보다 나아요? (웃음)
그건 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나만 잘 나오게 해주세요.
(차돌) 사진 잘 나왔다.
(코러스보이) 여기가 조명이 좋은가봐... 담부터 인터뷰는 계속 여기서 할까 그럼?
(성민) 앗! 다음번 하는 사람은 여기서 인터뷰하지 마세요. 나만 잘 나오게 해주세요.
- 끝 -
유성민님의 메일주소 gomxgom@naver.com
이 인터뷰의 사진과 내용은 유성민님과 친구사이의 동의 없이 다른 곳에 게재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커밍아웃 스물한 번째 이야기를 위해서 바람이 차던 십일 월의 밤에 그를 만났다. 평소 내면의 아름다움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그는 막 퇴근한 수수한 차림 그대로, 조금은 피곤한 듯 자리에 앉았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샤우비 풋풋한 이십대의 F4시리즈에 이은 새로운 친구사이 커밍아웃시리즈는 동안불패 꽃중년 시리즈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얼굴과 목소리를 “까실”분은 낙원동의 자랑스런 이쁜이, 친구사이 사무국장 ‘박기호’님입니다. 소개좀 ...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열아홉 번 째 커밍아웃 인터뷰 주자이자 일명 F4 프로젝트의 마지막 주인공은 “아직은” 스물 여덟인 청년 나성천이다. 인터뷰 제의에 한마디로 쉽게 응한 그는 인터뷰 장소를 고르는 데는 꽤 신중했다. 분위기 있는 한적하...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스물두 살. 총기 있는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일 년 남짓 된 그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년 같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그는 과감한 몸개그와 예측 불가능한 유머로 주위를 무장해 제...
인터뷰어,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열 여섯 번 째 친구사이 커밍아웃인터뷰의 주자는 이십대의 풋풋한 청년 권동해다. 몇 달 전까지 종로의 어느 빠에서 일하던 그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은 그의 근황이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잘 웃고, 여전히 ...
그의 닉네임은 ‘스파게티나’이다. 스파게티집을 하고 있어서 친구들이 장난삼아 붙여준 별명이다. 우아한 닉네임만 듣고 그 역시 예쁘고 도도한 도회풍(?) 게이일 거라는 선입견은 갖지 않기 바란다. 아래 이야기를 읽어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그는 생활력 강하고 듬직하...
안녕하세요. 저는 새롭게 커밍아웃 인터뷰를 담당하게 된 라이카라고 합니다. 이번에 인터뷰를 해 주신 분은 김용일 형입니다. 나이는 마흔이 살짝 넘었구요. 인터뷰 초짜인 저는 그의 유쾌함을 지면에 옮기고 싶었어요. 친구사이 게이코러스와 수영모임인 마린보이에서 ...
친구사이 회원이자 이번 인터뷰어인 '전재우' 씨는 며칠 전, 교정이 덜 된 원고를 남긴 채 훌쩍 아프리카로 떠났다. 류청규 씨의 인터뷰는 이미 일 년 전에 약속된 터였다. 전재우 씨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과연 류청규 씨의 천방지축 입담을 당해냈을까 싶다. 그의 천...
그의 별명은 '마님'이다. 항상 단아한 행동거지와 말씀씀이로 천박한 동생들에게 귀감이 되어온 바, 마치 조선 시대 화폭에서 걸어나온 마님을 대하는 듯한 정갈함이 항상 몸에 배여 있다. 또 그는 2000년도 친구사이 회장이기도 하다. 말수를 아끼는 그 세심함 뒤엔, '...
그는 종로 이반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잠을 조금 잔 후 그는 낮에 회사에 출근한다. 이처럼 맹렬히 사는 이유가 뭘까? 우린 주제를 그의 닉네임인 '순수한 소년'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내 이야기 가닥은 그의 특이한 이중생활로 흘러가고 말았다. 누군...
지금껏 했던 커밍아웃 인터뷰 중, 가장 땀을 많이 흘린 인터뷰였다. 그의 언어는 그의 솔직함 때문에 더욱 도발적이었고, 미처 우리가 발설하지 못한 부분을 저어함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는 데 인터뷰어는 쩔쩔 맬 수밖에 없었다. 뼈속까지 게이다, 그의 진정성을...
며칠 전 우리는 그가 퇴근할 무렵 각자의 컴퓨터 앞에서 msn을 통해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 시간 이상이 걸렸고, 시무룩하게 시작되었던 인터뷰는 춤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셀 위 댄스, 정말로 그에게 맞는 행복한 수사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이...
그는 사랑니를 빼느라 진통제를 먹고 있어 정신이 몽롱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단시간 안에 게이 커뮤니티 속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그에 대해 궁금하는 이가 많다. 인터뷰 과정에서도 보겠지만 그는 소박한 소망, ...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재흠은 마음006과 친구사이의 회원이기도 했다. 언제나 밝은 면으로 사람을 대하려는 태도가 있다면, 한편으론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에도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열성도 함께 겸하고 있는 그와 '복날은 간다'라는 제...
# 인터뷰의 질문들에 답을 달며... 몇년을 알아온 이 '커밍아웃 게시판'의 관리자로부터 인터뷰를 요청받았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간 수많은 인터뷰를 했었지만 대부분 개인적이기 보단 커뮤니티를 알리고 동성애자들이 처한 일반적인 현실과 에이즈문제 등을 다루...
천정남, 98년 친구사이 회장. 이 인터뷰는 2001년에 행해졌고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터뷰 뒤에 후기를 적어놓는다. 1. 당신은 98년 친구사이 회장이었다. 우린 당시 언론에서 당신의 인권 운동 활동에 대해 가끔 들었는데...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