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의 발언에서 시작된 이번 동성애 논란은 어쩌면 문재인 시대의 싸움의 전초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시대는 비정규직과 FTA라는 정책적 내용을 두고 싸웠는데, 이명박근혜 시대는 부패와 독단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태도를 두고 싸워야만 했다.
소위 민주정부 3기를 맞이하면서, 기본도 갖추지 못한 정권 하에서 억압되었던 사회적 갈등이 터져 나올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정말로 지지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진정한 민주주의 정부라면, 이제야 말로 사회적 갈등을 두고 이전투구, 갑론을박 할 때가 된거다. 이제 비정규직의 문제도, 성소수자의 문제도, 이민의 문제도 정말 민주주의적으로 싸울 때가 된 거다. 아니, 문재인 정권에 기대한 게 이런 모습이 아니라면 대체 왜 문재인을 지지한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성소수자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겁나서 말도 못하다가 만만한 문재인한테 난리라고 한다. 하지만 성소수자들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싸웠다. 그냥 시민으로서 열심히 싸웠다는 게 아니다. 성소수자 운동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조직대중을 늘려왔고, 많은 활동가들을 길러 성소수자 단체 뿐 아니라 인권사회여성단체, 노조, 정당에 많은 활동가들을 키워냈다. 성소수자 운동은 지난 10년 운동의 침체기 속에서 어려운 성장을 이뤄낸 몇 안되는 운동이다. 
투쟁을 독점하지 말라. 동료 시민들이 오랫동안 싸워오고 함께 촛불을 들어 이루어낸 새로운 정국을 독점하지 말라. 우리가 함께 힘들게 만들고자 한 게 민주주의가 맞다면, 우리는 서로 시끄럽게 떠들며 각자의 행복을 위해 싸울 권리가 있다. 당신 옆에 어쩌면 더 치열하게 싸웠을 동료 시민의 모습을 그동안 보지 못했다면 반성이나 좀 하자.

황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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