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순찰 도중 빌딩 비상계단 밑에 쓰러져 곤히 자고 있는 중학생 소녀를 발견하고 파출소로 동행하여 보호자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보호자로부터 "집 나간 자식을 뭣하러 데려오느냐? 데려다 놓으면 또 나갈 텐데" 하며 자식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녀를 가출소녀들의 안식처인 청소년쉼터에 인계한 적이 있다.
그후 소식이 궁금하여 소녀를 만나 보니 그곳 생활에 잘 적응해 부모와 연락도 하고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쉼터 선생님으로부터 소녀는 동성애자로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 어린이공원 화장실 등에 모여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들은 그곳을 자신들의 해방구라 하고, 자신들과 같은 동성애자들을 '일반인(一班人)'의 상대 개념인 '이반인(二班人)'이라 부르며 탈선과 비행을 일삼았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함을 느낀다. 전문 사회복지사 등을 통한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3-04-29 () 06면 521자 /남신웅.서울강서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