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에이즈 감염인이 크게 증가하고, 감염 경로 가운데 남성 동성애자(게이) 사이의 성접촉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모두 535명의 새로운 에이즈 감염인이 발견돼 2002년에 견줘 34.4%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1.5명꼴로 꾸준히 생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누적 감염인 수는 2540명으로 늘어났으며, 생존 감염인은 2024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새로 드러난 감염인 가운데 감염 경로가 파악된 375명을 분석한 결과 동성애자간 성접촉이 180명(48.0%)이었고 국내 이성간 성접촉이 151명(40.3%), 국외 이성간 성접촉이 39명(10.4%), 국내 수혈감염 3명, 수직감염 2명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1985∼2003년 주요 감염 요인별 비중은 국내 이성 45.7%, 국외 이성 18.2%, 남성 동성 33.7%였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부장은 “감염인 가운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감추는 경우가 상당수 있어 남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인 수는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감염인들을 성별로 보면 남성 503명(94.3%), 여성 32명(6.0%)으로 남녀 성비는 16 대 1이었다. 이는 1985∼2003년 누적 감염인 성비 8.6 대 1에 견줘 두 배쯤 높은 것이다. 나이별로는 30대가 196명(36.6%)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27명(23.7%), 40대 122명(22.8%)이었으며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57명(10.7%), 26명(26명)으로 집계됐다.
안종주 보건복지전문기자 jj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