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밤 간만에 종로 5가 모 행사 뒷풀이에 있다가 종로로 건너와 술을 마시려는데, 행복한 집 포장마차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개가람과 함께 가봤다. 말라가 울고 있었다. 벙개에 실패했다며, 쇠주잔을 연신 꺾으며 외롭다고 울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개가람의 늘어진 흰팬티를 쭉 찢어 손수건 대신 말라에게 건네주었다. 말라가 훌쩍훌쩍 흰팬티 조각에 코를 풀며 그간 20년 동안 아무리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해도 애인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20년 전 파고다 극장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가 인권 운동을 십 년 하면 새끈한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날 거라고 말했다나.
헌데 20년째 이 짓을 해도 애인은 커녕, 국물도 없으며 코 푼 팬티에 눈물을 적시는 말라를 보며, 나도 울고, 개가람도 울고, 하늘도 울고, 종로도 울었다.
그래요, 개말라 괜찮은 게이입니다. 좀 업어가세요. 공중파 TV에서 3초간 춤출 정도로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요, 단지 말랐을 뿐입니다. 마른 게 죄인가요? 너무 말라서 '개말라'인 게 죄는 아니잖아요.
개말라를 보쌈해가시는 분에게는 특별한 대우를 약속 드릴게요. 친구사이 10년 이용권에다, 개가람, 개즈베 등 빨래, 방청소 도우미들도 옵션으로 드립니다. 쟤, 개말라 안 사가면 종로에 울음 그칠 날이 없겠어요. 어디 술맛 나겠어요?
어디 이런 용자 없으신가요? 지난 토요일 밤 말라는 그렇게 울고 있었답니다.
P.S
이번 주 내 방에 있던 두 대의 컴퓨터가 모두 고장났고, 낡은 노트북은 어댑터가 폭발했으며, 오늘 매제의 컴퓨터 가게로 보낸 내 컴퓨터 본체 하드가 날아가서 지난 1년 간 작업했던 파일과 2004년 동안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작업 파일들이 날아갔다는 전화를 받아서 제가 지금 머리에 꽃을 꽂았어요., 살짝 돌았어요.
차돌아 이 년아, 이 게시판 스킨은 맥북 사파리로 보면 훽 틀어져 있다.
El Perro Del Mar / Somebody's baby