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제가부터 저는
행복이 TV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인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 보고 따라 하나
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있습니다.
얼마 안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 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행복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을 때
문득 문득 불안해지고는 합니다.
사랑하면 안되는데.. 또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 와 어쩔 수 없이 일찍 들어간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전화기만 만지작만지작 쳐다보고 있
으면 안되는데.. 감미로운 사랑얘기를 테마로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게
되면 안되는데.. 읽을 만한 거라고는 선물 받았던 책 밤새
도록 뒤적이며 울고 또 울게 되면 안되는데.. 입을맞추고
싶다가도 손만 잡고 말아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 선물 하나 고르는데 몇 날을 고민하는 이번에
또 잘못되더라도 기억 속에 안 남을 선물을 고르려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냥 오늘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노래에요.
옛날 이병헌이 엘범냈을때 있었던 노래(?)였죠. 시라고 해야되나?
그땐 참 내용이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거 듣다가 가슴이 울렁하고 약간 눈이 따가웠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