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로봇이다.
(친구사이 10주년 광고 2탄 스틸 사진들 몇 개)
불쌍한 핑크로봇, 나와 함께 날밤 까고 아침 6시쯤 완전히 넉다운이 되고 말았다. 의자에 쭈그려 자는 모습이 안쓰럽다. 자막 작업에 관해 뭔가 기능적인 것을'까먹어서' 물어봐야 하는데 깨우기가 영 미안하다.
지금 아침 여덟 시, 아직 자막 작업이 하나 남아 있다. 근 3일 동안 다른 일 때문에 두서너 시간 자고, 요 편집에 집중하자니 머리털이 다 거꾸로 쏠린 듯한 느낌.
다섯 시간 남짓 해 떨어지기 전에 엉터리로 찍은 분량으로 뭔가를 편집해보기도 난생 처음이다.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ㅠㅠ 그나마 준문이가 옆에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도 내고 그래서 다행이다. 난 저 편집할 때 챙겨준 것도 없는데, 예전 우리 스텝이라고 아직까지도 이런 날이면 고생을 자처하는 모습이 고마울 따름이다.
영로, 편집실에 새벽녘쯤 소주 한 병 마신 채 왔다가 신나게 자판 두드리더니 어느 놈이랑 눈이 맞았는지 슬그머니 먼저 가겠다고 가버렸다.
예전에 편집할 때는 배우들 욕하는 게 전부였다. 저 새끼, 저 눈동자 돌아가는거봐. 쟤는 그냥 집에 가지 왜 쳐다보고 지랄이다냐 등등... 내 입의 수준은 담배와 욕 때문에 거의 재털이가 되어 간다.
추운 날씨에 난생 처음 연기라는 걸 해본다고, 다섯 시간 동안 꼼짝없이 뛰어다니기만 했던 바야흐로, 미친 똥개 날뛰는 듯한 끼는 온데간데 없이 제복 티 내느라 고생했던 아류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나, 니들 연기는 아예 코치도 하지 않았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 니들 고마 참 오래살기다. 오늘 새벽 내내 귀 안 아프드나? 니들 한국 영상산업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프면 다시는 출연하지 말그래이.)
이런 조잡한 것을 그래도 꾸역꾸역 시간 내 고생해서 만드는 건, 대체 무엇일까? 오늘 새벽 내내 그런 단순한 질문에 빠져 있었다.
먼저 가는 게 미안했는지 컵 라면 등을 슬그머니 밀어넣고 미안해하는 라이카 대표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다. 아~~~ 졸려...
.
슬그머니 갔기에 오늘 아침에 뵐 수 있었던게지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관계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